《오동명의 바다소풍 8》남자 엿보기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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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남자가 바닷가에 혼자 앉아 있다.
바다는 파도로 육지를 향하고
남자는 잃어버린 시간으로 과거에 묶이지만
육지로도 과거로도 건너가지 못한다.
들고나는 파도로 잃어버린 시간을 다시 짓고 다시 지운다.
바다가 남자를 꼼짝없이 잡아놓은 세 시간.
멀리서 밀려오는 첫 파도가 바닷가에 미치기 전에
남자는 바다 언저리에서 일어난다.
한라산에 눈을 두고 바닷가를 끼고 걷기 시작한다.
남자가 다시 앉아 쉴 터는
그도,
나도,
그 누구도,
모른다.
과거는 돌이키지 못해도 또 걸을 뿐이고
바다는 깨어져도 또 파도로 일 뿐이다.
마냥, 마냥, 마냥...
그저, 그저, 그저...
흰 거품으로 일 때만 파도이듯
과거는 앉아 있는 시간만큼만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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