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동명의 바다소풍 7》고속도로로 변하는 자연의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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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들 이러는지 모르겠다. 오래전에 버젓이 있던 길을 새로 난 길인 양 이름을 붙여 또 길을 낸 듯 설쳐댄다. 제주도에 올레길이 그러더니 이젠 둘레길인가, 제주도의 조용한 숲길을 파헤치기 시작하고 있다. 길은 이름이 아니며 유행으로 만들어질 도로 같은 길이어서는 안 된다. 길을 사랑한다는 자들이 이런 짓거리들을 해대고 있으니 그들의 이중적인 행위에 유행을 쫓기 좋아하는 국민이 야단법석이다.

제일 많이 간다는 올레길 7번 코스는 서울의 명동 거리와 다를 바가 없다. 자연의 길이 아니라 사람으로 빼곡하니 사람의 길, 저잣거리가 된 지 이미 오래다. 앞에선 담배를 피워대고 담뱃재가 날아들어 사람의 눈을 찌르는 불쾌한 곳이 되어버린 올레 7번 코스 길. 사람들이 떠들어대는 소리에 자연의 길을 걷는 건지 저잣거리를 걷는 건지 분간이 안 된다. 바닷길을 저잣거리로 만들더니 이젠 제주 오름길, 숲길까지 황폐화하려고 작정을 한다.

일본의 규슈 지역을 자전거로 두 달 돌아본 적이 있다. 그네에게도 올레길 못지않은 길이 있었다. 그러나 작은 팻말의 지도 하나가 안내해 줄 뿐이었다. 단언하건대 일본의 길은 원래의 올레길과 다를 바 없는 자연의 길이었다. 그 길은 보호되면서도 아름다운 자연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

제주도의 숲길은 참으로 색다르다. 오랫동안 사람의 발에 짓밟히지 않아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다. 낙엽이 쌓인 부엽토를 밟고 걷는 기분이 마치 탄력 있는 스펀지 위를 걷는 듯하다. 푹신하다. 그 옆으로 조릿대가 깔려 있다. 그러나 발길이 많을수록 그 길은 넓어질 수밖에 없고 넓어진 만큼 자연은 사라지고 만다.

길이 개발되어 사람들이 짓밟으면 어찌 될 것인가. 더욱이 하나의 유행을 만들고 있다면? 잘살아보자는 막무가내 박정희식 개발과 이런 개발이 다를 게 뭐가 있는가. 경제가 아닌 자연으로 장난을 치는 짓이기에 더 나쁘다. 더 욕을 먹어야 한다. 자연을 걷자던 그들이 왜 자연을 망치려고 하는지…….

제발 유행 따위로 자연의 길 걷기를 유치하고 유해하게 만들지 않길 바란다. 자연은 자연스러워야 한다. 자연스러움은 그대로 놔두는 것이다. 올레길을 앞세운 어떤 집단이나 이기적, 이권적 개입은 이제 사라져야 하고 없애야 한다. 그들이 못하면 제주도 밖에서라도 막고 지켜야 한다. 올레길 등 자연의 길이 고속도로처럼 변하는 현실이 너무나 안타깝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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