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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인공지능은 스카이넷을 꿈꾸는가? 특이점 넘은 AI 시대

by 생각비행 2024. 1. 25.

2023년 12월 6일 구글이 공개한 새로운 AI 제미니(제미나이:GEMINI)가 큰 화제였습니다. 챗GPT 열풍이 2023년에 일었는데, 이를 뛰어넘는 새로운 차원의 AI가 등장하는 것 아닌가 하는 탄성을 불러왔죠.

 

출처 - 유튜브

 

그런데 이 영상이 실시간 영상이 아니라 편집을 통해 성능을 과장했다는 점을 구글이 인정하면서 기대감이 다소 누그러들었습니다. 미국 더인포메이션은 12월 초 공개 예정이던 제미니 출시를 2024년 1월로 미루겠다고 했습니다. 더인포메이션은 "제미니 출시 연기는 구글이 오픈AI를 따라잡는 데 겪는 어려움을 보여준다"며 "비영어 언어 처리에서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분석했습니다. 그렇지만 구글이 공개한 제미니 영상은 적어도 한 단계 진화한 AI 시대가 곧 열리게 될 것이란 점을 확인하는 계기가 됐습니다. 생각비행은 2023년 초 챗GPT 등장 당시 인공지능 시대의 명암을 생각해 보자는 의견을 공유한 바 있습니다.

 

생성형 AI 챗GPT 열풍을 보는 우리의 시각 : https://ideas0419.com/1365 

성능 향상된 GPT4, 생성형 AI에 드리운 그늘도 이해해야 : 
https://ideas0419.com/1376 

 

AI는 직간접적으로 우리의 일상을 파고들고 있죠. 소소한 사례로는 우리나라 민원담당 공무원을 괴롭히고 있는 AI 사진을 들 수 있겠습니다. 대학가 인근의 행정복지센터에는 젊은이들이 주민등록증이나 운전면허증을 발급받기 위해 AI로 만든 프로필 사진을 제출하는 사례가 늘고 있어 문제입니다.

 

출처 - KBS

 

AI 프로필 사진은 여러 장의 사진을 AI로 조합해 연예인의 프로필 사진처럼 예쁘고 멋지게 만든 결과물입니다. 실물보다 미화되는 경향이 있어 신분증에 사용할 수 없도록 금지했지만, 민원인의 30%가 AI 프로필 사진을 들이밀 정도입니다. 예전부터 포토샵 프로그램을 활용하거나 사진관에서 보정한 사진을 제출하는 것은 관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전문가가 아니어도 누구나 AI를 활용해 훨씬 쉽고 빠르게 필요한 사진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에서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출처 – AP / 뉴시스

 

그런데 이 정도 일은 애교 수준입니다. 미국 CNBC 보도에 의하면 미국 기업인 37%는 AI가 일자리를 대체하고 있다고 답했다고 하죠. 기업인 중 44%는 2024년부터 AI로 인한 해고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고요. 기업인 중 무려 83%가 사람을 고용하더라도 AI 활용 기술을 지녀 효율적으로 일할 수 있는 사람의 고용 안전성이 더 높다고 답했습니다.

 

출처 - 이미지투데이

 

여기까지는 2023년 초 챗GPT가 등장했을 때 이미 어느 정도 예상한 수준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AI가 점점 발전하는 시대에는 일자리를 뺏길 수도 있는 대상이 사람에 국한되는 건 아닌 듯합니다. 2023년 12월 17일 MIT와 캘리포니아 대학 연구팀은 거대 AI 모델이 스스로 데이터셋을 통해 사람 동작 데이터를 수집 및 분석하는 기기를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크기는 동전보다 작으며 모바일 기기에 탑재해 활용할 수 있다고 합니다. 그동안 챗GPT, 라마2, 제미니 등 거대 AI모델을 통해 소형 AI모델이나 앱을 만드는 것은 관련 업계에서는 꽤 흔한 일이었습니다. 인간 개발자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한계도 있었죠. 거대 모델이 스스로 관찰하고 해석해서 무언가를 창조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그런데 이번 MIT 연구팀의 발표에 따르면 이제는 거대 AI가 직접 소형 AI나 다른 앱을 능동적으로 만드는 일이 가능하다는 사실을 확인한 셈입니다. 연구진은 스스로 진화하는 AI가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보는 입장입니다. 이런 경향이 심화한다면 사람뿐 아니라 거대 AI에게 돌봄을 받지 못하는 소형 AI나 앱도 밀려나는 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런 정도의 기능을 가진 거대 AI를 개발한 구글이나 MS 같은 대형 IT 기업들은 승승장구할까요? 그렇지 않다고 합니다. 자칫하다가는 창조자인 그들조차 AI에 의해 공멸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기 때문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2023년 12월 15일 《디 애틀랜틱》과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생성형 AI를 탑재한 검색엔진이 현재의 웹 2.0 기반 비즈니스를 붕괴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현재 웹트래픽의 40%는 구글 검색을 통해 발생하고 있는데요, 향후 검색 기능에 AI 통합이 이뤄질 경우 구글의 트래픽이 약 20~40% 극적으로 손실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현재 구글은 '검색 생성 경험'이라는 AI 제품을 테스트 중이며 조만간 검색엔진에 통합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연구진은 AI 검색엔진 도입으로 사용자가 퍼블리셔 사이트로 연결되는 링크를 클릭하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습니다. 현재는 보고 싶은 정보가 있으면 검색 후 링크를 클릭해 확인하는데, AI에게 검색을 맡길 경우 이용자의 대부분은 AI가 주는 답변 정도로 만족할 것입니다. 다시 말해 원출처인 링크를 클릭해 들어가 확인할 일이 확연히 줄어든다는 얘기입니다. 이렇게 되면 언론을 비롯해 정보를 올리는 퍼블리셔 사이트들은 고사하게 됩니다. AI로서는 학습할 정보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구글 수입 중 상당한 금액이 검색 광고에서 나오는데 사람들이 직접 정보를 보지 않아도 된다면 현재의 광고 플랫폼도 재편되지 않을 수 없겠죠. 이런 변화로 발생할 혼란과 트래픽 급감 등을 생각하면 AI를 창조한 거대 IT 회사들까지도 자신이 만들어낸 AI에 의해 공멸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암울한 얘기입니다.

 

출처 - 한국경제

 

어쩌면 우리는 특이점'의 시대를 살고 있거나 특이점이 지났지만 이를 인식하지 못한 채 살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특이점을 넘으면 기술 발전은 인간이 따라갈 수 없을 정도로 빨라진다고 합니다. 기술이 급변하는 시대에 인간이 할 수 있는, 아니 인간이 해야 하는 일은 무엇일까요? 함께 머리를 맞대고 슬기를 모을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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