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사건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임명 등에 관한 법률’, 이른바 '김건희 특검법'이 작년 12월 말 '대장동 50억 클럽 특검법'과 더불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으나 윤석열 대통령은 2024년 1월 5일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취임하고 21개월이 지나는 동안 △양곡관리법 개정안 △간호법 제정안 △노란봉투법(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2·3조 개정안) △방송 3법(방송법·방송문화진흥회법·한국교육방송공사법) △김건희 여사 주가조작 의혹 특검법 △대장동 50억 클럽 의혹 특검법 △ 10·29 이태원 참사 피해자 권리보장과 진상규명 및 재발 방지를 위한 특별법 등 총 9개 법률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습니다. 민주화가 이뤄진 1987년 이후 최다 거부권을 행사한 대통령으로 남게 됐습니다.
출처 - JTBC
김건희 여사는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으로 어머니 최은순 씨와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죠. 《뉴스타파》는 지난 2022년 12월,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 등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이 법원에 제출한 종합 의견서를 공개했는데요, 의견서에는 김건희 여사가 13억 9000여만 원, 김건희 여사 모친 최은순 씨가 9억여 원의 수익을 올렸다고 돼 있습니다. 모두 합해 23억여 원에 달하는 이득을 본 셈입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 김 여사의 주식 계좌 일부를 공개하며 도이치모터스에 투자해 오히려 4000만 원을 손해 봤다고 주장했는데, 완전 거짓말을 한 것이었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가 입수한 검찰 종합 의견서에는 김건희 여사 모녀 외에 10억 원 이상 수익을 올린 사람도 네 명 등장합니다. 권오수 전 도이치모터스 회장의 지인들로 도이치모터스 우회 상장 전부터 투자를 시작해 김건희 여사와 비슷한 위치에서 주가 조작에 관여한 것으로 의심되는 '쩐주'들이라고 합니다. 권오수 전 회장의 최측근인 이모 씨는 무려 25억 원 이상의 수익을 냈다고 하는데, 이들도 김건희 여사와 똑같이 기소 대상에서 제외됐습니다. 훨씬 적은 돈을 투자하고도 기소되거나 주가 조작 세력으로부터 정보를 듣고 단순히 주식을 매수했을 뿐인 전업 투자가조차 ‘주가조작 방조’ 혐의로 약식 기소돼 벌금형을 받았는데 말이죠.
출처 - MBC
판례에 따르면 주가 조작 작전을 인지했는지가 판단 기준입니다. 김건희 여사 모녀 등 이른바 쩐주 6명 모두 주가 조작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 정황이 다수 존재합니다. 애초 김건희 여사가 주가 조작 핵심 공범들의 연락을 받아 주식을 직접 거래하는 구조였다고 하니까요. 상황이 이렇다 보니 김건희 여사를 기소하지 않기 위해 같은 유형의 쩐주들을 다 봐준 것 아닌지 의심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그나마 쩐주 4명은 검찰에 출석해 조사를 받거나 법정에 출석하고 압수수색을 당한 사람도 있습니다. 이에 비해 김건희 여사는 서명 조사를 한 차례 받았을 뿐이고, 최은순 씨의 경우 어떤 조사도 받지 않았습니다.
출처 - MBC
《경향신문》이 엠브레인 퍼블릭에 의뢰해 2023년 12월 29일~30일간 1001명을 대상으로 무선 전화 면접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를 보면, '김건희 여사 특검법에 대한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적절하다'는 응답은 23%, '부적절하다'는 응답은 62%로 집계됐습니다. 70대 이상을 제외하고 모든 세대에서 적절 의견보다 부적절 의견이 오차범위 밖으로 우세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중앙일보》가 한국갤럽에 의뢰해 2023년 12월 28~29일간 1017명 대상으로 휴대전화 전화면접조사 방식으로 진행한 여론조사 결과는 어땠을까요? '김건희 여사의 주가조작 의혹 관련 특검법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거부권 행사 필요성'을 묻자 응답자의 65%가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고 답했습니다. '거부권을 행사해야 한다'는 답변은 25%였습니다. 70세 이상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이 50% 이상이었습니다. 이처럼 여론조사 결과를 놓고 봐도 진보-보수 양쪽 모두에서 김건희 특검법은 해야 한다는 게 국민 절대 다수의 판단이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한동훈 비대위원장은 특검법 국회 통과 하루 전이었던 2023년 12월 27일 "총선을 그렇게 (쌍특검으로) 치르겠다는 것? 저는 그거는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것이고, 국민의 선택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죠. 2022년 권오수 전 도이치 모터스 회장 등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서울중앙지검이 법원에 제출한 종합 의견은 한동훈 본인이 법무부 장관이던 시절입니다. 김건희 여사 문제를 몰랐다면 무능한 것이고 알았다면 사악한 것이죠.
출처 - 오마이TV
제대로 조사해서 시비를 가리자는 특검법을 거부함으로써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는 게 윤석열, 한동훈, 그리고 국민의힘입니다. 자신들의 문제를 좀 깨달아야 할 텐데, 이들은 그럴 생각이 없습니다. 국민의힘은 특검법 발의 배경과 시행 시기, 내용 모두를 문제 삼으며 "국민의 주권을 교란하기 위해 기획된 아주 나쁜 총선용 법안"(윤재옥 원내대표)이라고 했으니까요. 대통령실도 똑같은 의견을 내놨습니다. 이관섭 비서실장은 두 특검법을 '총선용 악법'으로 규정했습니다. 이 실장은 "50억 클럽 특검법안은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에 대한 방탄이 목적"이라면서 '김건희 특검법'과 관련해 "문재인 정부에서 2년간 탈탈 털어 기소는커녕 소환도 못 한 사건"이고 "이를 이중으로 수사함으로써 재판받는 관련자들의 인권을 침해할 뿐만 아니라 정치 편향적인 특검"이라고 했습니다. 그러나 특검법이 통과를 국민의힘이 반대하여 1년째 질질 끌다 작년 연말에 통과된 것이라는 사실을 국민은 다 압니다.
출처 - YTN
이 때문일까요? YTN이 여론조사기관 엠브레인퍼블릭에 의뢰해 1월 21일부터 이틀간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윤 대통령의 김 여사 관련 입장 표명에 대한 의견을 물었더니, 69%가 필요하다고 답했습니다. 입장 표명이 필요하지 않다는 답변은 24%에 그쳤습니다. 윤 대통령의 국정운영에 대한 긍정 평가는 2주 전 조사보다 2%포인트 낮아진 31%, 부정 평가는 59%로 집계됐습니다.
출처 - 더 가디언, 로이터통신 / 미디어오늘
김건희 여사와 관련된 숱한 의혹이 존재합니다. 논문, 주가조작, 명품백 등과 관련된 논란은 윤석열 정부의 큰 짐이 되고 있지요.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이 김건희 여사의 디올백 수수 사건을 다루었고, 영국 로이터통신과 《가디언》, BBC, 《파이낸셜타임스》 , 일본 《산케이신문》 등 다양한 외신이 관련 의혹을 보도했습니다. 주된 논지는 한국의 영부인이 보수 정부를 혼란에 빠뜨렸다는 내용입니다. 아울러 한국인 대다수가 관련 의혹을 조사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는 내용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상황이 이 지경인데 윤석열 대통령은 7일 KBS와 신년 대담 형식으로 대국민 메시지를 내기로 했습니다. 지난 4일 대통령실에서 사전 녹화한 것으로 알려졌죠. 윤 대통령이 녹화 대담에서 김 여사 관련 논란과 취임 3년 차 국정운영 계획 등에 대한 생각을 밝힐 것으로 보이는데요, 과연 이런 형식적인 신년 대담으로 비판 여론이 사그라지겠습니까?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국회 브리핑을 통해 "'녹화 대담' 뒤에 숨어도 김건희 게이트를 비껴갈 수는 없다"면서 "사전에 각본을 짜고 사후 편집이 가능한 녹화 대담은 '재갈 물린 방송'을 앞세워 대통령이 하고 싶은 말만 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각종 거부권 행사로 국정을 문란케 하고, 민생 문제에 아무런 관심도 없고, 국민과 소통하길 거부하는 대통령에게 대한민국의 앞날을 맡길 수 있을까요? 4월 총선에서 강력히 심판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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