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과 한동훈, 검찰공화국 넘어 검찰독재국가 꿈꾸나?

지난 6월 21일 윤석열 정부가 경찰 치안감 인사를 단행한 지 불과 2시간 만에 보직을 뒤집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이날 오후 7시 14분 정부는 치안감 전보 인사를 깜짝 발표했습니다. 22일 자로 급박하게 단행된 인사였는데요. 그런데 9시 반이 되자 인사 발표가 다시 나왔습니다. 치안감 인사 대상 28명 중 7명의 보직이 수정된 겁니다. 처음에는 실무자의 실수처럼 넘어가는 듯했습니다만, 행안부에서 최종본을 통보받아 내부망에 게시했는데 행안부에서 다른 안이 최종본이 맞다면서 이전에 보낸 안이 잘못 보낸 것이라고 했습니다.

 

출처 - YTN

 

전례 없는 인사 번복 사태에 행안부가 관여한 사실이 뒤늦게 드러나자 경찰 내부에서 뒷말이 오가고 있습니다. 특히 행안부 자문위 권고안에 대한 경찰 입장 발표가 무관하지 않다는 해석이 지배적입니다. 지난 21일 행정안전부 장관 직속 경찰 제도개선 자문위원회의 경찰 통제 권고안 발표를 하루 앞둔 20일 경찰의 반발 수위는 최고조에 달했습니다. 김창룡 경찰청장은 "경찰법 정신을 충분히 담아내지 못하고 있다"며 자문위를 직격했고 경찰 노조 격인 지역별 경찰직장협의회에서는 비판 성명이 줄을 이었습니다.

 

출처 - KBS

 

자문위에서 내놓은 권고안이 행안부 내 치안정책국 신설을 주요 내용으로 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치안정책국은 행안부에 경찰 인사, 예산, 정책 업무를 담당하며 경찰청장 지휘규칙을 제정하기 위한 조직입니다. 정치적으로 중립을 지키고 민주적 통제를 받아야 할 경찰을 행정안전부 밑에 두겠다는 속셈이 드러납니다. 1991년 경찰법이 제정된 취지가 경찰의 정치적 중립과 독립성을 보장하고자 내무부 소속 치안본부를 없애고 경찰을 외청으로 분리, 독립시킨 것이었죠. 그런데 이를 30년 전 상황으로 되돌리겠다는 것이나 다름없습니다. 결국 경찰청장 자문기구인 경찰청 인권위원회도 "행안부의 경찰국 신설은 경찰 독립성을 침해하고 권력 예속을 강화한다"면서 "시민 인권을 침해하는 결과로 나타난다는 것은 역사가 실증한다"는 입장문을 냈습니다.

 

출처 - 뉴스1

 

경찰이 집단 반발하자 자문위는 권고안의 수위를 조절하는 듯하더니 며칠 후 위와 같은 인사 번복 사태가 일어난 겁니다. 그것도 행안부를 통해서 말이죠. 이 때문에 경찰국을 설치하기도 전에 행안부가 경찰 인사를 좌지우지하며 경찰에게 순순히 무릎 꿇으라는 사인을 보낸 것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입니다. 애초 총경 이상 경찰공무원은 경찰청장의 추천을 받아 행안부 장관 제청으로 대통령이 임명하도록 법에 규정돼 있습니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는 경찰청장의 추천권이 제대로 행사되지 못했다는 소문이 파다했는데, 이번 사태로 명백한 증거가 확인된 셈입니다. 사실상 행안부 장관의 직권남용이라고 볼 수 있는 민감한 문제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즉시 성명을 내고 행안부 장관이 경찰의 수사권, 인사권 등 주요 의사결정을 모두 지휘하겠다는 뜻으로 행안부 장관 아래 경찰을 두겠다는 것이라며 경찰 통제는 검찰 독재의 신호탄이라고 규탄했습니다.

 

출처 - 채널A

 

이번 사태와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일방적으로 행안부의 손을 들어주면서 문재인 정부에서 임명된 김창룡 경찰청장의 후임 인선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습니다. 고위직 인사 전에는 인사검증에 동의할 건지를 묻고 답하는 절차가 필요한데 이걸 24일 단 하루 만에 해치운 겁니다. 이날 윤석열은 경찰청장 임기가 한 달밖에 안 남았다는, 그러니까 알아서 기라는 속내를 내비치는 발언을 직접적으로 했습니다. 동의서를 낸 건 모두 윤석열이 임명한 간부들입니다. 후보자 인사 검증은 이번에 윤석열과 한동훈이 만든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이 맡습니다. 참 잘 돌아갑니다. 돌고 돌아 또 한동훈입니다.

 

출처 - 뉴시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 민변도 이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 신설과 관련해 우려를 표했습니다. 검찰, 경찰, 국정원, 감사원을 아우르는 사정 컨트롤 타워를 만들겠다는 구조적 선언이라면서 말이죠. 하다못해 인사검증을 경찰과 법무부 투톱으로 갈 줄 알았는데, 검찰이 모든 걸 통제하는 원톱으로 가고 있다는 겁니다. 이는 결국 검수완박이 통과됐으니 경찰을 확실히 눌러놓으려는 속셈으로 보입니다. 윤석열의 오른팔인 법무부 장관 한동훈 밑으로 모든 권력과 인사가 집중되고 있으니까요.

 

출처 - KBS

 

인사정보관리단에는 검찰, 경찰뿐 아니라 국정원과 감사원 등 다른 사정기관까지 파견될 수 있습니다. 정보, 수사, 기소권이라는 사정 권력에 가장 중요한 것을 하나로 모아 연결하겠다는 의도인데, 비대한 권력은 부패하게 되어 있죠. 민주주의의 대전제인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거스르는 조처이기 때문입니다. 대통령이 임명하는 대법관이나 법관들에 대한 인사검증도 법무부가 한다는 것이면 이건 삼권분립 자체를 무시하겠다는 얘기 아닐까요? 민변은 검찰공화국은 검찰이 주도하지만 다른 세력과 협의한다는 의미가 포함돼 있기라도 한데, 이 정도라면 검찰공화국이 아니라 검찰 독재 국가라고 해도 무방할 수준이라고 지적합니다.

 

출처 - 월간조선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2인자가 공권력을 도맡아 관리하는 일이 두드러졌던 시기가 있습니다. 바로 박정희와 전두환 두 군부독재 시절이었습니다. 한국 현대사에서 2인자 정치는 뭔가 켕기는 게 많은 이가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벌인 짓거리죠. 6월항쟁 이후 더는 드러나지 않았던 2인자의 공권력 장악이 35년이 지난 현 시점에 재등장했습니다. 이런 정치적 퇴행이 의미하는 바를 윤석열 대통령은 알아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2인자 정치를 일삼던 독재자의 최후가 어떠했는지 되새겨야 할 것입니다.

댓글(0)

Designed by JB FAC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