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취임을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

윤석열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식을 앞두고 있던 최근 커뮤니티와 SNS에 어이없는 사진이 종종 업로드되곤 했습니다. 서울 한복판 출퇴근 시간에 도로를 텅텅 비워놓고 차량이 오도 가도 못 하는 광경이었죠. 처음에 사람들은 교통장비 고장이나 사고 영향인가 했지만 이유를 알게 되고 난 뒤 얼굴을 구겼습니다.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에 들어가지 않고 용산으로 출퇴근을 하겠다고 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었죠.

 

출처 – 뽐뿌/보배드림

 

서울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 등은 안 그래도 출퇴근 시간에 막히는 길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당선인이 굳이 출퇴근을 하겠다고 하여 1시간 반씩 막아두고 교통통제를 하는 상황이 실제로 펼쳐지고 말았습니다. 누구도 원한 적 없는 청와대를 국민에게 돌려주겠다는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아래 영상에서 운전자들의 성난 경적과 성난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취임식인 오늘부터 짧게는 한 달간 매일 벌어질 일입니다.

 

출처 – JBKim 유튜브

 

이 사달은 윤석열 당선인이 청와대를 거부할 때부터 예견된 일이었습니다. 지난 4월 14일 퇴근시간대에도 2시간 남짓 한남동 일대가 꽉 막혔습니다. 경찰이 도로 한쪽을 막고 교통통제를 한 탓이었습니다. 사전 공지 없이 불시에 이루어진 탓에 사람들은 퇴근 후 일정을 망치고 말았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이날 교통체증의 원인은 윤석열의 대통령 취임 후 출퇴근 동선 경호 점검 작업이었습니다. 인수위와 경찰 측이 대통령 관사로 쓸 계획이었던 육군참모총장 공관과 대통령 집무실로 예정된 국방부 청사로 가는 길목을 통제하는 일종의 교통영향평가를 실시한 겁니다. 경찰은 VIP 경호와 관련된 사안이라 구체적 정보를 확인해줄 수 없다는 말만 되풀이했다고 하죠. 이러한 교통 통제는 수차례 반복될 것이라고 알려졌습니다. 인수위와 청와대 경호처 등이 윤석열이 서초동 자택에서 출퇴근할 경우 동선을 점검하고 있었기 때문입니다. 슬픈 예감은 빗나가는 법이 없죠. 5월 들어 발생한 교통체증 역시 이 윤석열 당선인의 출퇴근 교통통제 시뮬레이션 탓이었습니다. 퇴임식이 열린 오늘부터 이런 교통체증은 반복되고 경우에 따라서는 더 심각할 수도 있습니다. 한남동과 이태원 일대 차로는 넓지도 않고 우회로도 별로 없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강변북로와 올림픽대로는 말할 것도 없고요. 이쪽 도로가 막히면 서울 교통이 연쇄적으로 막히게 됩니다. 백번 양보해서 일반 시민이야 불편함을 감수한다 하더라도 긴급 차량인 구급차나 소방차 진입을 막지는 않을지 걱정입니다.

 

 

서빙고동, 한강로동, 한남동 등은 국민의힘 후보 윤석열을 압도적으로 지지한 지역입니다. 윤석열을 지지하며 이런 불편함을 감수해야 할 것을 예상했을지 모르겠습니다. 서초동 집에서 출발한 대통령 차량은 시속 30킬로미터 이상 유지하도록 교통을 통제하게 됩니다. 용산 집무실까지 거리가 7킬로미터 정도 되기 때문에 15분 정도 소요된다고 합니다. 외교부 장관 공관의 리모델링 작업이 마무리되기까지 한 달 정도는 시민들이 불편을 느낄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물론 그 이후로도 출퇴근을 아예 하지 않는 이상 교통 통제가 없는 상황은 생기지 않습니다. 한남동 외교부 장관 공관에서 집무실까지 3.2킬로미터 시간상으로는 5분 정도 거리라고는 해도 그 사이에 어떤 일이 생길지는 장담하지 못합니다.

 

출처 - 한겨레

 

교통 통제로 인한 불편함도 문제지만 대통령 취임식을 준비하는 과정에 더 큰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지난 5월 3일 오전 국회 앞에서 차별금지법 제정을 요구하던 시민들은 기자회견을 열었습니다. 국회사무처로부터 대통령 취임식 전에 농성장을 자진 철거하라는 통보를 들었기 때문입니다. 국민의 대리인이자 국민의 요구를 입법하는 기관 앞에서 시민들이 정당한 요구를 하고 있는데 외빈이 보기에 민망하다고 철거하라뇨? 86 아시안게임, 88 올림픽 준비하던 신군부 시절로 돌아간 느낌입니다. 국민을 대하는 인식 자체가 쌍팔년도 시절로 퇴행한 듯합니다. 비판 여론이 커지자 국회사무처는 철거를 통보한 게 아니라 협조해달라고 요청한 것이라고 변명했는데요, 그 과정에서도 대통령 취임식은 외빈들도 오는 공식적 행사인데 농성장이 좋게 보이진 않기 때문에 경찰과 구청, 대통령 경호처와 협의해 취임식 당일이라도 철거해달라는 협조 요청을 한 것이라며 취임식을 치르고 나서 다시 농성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사를 차별금지법제정연대쪽에 구두로 전달했다고 말해 빈축을 사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자기네가 국민의 기본권인 집회, 결사의 자유를 허락하고 말고 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고 착각하고 있는 건 아닐까요? 외국인의 눈치를 보는 건 둘째 치더라도 민주국가에서 시위가 흉하게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 걸 보면 군사독재 시절과 별반 다를 게 없어 보입니다. 참으로 할 말을 잃게 됩니다.

 

출처 - 뉴스1

 

이번 윤석열 대통령 취임식에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인 권양숙 여사는 불참 의사를 전달한 바 있습니다. 하지만 전두환의 부인인 이순자와 노태우의 장녀인 노소영 그리고 박근혜는 참석했죠. 취임식에 참석한 이들의 면면만 봐도 윤석열 정부가 어디로 향하는지 잘 드러납니다. 게다가 이번 취임식은 청와대에 안 들어가겠다는 윤석열의 고집 때문에 만찬을 신라호텔에서 했습니다. 세금으로 치르는 취임식에 드는 예산도 33억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입니다.

 

출처 - 국회사진취재단/뉴스1

 

과거 대통령의 취임식 예산을 보면 김영삼 전 대통령 10억 원, 김대중 전 대통령 14억 원, 노무현 전 대통령 20억 원, 이명박 전 대통령 25억 원, 박근혜 전 대통령 31억 원을 각각 집행했습니다.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더라도 코로나19의 어려움을 막 벗어난 상황인데 이렇게 성대하게 치를 필요가 있나 싶습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전임 대통령이 탄핵된 상황으로 인해 당선과 동시에 대통령 임기가 시작돼 취임 행사 없이 취임 선서 위주로 간소하게 진행했습니다. 앞으로 펼쳐질 윤석열 정부 5년이 어떻게 흘러갈지 만감이 교차하는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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