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을 내세우던 윤석열 당선인의 첫 내각 후보자들의 면면이 화려합니다. 윤석열이 강조한 공정이란 아무래도 특별한 대접을 받아 마땅한 특권층의 권리였나 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정호영은 이른바 '아빠 찬스'로 여론의 시험대에 올랐습니다. 전 경북대 병원장이었던 정호영은 자녀 2명의 의대 편입학과 관련된 특혜 의혹, 그리고 아들의 병역 논란에 휘말려 여론의 지탄을 받는 상황에 놓였습니다.
출처 - MBC
2010년 11월 신검에서 현역 판정을 받은 정호영의 아들은 2015년 11월 신검을 다시 받고 4급 사회복무요원으로 바뀌었습니다. 그러고는 2019년부터 대구지방법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여 병역을 마쳤죠. 이에 대해 정호영은 아들이 대학 재학 중 척추 질환이 생겨 적법한 절차에 따라 4급을 받았다고 변명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한 점은 척추 질환을 앓아 신검 결과가 바뀔 정도로 병세가 심각했을 아들이 5년간 쓴 의료비가 15만 원에 불과하다는 사실입니다. 허리 쪽 질환을 경험해본 분이라면 척추 질환에 돈이 얼마나 많이 드는지, 그리고 신검을 받아본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등급을 바꾸기가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아실 겁니다. 재검을 받아 등급이 바뀔 정도면 정말 심각한 척추 질환일 텐데, 5년간 의료비를 15만 원밖에 안 썼다는 사실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더군다나 그 진단서는 정호영이 병원장으로 있던 경북대병원에서 써준 것이었습니다. 정호영의 아들은 정말로 정당한 이유로 사회복무요원이 된 걸까요?
출처 - JTBC
정호영의 아들이 경북대 의대 편입을 한 것도 문제가 있습니다. 정호영의 아들은 경북대 의대 편입 전형 자기기술서 경력 사항으로 학생연구원 경력을 기재했습니다. 그는 2015년 경북대 전자공학부에서 19학점의 수업을 수강하며 주당 40시간의 학생 연구원으로 경력을 쌓았다고 합니다. 이는 최소 19시간의 학교 수업을 들어야 가능한 일이고 일반 직장인과 비슷한 강도의 근무 시간을 보내야 획득할 수 있는 수준의 경력입니다. 일반 대학생으로는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상황입니다. 그런데도 학점은 4.23일 정도로 우수했고 장학금까지 받았습니다. 이 때문에 업무 보조에 불과한 경력을 학생연구원으로 뻥튀기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습니다.
출처 - MBC
게다가 정호영의 아들과 딸 모두 정호영이 경북대병원 원장일 때 경북대병원에서 봉사활동을 했습니다. 해당 이력은 경북대 의대 편입 서류 과정 기준에 포함된 사항입니다. 이쯤 되니 기시감이 듭니다. 최근 입학 취소 결정이 내려진 조국 전 법무부장관의 딸 조민의 사례가 떠오르죠. 의대라는 점에 부모 찬스의 경력 위조라는 점까지 빼다 박았다 해도 과언이 아닌데, 정호영은 어째서 압수수색은커녕 기소조차 되지 않는 걸까요? 이렇게 뻔뻔한 내로남불의 장본인이 '공정'이 국시인 윤석열 정부의 장관 후보자랍니다. 부끄럽지 않습니까? 같은 사례에는 같은 조치를 하는 것이 공정의 기초 중의 기초 아닐까요? 윤석열의 40년 지기 친구에게는 다른 공정의 잣대를 들이대는 걸까요?
출처 - KBS
교육부 장관 후보자도 마찬가집니다. 한국외대 총장 출신인 김인철은 총장 시절 한국외대에서 고압적이고 불통 총장으로 소문이 자자했던 사람입니다. 그런 사람이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되자 그의 인성을 폭로하는 영상이 인터넷에 올라오기도 했습니다. 김인철이 한국외대 총장으로 총학생회와 면담할 때 학생회 구성원에게 "가만히 있어!", "내가 니 친구야!" 하고 윽박지르는 모습이 담긴 영상이었습니다. 20대 젊은이들을 챙기겠다고 남녀 갈라치기 신공까지 보이던 윤석열 이 젊은이를 깔보는 꼰대를 교육부 장관 후보로 지명했는데, 과연 젊은이들이 어떻게 느낄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
게다가 김인철은 총장 재직 시절 회계부정 의혹, 프로 골퍼 선수에게 과도한 특혜를 줬다는 의혹, 그리고 권력과 재력이 있는 좋은 집안 출신인 이른바 '금수저' 학생 파악을 위해 학부모 전수조사를 실시한 사실 등으로 큰 논란을 일으켰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습니다. 장애인 학생을 위한 엘리베이터 설치 문제를 자신에 대한 소송 취하 문제와 연결했다는 폭로까지 나왔으니까요. 이렇게 김인철은 교육자로서 기본을 갖추지 못한 사람인데, 그를 교육부 장관 후보로 내세운 윤석열은 과연 아무런 문제가 없는 걸까요?
출처 - SBS
다들 아시다시피 윤석열이 지목한 인사 중 가장 논란의 대상은 법무부 장관 후보로 지명된 한동훈입니다. 대선 전부터 윤석열의 오른팔로 알려진 심복이죠. 검언유착과 고발 사주의 장본인인 만큼 정치적, 법률적 문제는 차고 넘치고 도덕성 문제도 심각합니다. 법을 수호해야 하는 검사였고, 이제는 법무부 장관 후보자인 그가 사익을 위해 법을 태연히 무시한 일들이 폭로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민중의소리
한동훈은 강남 타워팰리스에 전세로 거주하면서 부인과 공동 소유한 서초구 삼풍아파트 전셋값을 1년 만에 5억 3000만 원이나 올렸습니다. 1년 만에 전세금을 거의 50% 가까이 올린 셈이니 주택임대차보호법에 규정된 임대료 인상 폭 상한 규정을 위반한 것 아닐까요? 문재인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힐난하던 윤석열 정부의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대놓고 전세금을 쥐어짠 건물주라는 사실, 용납할 수 있습니까? 전세 난민이라 불리며 몇백만 원만 올라도 벌벌 떠는 소시민에게는 한 방에 5억 넘게 전셋값을 올린다는 건 상상할 수 없는 일이죠.
출처 - SBS
한동훈이 살고 있는 강남 타워팰리스는 최초 소유자가 삼성전자와 삼성SDI입니다. 한동훈은 알려진 대로 2017년 삼성전자 이재용을 뇌물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한 수사 당사자입니다. 그런데 그는 대검찰청 반부패 강력부장이던 시절 자녀 명의로 삼성전자 주식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그런 그가 살고 있는 집의 최초 소유자가 삼성 그룹 계열사였다는 사실, 과연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요? 윤석열이 대선 내내 강조하던 '공정'이 의미가 있으려면 이런 의심을 살 상황은 만들면 안 되는 것 아닐까요?
게다가 그 타워팰리스의 현 소유주는 골드만삭스 사외이사인 김모 씨입니다. 그는 한동훈과 사법연수원 동기이자 서울대 선후배 관계입니다. 한동훈이 자기와 부인 소유의 삼풍아파트 전세금을 50%나 올릴 동안 자기 집 전셋값은 불과 5% 올리는 데 그쳤습니다. 집값이 너무 올라 '영끌'이란 신조어가 등장할 동안, 받을 전셋값은 있는 대로 올리고 자기 전셋값은 물가상승률이 반영조차 안 될 정도로 뭉개고 있는 상황을 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한동훈의 부인이 김앤장 소속 미국 변호사여서 골드만삭스를 잘 봐달라는 뜻에서 이런 혜택을 누리는 걸까요?
출처 - 페이스북
이 모든 파열음에 대해 윤석열 인수위는 사실 여부가 확인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방어하기 급급합니다만, 윤석열 본인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에게 적용한 잣대를 장관 후보자들에게 똑같이 들이대지 않는다는 것부터 불공정하다는 여론의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윤석열은 대선 당시 조국 사태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을 포함한 현 집권세력 모두가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할 일이라고 비판한 바 있죠. 그런 그가 당선되자마자 내로남불로 일관하고 있으니 그 저열함에 혀를 내두를 뿐입니다. 이제는 윤석열이 '공정'에 관해 대답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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