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새해 벽두부터 러시아 푸틴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카자흐스탄 두 국가와 사실상 전쟁 준비에 들어갔습니다. 러시아는 지난해 말 10만 명이 넘는 정예부대로 우크라이나를 삼면 포위했고, 1월 2일부터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벌어진 카자흐스탄에 2500명 규모의 공수부대를 파견했습니다. 표면적으로 치안 유지와 군사 훈련이라는 핑계를 내세웠습니다만, 푸틴의 야욕은 구소련의 영광을 복원하고 그에 따른 이익을 차지하려는 것입니다. 시간이 갈수록 미국과 중국 양강 체제로 옮겨가는 세계 정세의 빈틈을 파고드려는 속셈도 보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러시아는 미국에 줄기차게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를 보장하고 미국과 나토군이 러시아 방향인 동쪽으로 더 진출하지 말 것을 보장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우크라이나가 러시아의 영향에서 벗어나 점점 서유럽과 미국과 손을 잡기 시작했기 때문이겠죠. 카자흐스탄과 우크라이나 모두 구소련 영향권에 있던 땅입니다. 특히 카자흐스탄은 세계 10위 석유 수출국이고 세계 최대 우라늄 생산국이었습니다. 중국과 러시아 가운데 있기 때문에 지정학적 이점도 상당합니다.
출처 - KBS
이런 이유 때문에 충돌 수위가 점차 강해지고 있습니다.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푸틴이 모든 병력과 함께 진입한다면 이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가장 큰 규모의 침공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러시아는 13만 병력으로 우크라이나 삼면을 포위하고 함정 160척을 동원해 해상 훈련을 합니다. 이에 비해 나토는 고작 5000여 명 정도가 전선 인근에 있을 뿐입니다. 이 때문일까요? 미 국방부는 만약의 경우 8500명을 파병하겠다고 밝혔습니다. 한편 영국과 프랑스, 덴마크, 스페인 등도 러시아가 침공할 경우 군함과 전투기 등을 지원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우크라이나를 둘러싼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이 고조되는 가운데 지난 2월 2일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미군 3000명을 독일, 루마니아, 폴란드 등 동유럽에 이동 배치하는 계획을 승인했습니다. 그런데 이 파병은 애초 8500명을 파병하겠다는 계획에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하죠.
출처 - 문화일보
제1차 세계대전이 일어난 지 100년이 넘었고 제2차 세계대전이 발발한 지 100년이 다 되어 갑니다. 21세기가 20년이나 지난 현시점에 이런 대규모 전쟁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죠. 하지만 푸틴은 우리의 예상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는 사람입니다. 2014년에 기습적으로 크림반도를 쳐들어가 20일 만에 영토 병합에 성공한 전례도 있죠. 크림반도를 국제적으로는 우크라이나의 영토로 보지만 사실상 러시아가 실효 지배하고 있죠. 우크라이나는 물론이고 서방도 넋 놓고 있다가 당한 사례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현재 러시아의 재정 상태를 보면 정말로 군을 움직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러시아는 증시, 채권, 통화까지 모두 약세로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적 타격을 가장 크게 받은 나라 중 하나입니다. 러시아 입장에서 2014년과 달리 기습은 물 건너 갔고 진짜 병기와 군대를 움직여 전면전을 벌이려면 막대한 돈이 있어야 하죠. 의외의 사실일지 모르겠지만 러시아는 현재 우리나라보다 GDP 규모가 작습니다. 작년을 기준으로 국방비 역시 우리나라한테 역전당했죠. 미국이 경제 제재로 국제결제망 퇴출이라는 강수를 언급하고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러시아는 직접 전쟁으로 영토 확장을 꾀하기보다 세계적인 긴장 상태를 만들어 이익을 극대화하려는 속셈을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국제 정세로 보면 현 상황은 미국의 영향력에 대한 시험 무대라는 얘기도 나옵니다. 바이든 대통령이 서유럽과 미국은 일치단결해 있다고 밝혔습니다만, 나토군에 소속된 서유럽 각국의 이해관계에 따라 내부에서 미묘한 기류가 흐른다는 분석도 있죠. 특히 러시아 군은 20만 병력을 48시간 이내에 출동시켜 속전속결로 우크라이나를 타격할 수 있지만 나토군은 10만 명을 동원하는 데 6개월이 걸린다고 추정합니다. 이에 따라 푸틴이 전쟁을 벌일 경우 초반에는 러시아의 우세가 확실하지만 경제적인 문제로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일반적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미국은 발등에 떨어진 불인 러시아와 대치하며 이면의 적들과의 줄다리기도 해야 하는 2중적 처지에 처했습니다. 그것도 코로나19와 인플레이션 등으로 인한 경제적 혼란 속에서 말입니다. 현재 대치 중인 러시아뿐 아니라 핵실험과 ICBM 시험발사 유예 조치 철회를 시사한 북한과 이란, 그리고 무엇보다 전략적 경쟁국인 중국이 이번 우크라이나 사태를 이용해 미국의 위상 흔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입니다. 실제로 러시아와 중국은 이번 사태에 공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며 서로의 상황을 자국의 이익을 위해 이용하려고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현재 미국이 신속하고 강력하게 러시아에 대해 대응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도 강하게 압박할수록 러시아와 중국의 관계가 더 가까워지기 때문입니다.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의 대치 국면을 보며 타이완 침공에 대한 각을 잴 것으로 보입니다. 푸틴은 중국에서 눈을 뗄 수 없는 미국의 상황을 이용하여 우크라이나를 쥐고 흔들 셈이죠. 이와 반대로 중국은 미국의 눈이 유럽에 묶여 타이완에 신경을 쓰지 못하도록 러시아를 물밑 지원할 것으로 보입니다. 전쟁에 참여하지 않는 세계 각국 역시 미국의 리더십 변화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각국의 셈법이 복잡하게 돌아가는 다극화 시대에 우리가 나아갈 길을 고민하게 됩니다. 코로나19는 여전히 우리의 삶을 위협하고 있고, 주식부터 가상화폐까지 세계의 자산들이 곤두박질치기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세계정세는 어떻게 바뀔까요? 이번 사태가 부디 평화롭게 마무리되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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