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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K-컬처로 선전하는 글로벌 OTT 플랫폼, 역사˙문화적 책임 다해야

by 생각비행 2022. 2. 7.

K-컬처를 선도하는 드라마 작품인 <오징어 게임>에 전 세계가 열광했습니다. 그 때문일까요? 트로피 사냥도 무서운 기세였죠. 지난 1월 10일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오징어 게임>에 출연한 오영수 배우가 남우조연상을 받았습니다. <오징어 게임은> 작품상, 남우주연상, 남우조연상까지 총 세 개 부문 후보로 올랐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며칠 뒤인 1월 12일 미국 배우조합이 발표한 시상식 후보에 <오징어게임>은 네 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됐습니다. 미국배우조합(Screen Actors Guild)에서 주최하는 시상식은 영화와 TV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에게 매년 상을 수여합니다. <오징어 게임>은 이 시상식의 가장 큰 상인 TV드라마 부문 앙상블상과 텔레비전 시리즈 스턴트 앙상블상 후보에 올랐습니다. 배우로는 이정재가 TV드라마 부문 남우주연상, 정호연이 TV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 후보에 올랐죠. <오징어 게임>은 SAG 역사상 처음으로 후보가 된 비영어권 드라마입니다. 영화 부문에서 비영어권 작품은 <슬럼독 밀리어네어>, <기생충>, <미나리>가 후보로 오른 바 있죠. SAG에서 수상했던 <기생충>과 <미나리>는 그 기세를 몰아 그해 아카데미상을 받은 전례가 있죠. 이번에 각 부문 후보를 선발한 SAG 시상식은 이달 말(27일, 현지시각)에 열립니다.

 

출처 - JTBC

 

이처럼 세계를 무대로 하는 OTT 플랫폼을 타고 K-컬처의 힘이 전 세계로 퍼지고 있습니다. <오징어게임>은 넷플릭스가 제작한 대표적인 K-드라마입니다. 이제 넷플릭스에서 한국 영화나 드라마가 세계 순위 상위권을 차지하는 건 드문 일도 아니게 됐습니다. 넷플릭스에서 K-드라마를 장르로 분류할 만큼 입지도 굳건합니다. 그로 그럴 것이 2021년 <킹덤>을 시작으로 <스위트홈>, <D.P>, <오징어게임>, <지옥>까지 개봉하는 작품마다 세계적인 인기를 끌었으니까요. 이 때문에 디즈니 플러스나 HBOMAX 등 한국에 갓 진출했거나 진출을 준비하는 OTT 플랫폼들은 한국 시장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빛이 밝으면 그만큼 그림자도 짙어지는 법. OTT 플랫폼들의 저작권 문제나 그에 대한 대응, 나아가 한국 역사와 문화에 대한 왜곡 문제도 차츰 불거지고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넷플릭스

 

전 세계가 주목한 <오징어게임> 역시 초반에 개인의 휴대폰 번호를 무신경하게 노출하는 문제가 불거진 바 있죠. 번호의 주인은 작품의 흥행만큼 몰아닥치는 전화와 문자로 사생활이 망가져 고통을 호소했는데도 넷플릭스의 대응은 안이했습니다. 마찬가지로 넷플릭스에서 제작한 군 비리 고발 드라마 <D.P>도 실재하는 편의점 상호를 사전협의 없이 등장시켜 유통기한이 지난 음식을 뻔뻔하게 다시 판매하는 것처럼 묘사돼 항의를 받은 바 있죠.

 

출처 - 넷플릭스

 

부모 세대부터 요즘 어린아이들까지 폭넓은 세대에게 사랑받는 애니메이션인 <검정고무신>도 최근 문제가 불거졌습니다. 넷플릭스와 웨이브 등 OTT 플랫폼에 공개된 극장판이 원작자를 무시하고 제작됐기 때문입니다. 극장판 애니메이션을 제작한 캐릭터 대행사는 원작자인 이우영 작가를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한 경력이 있습니다. 대행사가 원작자를 저작권 위반으로 고소한 것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은데요, 애초 이 극장판은 TV 시리즈물로 만들었다가 KBS가 반려한 자투리 영상을 재활용한 짜깁기 편집으로 제작된 것이라고 하죠. 더구나 해당 저작권 이용에 대한 사전 문의조차 없었다고 합니다. 애청자들은 극장판에 대한 질적 아쉬움을 후기로 남기다가 이런 뒷이야기가 있었기 때문에 그랬구나 하며 납득하는 모양새입니다. 원작을 만들어내는 창작자를 보호하지 않고 어떻게 좋은 작품이 나올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는 걸까요? 참 아쉬운 대목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OTT 플랫폼 중 가장 큰 문제를 일으킨 건 콘텐츠 최강자라 불리는 디즈니의 OTT인 디즈니 플러스였습니다. 한국 론칭작으로 고심 끝에 고른 드라마가 JTBC의 <설강화>였기 때문입니다. 아시다시피 이 작품은 민주화 역사를 왜곡하고 현재도 엄연히 생존해 계신 피해자들과 그 유족에 대한 모욕으로 비췰 수 있는 내용으로 만든 드라마입니다. 그런데 제작사인 JTBC는 정작 변명으로 일관하다 나중엔 비판하는 시청자들을 고소라는 수단으로 겁박했습니다. 디즈니 플러스는 전 세계 유통을 담당하는 플랫폼사인데도, 숱한 이의 제기와 항의에 반응하지 않았습니다. 팔아먹기만 하면 된다는 심보일까요?

 

출처 - 연합뉴스

 

OTT 플랫폼을 타고 순식간에 세계적인 현상으로 발전한 <오징어 게임>을 볼 때, <설강화>로 인해 왜곡된 한국 역사가 전 세계로 확산한다면 어떤 사태가 벌어질지 뻔하지 않습니까? 그래서인지 한국학을 연구하는 국내외 석학 32명이 공개적으로 디즈니 플러스에 서한을 보내 디즈니에 책임감 있는 행동을 요구했습니다. <설강화> 같은 드라마는 한국 극우들이 펼치고 싶은 역사 해석일 수 있다며 디즈니 플러스 같이 글로벌 OTT 플랫폼이 다수의 국가에 이를 일방적으로 보여주는 건 무책임한 행위하고 지적한 겁니다. 한국인은 드라마 이외에도 한국 역사를 배울 방법이 많지만 그렇지 않은 외국인의 경우 왜곡된 드라마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출처 - 디즈니플러스

출처 - 아시아경제

 

넷플릭스, 디즈니 플러스 등 OTT 플랫폼이 양날의 검이라는 사실을 보여주는 최근의 사례들을 보며 우리는 흥행하는 작품을 만드는 것만큼이나 작품을 선보이는 창구의 중요성을 실감하게 됩니다. 최근 피어나기 시작한 한국 문화를 더 오래 지속되게 하려면 역사 왜곡을 걷어내고 제대로 된 우리 문화를 알리는 데 힘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다양한 관계자, 관계사의 책임 있는 대응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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