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당선인, 국민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까?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 조 바이든이 선출되었습니다. 한국 사람의 기준으로는 거북이처럼 느린 개표 과정 때문에 답답함이 말할 수 없었습니다. 더딘 개표 과정에서 드러난 친트럼프와 반트럼프 양 세력 간의 반목과 충돌, 조 바이든이 선거인단 270명을 확정지었는데도 불구하고 트럼프의 불복과 소송전 예고로 바다 건너 한국 사람이 보기에는 그야말로 혼돈의 도가니였죠. 그런 만큼 이번 미국 대선 과정에서는 100년 만에 최초로 벌어지는 기록이 연이어 나오기도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11월 3일 시행된 미국 대선에서 미국 국민으 78세로 역대 최고령 대통령인 조 바이든을 선출했습니다. 현직 대통령을 물리친 첫 전직 부통령이기도 하죠. 이번 선거는 미국 대선 사상 최고 투표율을 기록했습니다. 투표율은 66.8%로 최소 1억 6000여 만 명이 투표한 것이라고 합니다. 이는 120년 만에 최고 투표 기록입니다. 지금 미국 사회가 얼마나 극심한 혼란과 분열을 겪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증거이기도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역대 최대 투표율인 만큼 조 바이든은 역대 최다 득표수인 7500만 표 이상으로 당선되어 최초로 7000만 표 이상을 득표해 당선된 대통령이 됐습니다. 반면 트럼프는 7100만 표라는 역대 최다 득표를 하고도 낙선한 대통령이 됐습니다. 이와 동시에 124년 만에 처음으로 선거 결과에 불복한 미국 대통령으로 이름을 남기게 됐죠.


출처 - 연합뉴스


조 바이든은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인 카멀라 해리스를 부통령으로 지명했습니다. 바이든의 러닝메이트였던 카멀라 해리스는 여성으로서 최초의 미국 부통령이 됨과 동시에 최초의 흑인/아시아계 부통령이어서 대통령 당선자인 조 바이든만큼이나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샌프란시스코 검사장과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을 거쳐 2017년 상원의원이 된 해리스는 부통령이 됨에 따라 유력한 차기 대권 주자로 꼽히기 시작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바이든 당선인의 부인인 질 바이든은 미국 사상 최초로 직업을 병행하는 퍼스트레이디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 노던버지니아 커뮤니티 칼리지의 영작문 교수로 재직 중인데 백악관에 입성하더라도 교수직을 이어가겠다고 밝혔기 때문입니다. 고교 교사로 20년, 대학에서 15년을 교육에 몸 담은 질 바이든은 가르치는 일이 천직이라며 교직에 대한 애착을 보여왔습니다. 시대가 바뀐 만큼 대통령 남편 옆에서 내조만 하는 영부인으로 남지는 않겠다는 뜻으로도 보입니다.


출처 - 한국일보


조 바이든은 지난 4년간 트럼프가 벌여온 정책들을 싹 바꿀 것이라고 천명했습니다. 1순위로 꼽히는 건 트럼프의 고립주의, 일방주의 외교입니다. 동맹강화와 다자주의 복원을 대외정책의 핵심으로 놓겠다고 공언해왔죠. 그 첫 번째로 트럼프가 기습 탈퇴한 파리기후변화협약과 WHO 재가입을 공식적으로 언급했습니다. 미국의 리더십을 회복하고 과학자들의 경고를 음모론 취급한 트럼프 세력과는 명확히 선을 긋겠다는 뜻이죠. 현재 세계 확진자, 사망자 1위인 미국의 불명예스러운 코로나19 대응과도 결별할 예정입니다. 바이든 당선인은 음모론과 가짜뉴스가 아닌 과학자와 전문가 그룹을 발족해 코로나19 문제에 대응하겠다고 연설에서 밝혔습니다.


이민, 보건, 노동 등 미국 국내 정책도 대거 유턴이 예상됩니다. 멕시코 장벽으로 대표되는 트럼프의 반이민 정책도 오바마보다 더 진보적으로 개선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여기에 더해 최저 시급 인상도 주장했습니다. 연방공무원의 노조 창설을 허용하고 노숙자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서는 행정명령에 서명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옵니다.


출처 - Pew Research Center


바이든이 백악관에 입성하기까지는 아직 100일이 남았고 트럼프는 불복을 선언했습니다. 정상적인 인수위 활동은 꿈도 못 꾼다는 얘기고 잘못하면 선거 관련 소송전으로 인해 취임 시기에 문제가 생길 가능성도 없지 않습니다. 사실 이번 미국 대선은 엄밀히 말해 바이든과 트럼프 두 후보를 놓고 벌어진 대통령 선거라기보다 트럼프에 대한 신임과 불신임을 선택하는 국민투표에 가까웠습니다. 설문조사에서도 트럼프 지지자들은 트럼프를 지지하는 이유를 리더십과 퍼포먼스 등 개인의 자질을 꼽았지만, 바이든 지지자의 상당수는 단순히 그가 트럼프가 아니기 때문에 지지한다는 의견이 많았죠. 트럼프만 아니면 누구라도 좋다는 절박한 민심이 표심으로 드러난 것입니다. 이처럼 바이든은 국민의 지지를 기반으로 대통령에 당선된 것이 아니기 때문에 국정 운영은 험난한 길이 예고되고 있습니다.


출처 - MBC


이를 자각했기 때문일까요? 선거에서 승리한 조 바이든은 첫 연설에서 국가 통합을 선언했습니다. 자신에게 투표하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 한 번 더 기회를 주자고 말했습니다. 트럼프 지지자들에게도 손을 내밀어 상대방을 적대시하는 걸 멈춰야 한다고 언급하기도 했죠. 그러면서 코로나19 브리핑에 나와 제발 마스크를 쓰라고 간청했습니다. 마스크는 정치적 발언이 아니라고 말하면서요. 세계에서 코로나19로 사람이 가장 많이 죽는 나라에서 마스크를 쓰라고 간청하기까지 해야 하니 자신의 반대자들을 통합하며 과연 어떻게 하나의 미국으로 끌고 갈 생각인지 걱정과 기대가 교차하는 시점입니다.


출처 - YTN


조 바이든은 1980년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협력했다고 합니다. 지난 9일 연세대 김대중 도서관은 1983년 바이든이 상원의원 시절 당시 망명 투쟁 중인 김대중에게 보낸 편지 2점을 공개했습니다. 바이든은 한국의 민주화 운동을 지원하고 김대중 대통령 재임 시절 햇볕정책을 지지한 인물입니다. 자서전에서도 김대중을 존경한다고 표현했을 정도로 김대중과 친밀한 관계였다고 하죠. 지난 2001년 김대중 전 대통령이 당선되자 청와대에서 다시 만나 넥타이를 바꿔 맬 정도로 돈독한 관계였다고 합니다.


출처 - SBS


시대는 적어도 트럼프만큼은 더 이상 안 된다는 생각으로 움직이는 듯합니다. 하지만 미국이 예전의 모습을 되찾기까지 국내외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너무나 많습니다. 과연 바이든은 미국 국민의 바람에 부응할 수 있을까요? 그의 당선이 미국과 나아가 세계의 혼란을 바로잡는 계기가 되길 기대합니다.

댓글(2)

  • 2020.11.11 11:35 신고

    그래도 우리에겐 대북정책이 관심사인데, 오바마 때를 기억하면 글쎄 라는 회의감이 먼저 듭니다..싹 다 바꾸더라도 톱다운 방식의 현 대북기조는 유지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2020.11.12 17:31 신고

      오바마 정부 때는 북미 관계에서 거의 한 일이 없죠. 이런 대북 기조라면 저희도 똑같이 회의적입니다.
      이에 비해 트럼프는 북미 관계를 철저히 사적인 용도로 이용하기만 했죠. 중간에서 우리가 휘둘린 부분도 없지 않아 있었습니다.
      이제는 좀 더 주체적으로 남북 관계를 정립하고 교류가 많이 이뤄지길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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