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수기 명부 개인정보, 4주 후 폐기 꼭 기억해야!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한 차례 연장되어 모든 국민이 불편을 감내한 결과 코로나19의 2차 확산세가 잦아들었습니다. 지난 9월 14일부터 오는 27일까지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조정되어 이에 맞춰 서로의 건강을 지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요즘은 어디를 가든 혹시 모를 코로나 감염을 대비해 출입 명부를 작성해야 해서 여간 불편한 게 아닙니다. 규모가 있는 프랜차이즈나 대기업이 운영하는 식당, 극장 등은 QR코드 혹은 별도의 앱을 사용할 수 있지만, 영세한 식당이나 카페 등은 대부분 수기로 작성해야 하니 개인정보 노출이 염려되는 측면도 있습니다. 손소독제가 비치되어 있다곤 해도 하나의 볼펜을 돌려쓰는 작성 방식도 찝찝하고, 사실상 아무나 볼 수 있게 방치되는 명부를 보면서 불안함을 느끼는 분도 계시겠지요. 특히 혼자 사는 여성분들이라면 불안감이 더할 수밖에 없는 상황입니다.


출처 - SBS


출입 명부 작성이 시작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부작용이 현실로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6일 경기도 평택시의 한 프랜차이즈 카페를 방문한 여성은 새벽에 낯선 문자를 받았습니다. 코로나 출입 명부를 보고 연락했다며 외롭다, 술을 사주겠다는 등의 작업을 거는 문자였습니다. 새벽에 낯선 남자한테서 연락받은 여성분이 얼마나 두려웠을지 실감하실 겁니다. 문제는 문자를 보낸 남성이 코로나 명부에 적힌 개인정보를 무단으로 도용해 연락한 것에 대해 문제의식을 느끼지 않았을 뿐 아니라 여성이 경찰에 신고하자 좋은 게 좋은 거 아니냐며 평택 바닥 좁은데 마주치면 어쩌려고 하냐는 식으로 협박에 가까운 불안감을 조성하기도 했다는 것입니다. 

 


포천시의 한 프랜차이즈 햄버거 가게에서도 이와 비슷한 일이 있었습니다. 코로나19 방명록을 도용해 여성에게 무단으로 톡을 보내 남자친구가 있는지 캐물은 경우였습니다. 이런 사례가 연이어 보도되면서 불안감을 느낀 여성들은 코로나19 명부에 가짜 전화번호를 적어야 하는지 고민할 정도라고 하죠. 코로나19로 서로의 안위를 염려해야 하는 상황에서 이런 사건의 1차적인 책임은 민감한 개인정보를 아무런 문제의식 없이 도용해 무차별적으로 연락하고 상대방이 문제를 제기했는데도 오히려 안하무인 격인 태도를 보이는 일부 남성들에게 있습니다. 하지만 출입 명부를 작성해야 하는 상황이 길어지면서 영세 영업장은 다른 불똥이 튀게 되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지난 8월 30일 수도권에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가 발동된 후 클럽이나 헬스장 등 일부 장소에만 적용됐던 조처가 현재는 작은 식당이나 카페 등 대부분의 장소로 확대된 상태입니다. 코로나19로 업주들은 안 그래도 장사하기 힘들어 죽을 판인데 하루아침에 손님들의 개인정보를 수집하고 관리해야 하는 일까지 떠안게 됐습니다. 법적으로 개인정보 처리자가 된 셈입니다. 그런데 이 의무를 어기면 형사처벌을 받을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개인정보를 수기로 받는 경우는 더 조심해야 합니다. 암호화되지 않은 날것의 정보를 받았다가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면 5년 이하 징역 또는 5000만 원 이하 벌금뿐 아니라 민형사상 책임까지 떠안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SBS


QR코드 방식이 아니라 수기 명부 방식으로 개인정보를 받고 있는 업장이라면 '9월 27일'을 무조건 기억해야 합니다. 법적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때 작성된 명부는 4주 후 파기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4주가 지났는데도 이를 파기하지 않는다면 과태료 처분을 받을 수 있습니다. 그 4주 후가 9월 27일입니다. 또한 명부를 안전하게 보관, 조치하지 않으면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합니다. 만일 이번에 뉴스에 나온 여성들의 사례가 명부를 안전하게 보관하지 않아 남성이 무단으로 이용한 것이라면, 사고를 저지른 남성과 별도로 업주가 2년 이하 징역 또는 20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할 수 있습니다.

 

출처 - 동아일보

 

하루아침에 개인정보 관리책임자가 된 업주들은 이조차 낯선 상황인데, 별도의 비용을 들여 개인정보 보관 시설을 마련해야 한다면 이는 더 큰 어려움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며 업주들도 다양한 아이디어를 내놓고 있습니다. 영세업장의 경우 업주의 핸드폰으로 문자로 받는다든지 손님들이 본인의 개인정보를 적어 봉인된 함에 넣게 한다든지 하는 식으로 말이죠. 그러나 이는 임시방편일 뿐 개인정보 보호의 책임의 주체인 보건복지부와 각 지자체가 교육과 관리 등의 최종적인 책임을 지고 명확한 대안을 마련해야 합니다. 하지만 행정력 부족으로 요원한 상태입니다.


출처 - 매일경제


2.5~2단계 사회적 거리두기로 예상치 못한 어려움은 영세업장의 명부 작성만이 아닙니다. 음식 배달도 문제입니다. 배달의 민족이나 요기요 등 배달 앱 서비스가 활성화된 이후 중국집을 포함해 대부분의 매장은 자체 배달보다 배달 대행을 쓰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그런데 최근 기록적인 장마와 태풍, 코로나19 재확산 등으로 배달 수요가 폭증해 배달 라이더 부족 사태가 심해지고 있죠.


출처 - 매일경제


이 때문에 배달료가 치솟아 장사는 안 되는데 배달 수수료는 더 내야 하는 이중고를 겪는 업장도 늘고 있습니다. 일부 지역의 경우 피자처럼 부피가 크고 배달이 신속히 이뤄져야 하는 음식의 경우 배달대행 업체가 자체적으로 주문을 받지 않는 문제도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주문을 안 받아도 다른 주문이 폭주하고 있으니 괜찮다는 배짱 영업을 하는 겁니다. 이로 인해 대형 프랜차이즈들마저 배달을 포기하는 사태마저 벌어지고 있습니다. 최근 음식 배달을 시켜보신 분 중에 주문 취소를 당하거나 배달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거나 억 소리가 절로 나는 배달료를 청구받은 분들도 계실 겁니다.


출처 - 뉴스1


사태가 이 지경이 되자 옛날처럼 오토바이를 사서 자체적으로 배달을 하겠다는 가게도 늘고 있습니다. 배달 시장을 보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소비자들이 감당할 수 있는 배달료를 넘어섰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무차별적인 외주와 독점적인 중계업체로 인한 폐해가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구조입니다.

 

출처 - 식품외식경제

 

글로벌 통합 정보 분석 기업 닐슨코리아는 지난 4월 9일부터 11일까지 전국 남녀 5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를 담아 〈코로나19 임팩트 보고서〉를 발표했습니다. 코로나19 감염과 확산에 대한 우려는 전반적인 외부 활동 감소로 이어졌으며, 이는 소비자의 외식소비 행태와 라이프스타일에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외식소비 행태는 코로나19 발병 전후를 살펴보면 배달 음식을 주문한 소비자는 33%에서 52%로 두 배 가까이 증가했지만, 매장을 방문해 먹은 소비자는 44%에서 19%로 급감했다고 합니다. 주문 포장의 비중도 23%에서 29%로 소폭 증가했습니다.

 

출처 - 농촌진흥청

 

코로나19 발생으로 소비자의 농식품 구매 형태에도 눈에 띄는 변화가 생겼습니다. 농촌진흥청이 올해 2월과 4월, 5월 총 3차례에 걸쳐 약 1000명의 소비자패널을 대상으로 온라인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보면 코로나19로 가정 내 조리, 일명 '집밥'을 먹는 횟수가 늘어나면서 손쉽게 조리하거나 먹을 수 있는 상품의 수요가 늘어났다고 합니다. 1차 조사 때와 비교해 2차, 3차 때 배달 음식을 먹는 횟수가 늘어나는 변화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모두가 어렵겠지만 특히 영세 자영업자들은 삼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정부가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약속했지만, 장기화하는 코로나19 상황에서 확실한 해결책이 되기는 어려워보입니다. 결국 답은 코로나19의 종식인데, 전문가들은 완전한 종식은 어렵다는 견해를 보입니다. 가벼운 감기처럼 코로나19를 무서워하지 않을 수 있도록 적절한 치료제와 백신 같은 대책을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그렇지만 이 역시 하루아침에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므로 서로의 건강과 안전을 위해 적절한 사회적 거리두기 실천, 마스크 착용 생활화, 철저한 개인위생 관리로 어려움을 조금씩 타개해야 하겠죠. 공동의 지혜를 모으고 함께 실천하는 일상이 소중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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