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생 국가고시 미응시자 구제를 반대하는 국민 여론의 참뜻

코로나19의 2차 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하며 온 국민이 힘든 시절을 보내는 와중에 사회적 혼란을 야기한 의사들의 파업이 여당과 의협의 합의로 일단락되는 듯 보였습니다. 하지만 전공의협회가 파업 계속을 주장하다 지도부가 총사퇴하는 일이 벌어졌고, 정부의 의료 정책에 반대해 의사 국가고시를 거부해온 전국 의과대학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여전히 집단행동을 하는 자중지란도 한동안 계속됐습니다. 이 혼란한 와중에 의사 국시 실기시험은 계획대로 지난 8일부터 치러졌죠.


출처 - 뉴스1


정부는 그동안 최대한 기회를 줬습니다. 대한의사협회와 집단휴진 중단에 합의할 당시에도 실기시험 신청을 지난 6일 밤 12시까지 한 차례 연기해준 바 있고, 시험준비 기간이 부족하다는 의협과 교수협의회 등의 건의를 수용하여 실기 신청을 연기했지만 합의 때 이번 국시에 응시하기로 한 재신청자에 대해서는 11월 이후 시험을 칠 수 있도록 일정을 조정해주기까지 했습니다. 그렇지만 다수의 의대생은 이번 국시에 불응하겠다며 집단행동을 단행했죠.

 

출처 - 연합뉴스


이들을 바라보는 국민의 시선이 곱지 않습니다. 당연합니다. 의협은 물론, 교수, 전공의, 의대생 등 각자 밥그릇 챙기기에 바빠 의견의 일치도 보지 않고서 국민의 생명을 볼모로 잡았기 때문입니다. 국시 전날 밤에는 청와대 청원 게시판에 '의대생 국가고시 선발대의 실체를 조사해주세요'라는 국민청원이 올라왔는데요, 이 청원은 사전 동의에 필요한 100명을 훌쩍 넘겨 3만 4000명이 동의했습니다. 

출처 -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 / KBS

 

최근 청와대 청원과 인터넷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의대생들의 "국가고시 거부가 실은 '선발대' 관행에 차질이 빚어졌기 때문"이라는 주장이 퍼졌습니다. 한 달 넘게 진행되는 실기시험에 앞장서서 응시한 '선발대'가 시험에 대한 정보를 이후 응시자들에게 '족보' 형태로 공유해줘야 하는데 이번 사태로 못하게 됐다는 것이죠. 선발대의 족보 공유를 의심하는 이들은 의대생들이 일종의 단체 커닝 행위로 의사가 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합니다. 과거 국시 수석 의대생이 인터뷰에서 당당하게 족보를 잘 외워서 풀었다는 말까지 했기 때문에 이런 의혹은 더욱 짙어졌죠. 물론 이에 대한 반대 주장도 있습니다. 의사들이 커닝으로 의사가 됐다면 세계에서 알아주는 우리나라 의사들의 실력이 설명이 안 된다는 얘기입니다. 하지만 전교 1등, 수능 등급, 학벌 등을 운운하면서 제 밥그릇만 챙기려는 의대생들의 행보에 시민들은 눈을 돌리고 있습니다. 사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의대생 국가고시 선발대의 실체를 조사해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는 사실 자체가 의대생의 단체행동을 곱지 않은 시선으로 보고 있는 국민의 여론이 반영된 것이 아닐까 싶군요.



의료정책연구소가 얼마 전 공식적으로 뿌린 이런 게시물은 특권의식에 절어 있는 의료 카르텔의 정신세계를 적나라하게 드러냅니다.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실소를 터뜨리던 국민들이 패러디해서 올린 다음과 같은 게시물이 오히려 현실적입니다.



실익도 없고 명분도 없는 단체행동에서 의사, 교수, 전공의들이 슬슬 꽁무니를 빼자 총알받이로 쓰이던 의대생들은 인제 와서 슬그머니 구제책을 내놓으라며 응석을 부리고 있습니다. 당연히 국민의 반응은 싸늘합니다. 정부를 비판하며 이번 국시를 포기한 이들을 구제해줄 경우 다른 국가고시와의 형평성 논란이 일 수 있습니다. '국시 접수를 취소한 의대생들에 대한 추후 구제를 반대한다'는 국민청원에는 지난 9일 현재 50만 명이 동의했습니다. 한 누리꾼은 "수능도 1분만 늦어도 칼같이 자르는데, 의대생은 응시 기한도 늘려준 마당에 또 기회를 주는 건 아닌 듯하다"라고 비판했고, 또 다른 이는 "우리도 자격증시험 접수 못 하면 구제해주나. 구제책이 논의되는 것 자체가 어이가 없다"는 의견을 보였습니다. 이들의 비판처럼 접수도 하지 않은 사람들을 무슨 수로 구제하라는 건지 국민들은 의아함을 넘어 염치가 없는 것도 정도껏 이어야 한다는 입장입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지난 8일 리얼미터의 여론조사 결과에 의하면 국민의 과반수는 이번 의사 파업과 관련해 국시 응시를 거부한 의대생들을 구제하는 데 대해 반대의 뜻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구제해야 한다고 찬성한 국민은 3분의 1이 채 되지 않았습니다. 거의 모든 지역, 연령, 성별에서 파업 의대생들을 구제해선 안 된다는 의견이 과반수였습니다. 국민권익위원회에서 조사한 결과를 봐도 의대정원 확대에 찬성하는 국민이 56.5%, 반대는 43.5%로 의대정원을 늘려야 한다는 것이 중론이었습니다. 이것만 봐도 의료계가 자행한 이번 파업과 의대생들의 국시 응시 거부는 국민의 지지를 받지 못하고 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의대 정원이나 공공의대와 관련하여 이치에 합당한 의견이 일부 있었을지 모르나 그보다 앞선 밥그릇 타령과 오만한 특권의식 내세우기, 환자를 우습게 알고 국민의 건강을 볼모로 삼는 아마추어만도 못한 행위에 국민들은 그저 질려버렸습니다. 국민의 냉소는 자업자득임을 알아야 할 것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국민들의 여론이 명확하기에 정부는 의사국시 추가 접수 등의 구제책은 국민동의가 선행돼야 하며 현재로서는 구제책을 생각하고 있지 않다고 못을 박았습니다. 의사들이 밥그릇 때문에 파업을 빙자한 휴가를 떠난 사이 코로나19 현장에서는 간호사를 비롯한 또 다른 의료인들이 그 업무를 떠안고 고생했습니다. 그런데 인제 와서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는 게 말이 됩니까? 적어도 대국민 사과를 하고 제발 국시를 보게 해달라고 애걸복걸해도 될까 말까 한 상황에서 말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부정적인 여론을 의식했기 때문인지 지난 13일 전국 의과대학과 의학전문대학원의 본과 4학년 학생들은 성명서를 내고 단체 행동을 유보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어서 오늘(14일)은 동맹휴학도 중단한다고 선언했습니다. 이로써 지난 8월 7일 전공의들의 1차 집단휴진으로 시작된 의사단체들의 집단행동이 일단락됐습니다. 정부는 이에 대해 환영의 뜻을 나타내면서 앞으로 의사협회와 진정성 있는 논의를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출처 - KTV


드디어 실타래가 풀리는 모양새이지만, 이번 의사, 의사단체, 의대생 파업은 명분도 실익도 없이 국민을 괴롭히다 끝난 난장판이었습니다. "남들은 파업을 위해 자기 목숨을 걸고 단식하고 타워크레인에 오르는데, 의사들은 왜 남의 목숨을 걸고 파업을 하느냐"라는 누군가의 일침이 정확한 진단처럼 보입니다. 의사, 의사단체, 의대생들은 그동안의 오만함에 대해 스스로 대가를 치르고, 이제라도 사람의 목숨을 구하는 의사로서의 본분을 제대로 지켜나가길 바랍니다. 묵묵히 자리를 지켰던 동료 의사, 의대생들을 생각해서라도 앞으로 진정성 있는 논의를 이어가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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