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연재물/일상비행

지진이란 대재앙을 극복하는 미소의 힘! "일상으로 돌아가라!"

by 생각비행 2011. 3. 13.

 

매그니튜드 8.8 규모로 일본을 강타한 후쿠시마 대지진과 쓰나미로 피해가 끊이질 않는 가운데, 설상가상으로 후쿠시마 핵발전소 1호기의 외부 건물이 폭발하여 파손되고 한때 멜트다운의 위험성까지 거론되며 방사선 누출 위험이 커지고 있습니다. 이번 지진 피해로 사망·실종자가 1700명을 넘었고, 원전 현장에 있던 3명은 방사선 피폭이 확인된 상태라고 합니다. 다행히 건강에 이상은 없어 보이는 상태라고 하네요. 

 

12일 저녁에 후쿠시마 동쪽 근해에서 또다시 강진이 발생하는 등 피해가 더 커지고 있습니다. 아무쪼록 일본에 계신 모든 분이 안전하시기를 빌며 더는 피해가 없기를 기원합니다. 이런 대재앙 상황에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구호 인력, 물자, 의료 물품과 의사... 하나같이 중요한 것들이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상황을 주시하는 '침착함'과 피해 복구 '의지'가 아닐까요? 사람들이 공황 상태에 빠지지 않도록 하는 일이 모든 구호 활동의 출발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미국에서 일어난 9.11 사태 당시 뉴욕 시장 루돌프 줄리아니는 당황하는 시민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일상으로 돌아가라."

 

많은 시민이 침착하게 하고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일본에서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아낌없는 노력을 쏟아붓고 있습니다. 이 가운데 생각비행은 책과 관련이 있는 작가의 사례를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슬램덩크>를 필두로 <베가본드>, <리얼> 등 모르는 사람이 없을 걸작 만화책을 출간한 일본 만화가 이노우에 다케히코(井上雄彦)의 <Smile> 연작입니다. 그는 가끔 자신의 트위터에 <Smile>이란 제목으로 작품을 올리곤 했는데요, 제목 그대로 사람들이 웃는 모습을 다양한 필치로 그린 연작입니다. 그런 그가 지난 3월 11일 지진이 일어난 후부터 사람들이 침착함을 되찾고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하고자 <Smile>이란 제목으로 사람들이 웃는 얼굴을 끊임없이 그려서 올리고 있습니다.

 ⓒ Inoue Takehiko, All rights reserved.

2011년 3월 13일 0시 현재 <Smile 57>까지 올라왔습니다. 지진이 일어난 뒤 12일부터 "기도합니다(祈る)"라는 트윗과 함께 <Smile 34>가 시작되었으니 하루 만에 24장, 지금껏 그린 작품만큼의 분량을 하루만에 그려낸 셈입니다. 자연의 힘에 굴복할 수밖에 없는 대재앙 속에서도 많은 사람이 미소 띤 얼굴을 보면서 침착함과 희망을 되찾길 바라는 작가의 따뜻한 마음을 느낄 수 있습니다. 이노우에 다케히코가 그려내는 한 장 한 장의 미소에서 느껴지는 푸근함이 일본 사회에 큰 힘이 되길 바랍니다. 여태까지 게재된 <Smile> 연작은 이노우에 다케히코의 트위터(@inouetake)해쉬 태그 #prayforjapan #tsunami 등으로 검색이 가능합니다.
 
 
한편 20세기 말에 <슬램 덩크>를 연재했던 일본 최대의 만화잡지 《점프》를 비롯해 주간지 대부분이 차질없이 이번 주 출간을 완수하고자 사력을 다하고 있다는군요. 임원들은 긴박하게 인쇄소 상황을 파악하는 등 무슨 일이 있어도 책을 낸다는 결연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고 합니다. 일본 문화의 저력이기도 한 만화를 통해 사람들에게 한결같은 일상을 전해주는 데 일익을 담당하겠죠. 대지진으로 충격에 빠진 국민이 돌아가야 할 그 일상으로 말입니다. 출판 대국인 일본 출판 관계자들의 저력과 강철같은 의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정말 문자 그대로 자신이 맡은 바에 목숨을 거는 분들의 책임감에 고개를 숙이게 되는군요.
 
 
p.s 일본 지진 당일 전화와 휴대전화, 문자 등은 불통이 된 곳이 많았으나 트위터, 페이스북, 카카오톡과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는 건재해서 긴급대피, 정보교환, 실종자 찾기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면으로 정보를 교류하는 비상통신수단으로 급부상했다고 합니다. 2011년은 중동 민주화 물결부터 일본 대지진에 이르기까지 극한 상황에서 빛을 발하는 소셜네트워크의 위력을 극명하게 느낄 수 있는 한 해인 것 같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