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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코로나19 속 온라인 개학, 교육계 새로운 기준 확립하길!

by 생각비행 2020. 4. 24.

코로나19가 바꾼 일상생활의 모습 중 가장 많은 사람에게 영향을 끼친 일은 아무래도 온라인 개학일 겁니다. 단계적인 온라인 개학 계획에 따라 이번 주 초등학생 저학년 교육이 시작되었습니다. 그동안 온라인 개강과 관련해 노심초사한 보호자들이 많으셨을 겁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를 돌볼 어른이 있는 집은 집에서, 여건상 가정 학습이 어려운 학생들은 돌봄교실 등지에서 온라인 개학을 했습니다. 각 반 담임 선생님들은 TV나 모니터로 아이들과 인사를 나눴고, 수업이 끝나면 모바일 메신저나 통화를 통해 저학년 학생들의 보호자에게 EBS 수업 참여 여부를 확인하는 등 바쁜 일과를 보냈습니다.


출처 - 뉴시스


3학년은 e학습터 등을 활용한 원격 수업을 하고, 스마트 기기로 수업을 진행하기에 무리가 있는 1, 2학년은 교육방송과 학습꾸러미를 활용해 수업합니다. 대학생이나 중, 고등학생과 달리 갓 입학한 초등학생들은 아무래도 돌봄이 더 필요한 상황이라 온라인 교육 과정에서 보호자들의 적극적인 관심이 필요합니다. 이런 상황 때문에 맞벌이 가정이거나 한부모 가정 등 사정이 여의치 않은 경우 보호자들은 아이들이 온라인 교육 과정에서 뒤처지거나 다른 문제가 발생하지 않을까 걱정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특히 보호자는 온라인 학급방을 통해 일일이 출결 처리를 확인해야 해서 아이가 아니라 부모가 개학했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보호자의 부담이 큰 편입니다. 출퇴근을 하거나 재택근무를 하고, 가사도 돌봐야 하고, 온라인 개학 전 아이들과 놀아주느라 지칠 대로 지쳤는데, 이제 아이들의 수업까지 일일이 챙겨야 하는 상황이니 학부모의 고충을 짐작할 만합니다. 불가항력으로 학교로 애들을 보내는 긴급 돌봄 신청 수가 한 달 새 2배 넘게 는 것도 이해할 수 있는 상황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사실 먼저 개학한 중, 고등학교 학생들이라도 사상 초유의 온라인 개학에 적응하기가 쉽지는 않은 상황입니다. "선생님이 이름 부르면 음소거를 해제하고 '네'라고 답하고 화면을 향해 손을 들어주세요"라는 초현실적인 출석 체크가 일상이 된 상황이니까요. 코로나19 속에서 처음 시도되는 교육계의 변화라 여기저기 미숙한 부분도 드러났습니다. EBS 온라인 콘텐츠 등 영상을 시청하고 답을 하는 등 양방향 소통이 되어야 하는데 소리가 나오지 않거나 영상이 나오지 않는 등 자잘한 문제는 부지기수였습니다. 망 과부하를 우려해 정부가 교육 영상의 화질을 SD급 이하로 만들라고 권고한 터라 영상의 질이 떨어져 UHD에 익숙한 학생들이나 선생님이 잘 알아볼 수 없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영상에 잡음이 섞이는 등의 기술적인 문제 등도 빼놓을 수 없지요. 온라인 개학을 처음 시도하는 선생님들의 입장에서도 30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데 최소 3시간이 걸리다 보니 말 못 할 고충이 많았습니다. 고등학교의 경우 학습량이 많고 수능을 준비해야 하는데 개학 연기로 수업 일수가 줄어 짧은 기간에 더 많은 학습량을 비대면으로 소화해야 하는 상황이라 선생님이나 학생이나 과부하가 걸리긴 매한가지였습니다. 하지만 애초 수업 자체가 불가능할 거라는 우려를 생각한다면 정말 원활하게 수업이 진행 중이라고 할 수 있죠. 코로나19가 야기한 위기 상황에서 모두 힘을 모아 만들어낸 또 하나의 기적인 셈입니다.


출처 - 세계일보


대학은 어떨까요? 대학생들의 경우 불만이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거의 폭발할 지경입니다. 전국 26개 대학 총학생회로 구성된 전국대학학생회네트워크의 조사에 의하면 대학교에서 실시 중인 온라인 강의에 대해 64.5%의 학생이 불만족을 표했습니다. 만족한다는 의견은 6.8%에 불과했죠. 대학 수업의 경우 교수와 학생, 그리고 학생들 간의 의견 교환 및 토론이 필요한데, 온라인 수업이 비대면이다 보니 제대로 진행되기 어렵다는 점이 불만족스럽다는 의견의 핵심입니다. 한편 학교별로 온라인 강의 사이트 서버 접속 오류가 나거나 일부 교수는 십수 년 전 동영상으로 온라인 강의를 때우는 등 전반적인 강의 콘텐츠의 미비도 불만의 대상이었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초중고처럼 동네에서 학교에 다니는 게 아닌 대학생들의 경우 주거 문제로도 큰 피해를 보고 있습니다. 기약 없이 미뤄진 개강, 강의 변동 등으로 자취방을 미리 계약해뒀던 학생들의 경우 계약을 해지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사이에 월세를 계속 내야 하는 상황이 학생들과 학부모를 힘들게 했습니다. 기숙사에 들어가기로 되어 있었던 학생들이라고 문제가 없었던 건 아닙니다. 사회적 거리두기 정책에 따라 기숙사에서 강제 퇴사를 당하는 경우가 있었으니까요. 이런 경우 학생들은 뒤늦게 자취방을 구하기 위해 발품을 팔거나 집으로 내려가 온라인 수업을 듣기 위한 준비를 해야 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4년제 대학의 97%가 5월 이후에 대면 수업을 시작하거나 1학기 전체를 아예 원격수업으로 하기로 한 탓에 학생들은 개인 PC 등 교육에 필요한 장비가 없는 경우 이를 장만하기 위해 추가적인 금전 부담을 떠안기도 했습니다. 등록금 마련하기도 쉽지 않은 상황이었는데 급변하는 상황 속에서 생활비와 월세를 마련해야 했고, 알바 자리에서 부당하게 해고당하는 일도 발생했습니다. 이런 개개인의 상황을 고려한다면 온라인 개강으로 인한 대학생 전체의 금전적인 피해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입니다. 한편 졸업을 앞둔 상황에서 대면 수업이 필수적인 강의가 갑자기 폐강되고, 토익시험이 계속 취소되고,  취업 시험마저 연기되는 탓에 졸업 요건이나 학점을 제대로 채울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하는 취업 준비생도 많았습니다.


출처 - 뉴시스


이에 따라 대학생들은 지난 21일 기자회견을 열고 대학 측에 등록금 반환 요청을 했습니다. 전국 203개 대학 2만여 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99.2%가 등록금 반환이 필요하다고 답했다고 하죠. 방법 또한 납부한 등록금을 반환하거나 환급해야 한다는 답변이 87.4%였습니다. 대학들이 내세운 장학금 지급안에 동의한 대학생은 11%에 지나지 않았죠. 학생들로서는 온라인 강의의 질이 떨어지고 도서관이나 기숙사 등 대학 시설 이용을 할 수 없는 상황인데 왜 비싼 등록금을 다 내야 하는지 이해할 수 없는 입장입니다. 이 때문에 미국에서는 대학생들이 소송전에 돌입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시사IN


코로나19가 참으로 많은 것을 뒤바꾸었습니다. 걱정도 많고 탈도 많은 온라인 개학, 개강이었지만 막상 시작해보니 좋은 점도 상당히 많았습니다. 초중고의 경우 교실 뒷자리에 앉은 학생들을 신경 쓰기 어렵지만 온라인 수업의 경우 모두가 선생님과 1:1 상황이라서 수업에 집중하는 학생들이 많다고 합니다. 보호자가 곁에서 수업을 참관하기도 하고 옆에 친구들과 장난질할 상황도 아니니 그럴 수 있겠더군요. 아이들이 등교하지 않으니 학교폭력 같은 대면으로 인한 문제 발생률이 현저히 떨어져 교사들 입장에서 행정력을 낭비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려운 시국에 하는 온라인 강의이다 보니 학생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해 재미있는 수업이 개발되기도 합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하지만 근본적인 문제는 남습니다. 교육의 불평등 문제죠. 정부에서 다양한 지원책을 개발했지만 극빈층의 학생들은 큰 어려움을 겪습니다. 학교에 가면 급식이라도 배불리 먹을 수 있었는데 이제는 끼니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합니다. 보호자의 학대나 폭력 등으로 집안 환경이 좋지 않은 학생들의 경우 온라인 수업이라는 상황이 극한 상황일지도 모릅니다. 자기주도 학습 능력이 떨어지는 초등학교 저학년생의 경우 보호자가 옆에서 얼마나 돌볼 수 있느냐가 교육의 질과 형평성과 관련해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 가능성도 있습니다. 부의 불평등이 교육의 불평등으로 이어져 사회적 격차, 계급의 격차가 더욱 커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감수성이 예민한 시기의 학생들의 경우 적절한 관리가 되지 않는다면 향후 그들의 인생이 전혀 달라질 가능성도 있습니다.

 

출처 - 한국일보

 

코로나19 시대에 교육계도 새로운 기준(뉴노멀)을 생각해야 합니다. 어떤 교육이 아이들에게 가장 필요하고 적합한 교육일지 모두가 한마음으로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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