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 진중권, 이분들 왜 이러실까?

무리-수1(無理手) 「명사」

「1」 『체육』 바둑에서, 과욕을 부려 두는 수.

「2」 도리나 이치에 맞지 않거나 정도에 지나치게 벗어나는 방식을 비유적으로 이르는 말.

 

표준국어대사전에서 찾아본 '무리수'의 뜻풀이입니다. 어떤 일이든 정도가 있습니다. ‘상식선’이라고도 표현하죠. 보통 사람의 상식을 뛰어넘는 일을 벌이는 사람을 두고 우리는 '무리수를 둔다'고 말하곤 합니다. 총선을 두 달여 앞두고 정치판에 무리수를 두는 사람이 많아졌습니다. 언제는 안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요즘 두드러지는 행보를 하는 안철수, 진중권 이 두 사람을 한번 살펴볼까 합니다. 


안철수 - 창당만 네 번째, 이 정도면 이미 중독?

 

안철수 국민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정치 행보를 하는 내내 숱한 무리수를 두었습니다. 한동안 잠잠했다가 정계에 복귀하자마자 "민중당은 주황색이지만 우리는 오렌지색이다"는 말로 구설에 올랐습니다. 네 번째 창당이라 그런지 안철수 위원장은 발언에 거침이 없습니다. 이제 정치에 대해 알 만큼 안다고 생각하기 때문일까요? 우선 '국민당'이라는 당명부터가 무리수입니다. 처음엔 '안철수 신당'이라고 하겠다고 했으나 선관위가 불허하자 '국민당'을 창당하겠답니다. 예전에 만든 '국민의 당'에서 조사 하나를 뺀 것인데요, 구글에서 '국민당'을 검색하면 중국 국민당이 먼저 나오니 분발하셔야겠습니다.

 

출처 - 뉴시스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정치 데뷔 때부터 한결같이 '기존 정치는 썩었다. 새정치를 하겠다'고 말해왔습니다. 이번엔 여기에 "최선의 해결 방법이 무엇인지 파악하고 대화와 타협, 합의를 통해 실행에 이끄는 것"이라는 '실용적 중도'란 새로운 기치도 들고나왔습니다. 조금 달리 표현하자면 '국영수 중심으로 예·복습을 철저히 했습니다'나 '조금 먹고 많이 움직여라'와 같은 급이 아닌가 싶습니다. 말로만 새정치를 논하지 말고 좀 구체적인 행동으로 보여주면 좋겠는데 말이죠. 결국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신당 창당 계획 기자간담회가 KBS 뉴스에서 단신 처리되는 굴욕을 겪어야 했습니다. 새로운 것 없이 반복되는 새정치 드립에 신물이 날 대로 난 국민과 여론을 생각하면 당연한 결과가 아닐까 합니다.  


 

진중권 - 우디르급 태세 전환


대표적인 진보 논객 중 한 명이자 차진 비유로 속 시원하게 '까는 맛'을 자랑했던 진중권 전 동양대 교수. 최근 정의당을 탈당하고 문재인 정부에 등을 완전히 돌리는 모양새입니다. 그런 그가 지난 9일 국민당 창당 발기인 대회에 강연자로 참석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그 자리에서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은 그런 진중권 교수를 "진보주의자라서가 아니라 진짜 민주주의자라서 존경하고 그 생각을 지지한다"라고 말했죠. 한때 진중권 전 교수가 안철수 창당준비위원장을 비판하다 못해 인식공격한다는 세간의 평을 듣기도 했던 걸 생각하면, 참 격세지감을 느낍니다.


출처 - 트위터


서울대 82학번 동기로 "너무 완벽해서 라이벌이라고 할 수 없다"는 발언까지 하며 조국 전 서울대 교수와 각별한 우정을 자랑했던 진중권 전 교수는 결국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의 안티로 돌아섰습니다. 검찰 개혁을 바라보는 입장의 차이와 맞물려 있는 상황이기도 합니다만, 진중권 전 교수의 이런 태도 변화에 대해 보수층은 지지를, 진보층은 배신감을 느끼고 있습니다. 조국 전 장관과 관련된 문제 제기와 해명은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문제를 제기하는 측은 '혼자 깨끗한 척하더니 남들 하는 것보다 더했다'고 비판하고, 다른 쪽은 '먼지 나올 때까지 털어대는 기우제식 수사’라고 검찰을 비판하고 있죠.  

 

출처 - 연합뉴스


진중권 전 교수는 2019년 말까진 그래도 아직 문재인 정권을 지지한다고 했는데, 최근에는 "문재인이란 분이 과연 대통령이라는 공직을 맡기에 과연 적합한 분이었는가 하는 근본적인 회의를 갖게 한다"고 날 선 비판을 했습니다. 조국, 문재인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가 태도를 바꾸는 이유는 대체 뭘까요?

 

출처 - 시사저널

 

연초 JTBC 신년토론회에서 자신을 비판하는 유시민 작가에 대해 진중권 전 교수는 "이분 육십 넘으셨다"는 둥, "유시민의 알릴레오는 음모론 생산해 판매하는 대기업"이라는 둥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팟캐스트 〈노/유/진의 정치 카페〉에서 오랜 기간 진행을 같이하기도 했던 사이인데 말이죠. 감정 전환의 스위치가 켜진 듯한 그의 분노와 거침없는 표현에 많은 분이 놀라기도 했습니다. 


출처 - 시사저널

 

극과 극은 통한다는 말이 있죠. 온라인상에는 "요즘 진중권을 보면 변희재가 떠오른다"고 얘기하시는 분이 많습니다. 한때 인터넷상에서 진보 논객으로 이름을 날리며 진중권 전 교수를 찬양하다가 인터넷 우익 언론을 창립하며 극우로 전향해 진중권 전 교수랑 박 터지는 토론까지 벌였던 그 '변희재' 말입니다. 어쩌다 '안철수-진중권', '변희재-진중권'이 한 세트로 묶이는 지경까지 왔는지 모르겠습니다. ‘안철수’ 개인과 태세 전환한 ‘진중권’ 개인을 지지하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과거 다른 길을 걷던 이들이 한통속처럼 회자하는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상전벽해와 같은 변화를 느낍니다. 세상 참 알다가도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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