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은 그대론데 신장개업? 총선 앞두고 당명 개정 잇따라

점심으로 무얼 먹을까 고민하다 딱히 떠오르는 게 없어 결국 중국집에 음식을 시키기로 합니다. 집에 쌓인 각종 전단 중 '신장개업'이라고 소개한 중국집을 찾아 잘해주겠지 하는 마음에 기다립니다. 도착한 짜장면을 먹는 순간 이상하게도 전에 먹던 짜장면과 맛이 똑같다고 느낍니다. 주문했던 전단을 다시 꺼내 자세히 살펴보니 상호만 바뀌었을 뿐 다시는 시켜 먹지 않기로 작정했던 동네 중국집임을 알고 분노하게 됩니다. 더 심한 경우 '신장개업'이라고 홍보하면서 전화번호와 상호까지 그대로 쓰는 경우도 있죠. 소비자를 우습게 알기 때문입니다.


출처 - 주간경향


총선을 불과 두 달 앞둔 지금 우파 정당들의 행태가 상호만 바꾸는 일부 동네 중국집과 다를 바 없습니다. 당 내용물은 그대로인데 이름표만 바꿔달려고 안달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뭐니뭐니해도 신장개업 속임수의 최강자는 자유한국당입니다.


출처 - JTBC


자유한국당은 총선을 앞두고 당명을 통합신당으로 개정하는 논의를 하고 있습니다. 새누리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이름을 바꾼 지 불과 3년 만입니다. 새누리당 이전엔 한나라당이었죠. 자유한국당은 당명뿐 아니라 당 로고, 상징색 등도 다 바꿀 계획이랍니다. 총선 때마다 이름을 바꾸고 상징색을 바꾸면 당이 바뀌는 걸까요? 정작 총선에 나올 면면은 먹던 짜장을 재활용하는 것이나 똑같은데 말이죠.

 

출처 - 오마이뉴스

출처 - 민중의소리

출처 - 연합뉴스


지난 5일 자유한국당의 비례대표용 위성정당인 미래한국당 대표로 자유한국당 4선 의원인 한선교가 선출됐습니다. 선거법을 악용해 의석을 늘려보려는 꼼수인 비례대표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것도 후안무치한데, 그 대표로 한선교를 앉히고 선거까지 하청 구조로 돌리려고 하니 자유한국당다운 발상입니다. 한선교는 총선 불출마 선언을 한 바 있는데, 현 상황을 보면 태세 전환이 참 빠릅니다. 성희롱 발언을 하고, 당직자에게 욕설을 하고, 기자에게 모욕 발언을 하는 등 각종 막말로 구설수에 오르내렸던 사람으로서는 너무나 당연한 선택이었나 봅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한편 정계에 복귀한 안철수는 신당을 창당하겠다면서 '안철수신당'을 당명으로 내세웠습니다. 중도 보수와 중도를 아우르겠다는데 창당 멤버들 다수가 이 이름을 쓰고 싶어한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맛집은 어떤 이름이든 맛만 있으면 상관없다고 생각했는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안철수는 요리가 완성되기도 전에 뛰쳐나가 그 길로 돌아오지 않기를 반복한 셰프였죠.

출처 - 경향신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지난 6일 "사당화와 민의왜곡의 우려가 있다"면서 안철수신당 명칭을 사용할 수 없다는 유권해석을 내렸습니다. 판단 근거는 사당화 우려, 균등한 선거 기회 훼손, 투표에서의 민의왜곡이었죠.

 

출처 - 연합뉴스


이제 총선이 불과 60여 일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줄기차게 이름을 바꿔대는 정당들이 과연 무엇을 세탁하고 싶어 하는지 잘 살펴야 할 때입니다. 우리의 한 표가 대한민국의 미래를 결정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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