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격차 해소, 100년씩이나 기다릴 수는 없다!

2018년에 이어 2019년에도 미투운동은 계속되었습니다. 조금씩 진전되고 있긴 하지만 현실의 벽은 여전히 높습니다. 다음 달이면 한국 미투운동이 본격화한 시발점이 된 서지현 검사의 미투 폭로 2주년이 됩니다. 서지현 검사는 JTBC 뉴스룸에 출연하여 안태근을 시작으로 검찰 조직 내 성폭력의 실상을 고발했습니다. 뒤이어 연출가 이윤택, 노벨 문학상 단골 후보로 거론되던 고은, 유력 대선 후보였던 안희정 등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미투 폭로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일부는 처벌받고 일부는 법망을 빠져나가기도 했습니다. 미투운동이 우리 사회의 인식을 진일보시킨 건 분명합니다. 하지만 미투 폭로가 있을 때마다 가해자 개인의 문제로 대할 뿐 성폭력의 문제를 사회구조의 문제로 보는 인식은 여전히 낮은 수준입니다.


출처 - 한겨레


대표적인 예는 진짜 미투와 가짜 미투를 남성들의 기준에서 판별하려 드는 것입니다. 피해자의 나이, 출신 평소 행동, 성폭력 전후로 보인 태도 등을 기준으로 소위 '피해자다움'을 감별하려는 것이죠. 일반인은 물론 범죄를 판결해야 할 판사, 검사, 변호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는 것은 똑같습니다. 이런 잣대로 순결한 피해자인 여성과 소위 꽃뱀으로 피해자들 사이를 갈라치기하고 사회적 낙인을 찍습니다. 이런 행위를 통해 2차 가해가 이어집니다.


출처 - KBS


성폭력만큼이나 2차 가해가 고통스럽다는 건 미투운동에 동참하는 사람들의 공통된 목소리입니다. 2017년 5월 체육계에서 첫 미투 폭로를 한 이경희 리듬체조 국가대표 코치의 경우도 그렇습니다. 대한체조협회 김 모 전무이사를 성추행과 강간미수 혐의로 고소했는데 수사 과정에서 검찰에게서 받은 조사가 자동차 안에서 성폭력을 당한 경험을 재현해보라는 등 인격 침해적인 것투성이였다고 하죠. 이는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본격적인 감사와 수사가 시작되자 가해자는 물론 체육계 주변인들로부터 각종 음해를 당하기 시작합니다. 두 사람이 원래 연인 사이였고 결혼까지 생각하는 깊은 사이이지 않았냐는 겁니다. 전혀 그렇지 않은데 말입니다. 이경희 코치는 2019년에 이르러서야 2차 가해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승소를 합니다. 판결은 벌금 300만 원의 약식명령. 액수가 크지 않아 몇 년간 감내한 고통에 비하면 그야말로 조족지혈이지만 가해자가 잘못하고 자신에게 잘못이 없다는 걸 인정받은 것만으로도 올림픽 금메달을 딴 기분이라고 소회를 밝혔습니다. 2차 가해가 명예훼손에 해당하는 범죄이며, 올해부터 불법 영상물 피해자 대신 정부가 삭제 비용을 대고 이 비용을 가해자와 유포자들에게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 것은 큰 진전이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하지만 사회구조적인 여성혐오와 차별은 여전합니다. 이전에 생각비행에서도 여러 사례를 든 바 있죠. 젊은 남성들을 중심으로 요즘은 오히려 남성이 역차별을 당한다는 볼멘소리가 나오는데, 사례와 통계를 보면 사실이 아닙니다.



남성 역차별? 여성이라 차별당하는 구조적 현실이 더 문제다! : https://ideas0419.com/998



학교, 학과, 학점이 같아도 여성 소득은 남성의 82.6%에 불과하며, 심지어 여성이 더 우수한 성적을 거둬도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입사에 탈락하는 사례가 비일비재했습니다. 업계 전체가 사상 검증을 하듯 페미니즘을 검열하는 것도 문제입니다. 3년 전 김자연 성우가 자신의 SNS에 메갈리아 후원 티셔츠를 입은 사진을 올렸다는 이유로 넥슨 게임에서 퇴출당한 적 있는데요, 3년이 지난 지금도 게임 업계는 변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아르카나라는 게임의 일러스트레이터가 3년 전 김자연 성우 지지글을 썼다는 이유만으로 일러스트 작업에서 퇴출당했기 때문입니다. 이때 이 게임 회사는 사회적으로 논란의 여지가 있는 작가 리스트를 언급해 게임 업계 내에 블랙리스트가 존재한다는 의심을 샀죠. 자신들은 그저 업계 내 리딩 컴퍼니인 넥슨의 사례를 따랐을 뿐이라면서 말입니다. 게임 업계 내에서는 외주 일러스트 등의 작업을 하는 여성에게는 SNS 사용 유무 등을 체크하며 사실상 여성주의에 대한 검열을 하고 있다는 소문이 자자합니다.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업계 특성상 남성 소비자의 비율이 높기 때문인 듯한데, 일부 극렬 소비자의 입장만을 대변할 경우 그 업계나 장르 자체가 점점 좁아지며 도태될 수 있으니 업계와 소비자의 자성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공공 부문은 좀 나아야 할 것 같지만 그렇지도 않습니다. 지난 11일 전남도청 여성 공직자들의 승진이 불공정하다는 비판이 나왔습니다. 전남도 공무원 직급별, 성별 분포 자료에 따르면 4급 공무원 99명 가운데 여성은 7.1%인 7명입니다. 3급은 19명 중 1명, 2급과 1급은 아예 없습니다. 여성이 공무원 성별 채용률의 56%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여성 합격자 비율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인데 어째서 고위직은 남성이 독점하고 있는 걸까요? 능력과 자질 대신 조직 내 여성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관행과 문화라는 이름으로 굳어져서 그럴 확률이 높습니다.


출처 - 한겨레


교육계에서는 서울교대 집단 성희롱 사건으로 연루돼 서울시교육청이 중, 경징계 처분을 내린 현직 교사 4명과 임용대기자 7명 등 11명이 처분이 과하다면서 전원 재심을 신청했습니다. 이들은 서울교대 재학 시절 단톡방 등에서 여학생 외모를 품평하고 성희롱 발언을 해 징계를 받았습니다. 심지어 한 현직 교사는 겉모습이 예쁘고 성숙한 초등학교 5학년 여자애는 따로 챙겨 먹는다는 입에 담기도 더러운 말을 서슴지 않았다고 하죠. 매일 아이들을 대면하는 교사의 인식이 이 모양이니 학급 남아들이 뭘 보고 배우겠습니까?


출처 - 한국일보


언론의 경우 진일보한 면도 있습니다. KBS 9시 뉴스를 진행하는 메인 앵커로 40대 여성 기자가 발탁되었죠. KBS 9시 뉴스 앵커를 여성 기자가 맡는 건 이번이 처음입니다. MBC와 SBS가 일찌감치 메인 앵커로 여성 기자들을 발탁했던 것과 달리 KBS는 중년 남성 앵커와 젊은 여성 아나운서 조합을 고수했던 과거의 전례를 비추어볼 때 변화의 흐름을 감지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부족한 면도 많습니다. 광주MBC 라디오 프로그램의 사례처럼 여성을 외모로 품평하고 미투를 우습게 여기는 말투를 여과 없이 공중파에서 내뱉는 일도 있었으니까요. 진행자가 여성 트로트 가수들 몸매를 품평하더니 미투에 걸리지 않는 선에서 자신이 한 번쯤 만져보겠다는 소리를 낯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했습니다. 같이 있던 진행자도 사실상 동조했고요.


출처 - 한겨레


기술 발달에 따라 점점 인공지능이 사회에서 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는데요, 그런 인공지능조차 여성이라는 이유만으로 감점을 합니다. 아마존은 2014년부터 개발해 온 AI 채용 프로그램을 폐기했다고 하죠. 프로그램이 경력 10년 이상 남성 지원자 서류만 후보로 제시했기 때문입니다. 인공지능 채용 프로그램이 여성이라는 단어 자체를 감점 요소로 분류하기 시작한 겁니다. 지난 10년간 회사가 수집한 이력서 패턴을 AI가 학습한 결과를 토대로 지원자들의 서류를 심사하니 남성 비율이 높은 IT 업계의 현실이 그대로 반영되게 된 겁니다. 아무리 AI라고 해도 무에서 창조되는 것이 아닙니다. 인간들이 의식적으로 쌓아온 사회 시스템을 데이터의 원천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도 입사에 AI를 도입하기 시작한 기업들이 있는데요, 기술이 중립적이고 객관적이지만은 않다는 점을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올해 세계은행이 발표한 〈여성, 비즈니스 그리고 법〉이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남성과 여성에게 경제적, 법적 권리를 동등하게 보장하는 나라는 187개국 중 단 6개국뿐이라고 합니다. 벨기에, 덴마크, 프랑스, 라트비아, 룩셈부르크, 스웨덴이 그런 나라입니다. 보고서에 따르면 100점 만점 기준에 전체 평균 74.71점으로 여성이 누리는 권리는 남성의 4분의 3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한국은 전체 평균보다는 높았지만 50위권 안에도 들지 못했습니다. 세계경제포럼의 세계 성 격차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전체 153개국 중 108위에 머물러 성 격차가 큰 국가에 속했습니다. 다행히 작년보다는 7계단 상승했습니다. 하지만 좋아할 일이 아닙니다. 세계경제포럼은 세계 성 격차 해소에 99.5년이 걸린다고 발표했기 때문입니다. 남녀평등을 이루기가 이토록 어려운 일일까요? 우선 현실 인식부터 바꿔야 합니다. 천 리 길도 한 걸음부터라는 속담이 있습니다만 100년씩이나 기다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닙니다. 남녀가 정말로 평등해지는 날이 속히 오길 기대합니다.

댓글(9)

  • 2019.12.19 22:53 신고

    한국에서는 남녀가 평등해질 수 없습니다.
    평등해지면 여기저기서 난리납니다. 미투. 페미니즘. 일단 여성과 남성의 격차해소이전에
    여성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한 이슈가 너무 많아서...
    이때다 싶은 기회주의자들도 많이 보이고... 가해자는 법의 심판을 받아 마땅하지만...
    정치적으로 미투가 이용당하는 거 같네요.
    그리고 성관련 범죄가 남자가 여자에게 가하는 것이 아닌 반대의 경우도 많습니다.

    • 2019.12.20 09:47 신고

      남녀평등이 이뤄지지 않는 이유를 여성의 탓으로 돌리시려는 것 같군요.
      여성 중에 기회주의자가 있을 수 있겠지만 그것이 왜 남녀가 평등해져서는 안 되는 이유가 될 수 있는지 모르겠군요. 정치적으로 미투가 이용당하는 것 같다고 하셨는데 누가 어떤 이유로 이용하고 있다는 말씀이신지요?
      성 관련 범죄 또한 여성이 가해자인 경우도 있을 수 있겠으나 이를 이유로 남녀평등을 반대한다면 침소봉대가 너무 과한 것 아니겠습니까?
      베짱이님 가족, 친척, 지인 중에는 여성이 없습니까? 그들이 지금과 같은 환경에서 그대로 살아가도 괜찮겠습니까?

    • 2019.12.20 12:54 신고

      사람 사이의 관계는 서로 유기적인 소통에 의한 것이기 때문에 일방적으로 누구의 탓이라고 몰아갈 수 없는 성격의 것입니다.

      불합리하다고 느끼면 불합리한 처우를 제공하는 대상에게 그러지 말라고 정당하게 요구하고, 혹시라도 그 요구에 발생할지도 모를 피해를 감수하면 문제는 쉽게 해결 됩니다. 그러한 과정을 투쟁이라고 합니다.

      예를 들어 모욕적 언어폭력 등 차별을 일삼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과 가까이 하지 않거나 그사람과 자연스레 거리감을 두면 됩니다. 그런데 보통은 짜증나고 불편하다고 느끼지만 자신의 이익을 위해 속마음을 감추고 연기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상대방은 그래도 되는 줄 알고 미친짓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미친짓을 하도록 방관한 사람에게도 문제가 있다고 봐야 하지 않을까요? 보통 미친짓을 하는 사람에게 충격적인 피드백을 주면 그 피드백을 준 사람에게는 미친짓을 하지 않거나 그 사람을 피합니다. 보통 미친짓을 하는 인간들은 쉬운 희생양을 골라 미친짓을 하는 경향이 있으니까요. 즉, 개인의 선택이 크게 작용한다는 의미입니다. 나에게 불평등한 행위를 하지 말라고 강하게 요구하고, 그에 따르는 상대방의 행위들 감수하면 됩니다. 그런 과정이 쌓이고 쌓이면 조금씩 불평등은 사라집니다.

      그리고 이러한 상황은 꼭 이성간에만 발생하는 것이 아닙니다. 동성간에도 나이가 많고 적음과 상관없이 발생합니다. 이성갈등 등으로 사회적 불안을 가중시키려는 기회주의자 혹은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속아서 같이 서로 도우면서 살아가기에도 힘겨운 세상을 서로 싸우는 것으로 더 극한의 상황을 만드는 것에 여성들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듭니다. (보통 주인은 노예끼리 싸워서, 주인에게 반항하지 못하게 하는 용도로 서로 이간질시킵니다.)

      겉으로는 여성을 위해 주는 거 같지만, 결과적으로는 남성으로 하여금 여성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큽니다. 평등과 불평등은 사회가 만들어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 가능할수도 있겠지만 수십년 이상 걸릴겁니다. 법으로 강제하면 가능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민식이법 같은.. 아마 민식이법 시행으로 아이 등하교를 해주던 여성운전자들이 징역살이 하는 경우가 남성보다 더 많아질 거 같아 전 그게 우려가 됩니다.) 그보다 개인의 역량을 키워서 상대가 나에게 불평등한 행위를 감히 생각하지 못하도록 개인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게 더 빠릅니다.

      넌 애비 애미도 없냐? 피해자가 너의 누나, 딸, 여자친구, 엄마였다고 생각해봐!! 라는 감정적인 이야기는 미투의 본질과는 상당히 괴리감이 있고, 상당히 지엽적인 문제입니다. 이성 불평등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을 해야지, 이성 불평등을 이용하려는 사람들에게 이로운 먹이감을 제공해주면 안되기에 하는 말이었습니다.

      그리고 페미니스트 인척 하는 사람은 많지만 페미니스트인 사람은 많치 않습니다. ~ 인척 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아닐까 생각해봐야할 문제가 같네요.

      그리고 남녀평등을 반대한다는 것이 아니고,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 하면, 그만큼 엄청난 부작용으로 고생한다는 것을 이야기하는 겁니다.

    • 2019.12.20 19:55 신고

      불합리하고 불평등한 처우를 하는 사람이 있다면 그 주변에 있는 사람들에게도 잘못이 있다고 책임 지우려는 태도는 우리 사회에 만연한 성폭력 사건 피해자들에게 '피해자다움'을 요구하며 피해자의 권익을 보호하지 않는 입장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습니다.

      안희정 사건에서도 많은 이들이 피해자에게 왜 위력에 저항하지 않았느냐며 피해자의 적극적 대응을 위축시켰습니다. 안희정 변호인단도 이를 이용해 사건을 '불륜'으로 몰아갔습니다.

      안희정 사건의 피해자는 안희정에게 대체 어떠한 '충격적인 피드백'을 줘야 했을까요? 피해자에게 "개인의 선택이 크게 작용한다"는 말을 하는 것은 네가 잘했으면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았을 것 아니냐는 말과 다르지 않습니다.


      위력에 의한 성폭력, 구조화된 부의 불평등, 권력에 의한 인권유린 같은 상황이 우리 자신이 용인한 결과입니까? 그렇지 않습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사회적 제도로 굳어지거나 인습이 되어버린 것이 얼마나 많습니까?


      "서로 도우며 살아가기에도 힘겨운 세상을 서로 싸우는 것으로 더 극한의 상황을 만드는 것에 여성들이 이용당하고 있다"는 말씀은 도무지 납득하기 어렵군요. 여성들이 미투운동에 참여할수록 남성이 여성을 혐오하게 되어 남녀평등의 사회가 더 늦게 도래하게 된다는 뜻입니까?


      "평등과 불평등은 사회가 만들어 줄 수 있는 영역이 아닙니다"라는 말씀에도 동의할 수 없습니다. 미투운동'이야말로 여성 개개인이 주체적으로 나서서 하나의 사회적 흐름을 만들어낸 것 아닙니까? "상대가 나에게 불평등한 행위를 감히 생각하지 못하도록 개인 스스로 능력을 키우는 게 더 빠릅니다"라는 말씀이 진심이시라면, 놀라운 용기를 내어 혐오에 맞서고 성폭력 상황을 드러내어 이를 사회적 문제로 인식시킨 여성들을 지지하고 격려하지는 못할망정, 네 개인의 능력을 키우는 게 최선이라는 식으로 얘기해선 안 된다고 봅니다.

      피해자가 나의 누나, 딸, 여자친구, 엄마였다고 생각해보는 것이야말로 미투운동의 핵심이고 본질입니다. 미투운동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왜 "With you"라고 응원의 뜻을 보내는지 생각해보셨습니까? 타인의 고통에 냉담한 채 어떻게 연대할 수 있을까요? 과연 님께서 말씀하시는 "이성 불평등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은 무엇입니까? 이성 불평등을 이용하려는 자들에게 미투운동이 이로운 먹잇감이 되니 미투운동을 자제하는 게 더 낫다는 뜻입니까?

      페미니스트인 사람이 많지 않다는 말씀에는 동의합니다. 처음부터 페미니스트로 태어나는 사람은 없으니까요. 다양한 관계 속에서 생각이 깊어지고 타인의 고통에 공감하면서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그러니 "~인 척하는 사람들에게 이용당하는 것은 아닐까" 충고하기에 앞서 여성의 육체와 마음을 남성의 통제 아래 두려는 것은 아닌지 스스로 되물어보시기 바랍니다.

      대한민국이란 사회가 미투운동에 나선 분들이 얼마나 큰 사회적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곳인지 이해하신다면, 남녀평등을 "아무런 대가도 지불하지 않고, 쉽게 얻으려 하"는 것이 아님을 아실 수 있을 텐데요? 그게 아니라면 대체 어떤 대가를 지급해야 남녀평등을 이룰 수 있는 걸까요?

    • 2019.12.20 21:41 신고

      답변 드려요. ^^

      안희정 사건을 예시로 들어주셨는데요. 위력을 당할 상황에 노출되지 않으면 됩니다. 그 상황에 노출된 것은 전적으로 피해자의 선택들이 모여서 만들어 진 거에요. 애초에 그런 상황이 발생하지 않도록 초기에 예방활동을 했으면 됩니다.

      피해자분께서 그러한 유혹이나 상황에서 벗어날 선택권이 전혀 없었을까요? 불쾌한 상황이 벌어지는 거 같으면 뿌리치고, 사과를 요구하거나 타인에게 도움을 청하면 애초에 성폭력 등의 사건으로 확대되지 않았을 수도 있죠. 모든 범죄는 단계가 있습니다. 바로 강력범죄가 발생하지 않습니다. 조금 냉정한 예시일 수 있지만 [깨진 유리창의 법칙]을 한번 보시길 권해드립니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해봐야 대세에는 아무런 영향이 없습니다. 전 그냥 원론적이고 이성적인 접근을 한 거에 불과합니다. 감정적으로 접근하면 한도 끝도 없습니다.

      남녀평등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가?라는 질문의 답은 누가 할 수 있을까요? 그나마 현실적인 벤치마킹 예시는 이스라엘정도를 들 수 있지 않을까 싶네요. 주변 국가의 위협적인 요인이나 병역문제나 출생 결혼 기타 등등이 한국의 상황과 비슷합니다.

      그리고 글쓴이의 의견을 무시하거나 반박하는 게 아니라. 개인 의견을 댓글로 단 것이랍니다. 나와 의견이 다르다 라는 개념이지. 너는 틀렸고, 내가 옳다 가 아닙니다.

    • 2019.12.23 15:26 신고

      위력을 당할 상황에 노출되지 않으면 된다는 식의 접근은 지극히 가해자 중심적이라고 봅니다. 특히 위력의 상황에 노출된 것이 전적으로 피해자의 선택들이 모여서 된 것이라는 말씀은 납득하기 어렵습니다. 공공장소에서 은밀하게 자행되는 몰카, 직장에서 일어나는 성추행 등이 피해자의 선택에 의한 것입니까? 네가 적극적으로 대응하지 않아서, 네가 적절히 제어하지 않아서, 그런 일이 벌어진 것이라는 식의 대응이 2차 가해로 이어집니다.

      또한 가해의 상황이 성폭력 등으로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하는 것이 어찌 피해자의 역할일 수 있습니까? 난처한 상황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공포에 짓눌리거나 심적 부담 때문에 공황 상태에 빠져 어떠한 대응도 할 수 없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지하철 성추행처럼 주변 사람들에게 도움을 요청하여 모면할 수 있다면 그나마 다행스러운 상황이라 할 수 있겠지만, 신림동 강간미수 사건처럼 본인이 예상하지도 제어할 수도 없는 상황이 실제적인 성폭력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얼마나 많습니까? 가족이나 상사, 지인 등에 의해 은밀하게 이뤄지는 성폭력 상황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이처럼 성폭력 사건이란 결과가 가해자가 무언가를 하지 않아서 발생한 것으로 보는 시각은 "피해자다움"을 강요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입니다.

      실제로 한국형사정책연구원이 1989~2017년 판결문을 분석해 펴낸 <장애인 범죄피해실태와 대책에 관한 연구>를 보면 장애인 피해 범죄 1302건 중 615건(47.2%)이 성폭력 범죄였습니다. 615건 중 연령대가 파악된 성폭력 범죄(582건)의 장애인 성폭력 피해자는 10대 이하(210건·36.1%)가 가장 많았습니다. 가해자는 알고 지낸 사람, 이웃, 가족 혹은 친척 순으로 면식범이 3명 중 2명꼴이었습니다. 또한 장애인 피해 전체 범죄의 37.4%가 '집'에서 발생했습니다. 성폭력 범죄는 집이 52.1%로 다른 장소보다 많았고, 가해자 집(40.4%)에서의 발생 빈도가 두드러졌습니다.

      상황이 이 지경인데도 피해자들이 적극적으로 대응하기만 하면 성폭력 사건에서 자유로울 수 있는 것처럼 말씀하시는 건 남녀평등, 성 격차 해소와 너무나 먼 이야기입니다. 남녀평등을 어떻게 하면 이룰 수 있는가에 대해 저희도 정답을 제시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님처럼 생각하시는 분이 많이 계신다면 남녀평등을 이룰 수 없다는 건 분명해 보입니다.

      '깨진 유리창 이론'은 사소해 보이는 무질서나 작은 범죄들을 방치하면 그 지점을 중심으로 범죄가 확산하기 시작한다는 점을 경계하는 범죄학 이론입니다. 범죄를 줄이기 위해서는 사소하고 지나치기 쉬운 무질서나 경범죄를 단속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응당 성폭력 사건 예방도 중요한 사회적 대응이겠지요. 그런 차원의 문제 제기는 적극 환영합니다. 다만 이를 피해자들이 해야 할 몫인 것처럼 자꾸 말씀하시는 것에 우려를 표하는 것입니다.

    • 2019.12.24 04:08 신고

      [ 납득하기 어렵다. ] 라는 게 답변의 주된 핵심이네요. 납득 여부는 개인의 주관적인 판단이 강하게 개입되는 부분입니다. 특정 사건에 매몰되서 생각하지 말고,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길 권해드립니다.

      [ 상황에 노출되지 않으면 된다 ] 라는 건 알아서 범죄 발생 가능성이 있는 공간이나 시간 등 특정 상황을 피하면 된다는 의미입니다. [ 가해자 중심적 이다 ] 라고 하셨는데, 똥은 무서워서 피하는 게 아니고 더러워서 피하는 거에요. 내 앞에 똥이 있으면 똥을 피하는 게 당연한거 아닌가요? 굳이 똥을 찾아서 갈 이유가 있나요? 똥을 범죄가 발생하는 상황이라고 대입해서 생각해보시면 이해가 될 거라 생각되네요.

      그리고 논리로 안되니까 자꾸 통계자료를 가지고 오시고 하시는 데, 본질만 왜곡시킬 뿐입니다. ^^ 제가 쉽게 설명 드릴게요.

      굳이 똥인줄 알면서 똥에게 다가간 사람이 똥을 뒤집어 쓰는 피해를 당하면 너가 똥을 충분히 피할 수 있었는데 왜 똥한테 다가가서 이런 고생을 하니? 라고 되묻는게 일반적인 거 아닐까요? 즉, 똥에게 다가간 너의 선택으로 인해 너가 똥을 뒤집어 쓴거야. 라고 똥을 뒤집어쓴 사람의 부주의도 지적해야 맞지 않을까요?

      범죄자는 범죄대상을 선정할때 만만하고 범죄 성공률이 높을 만한 사람을 선정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내가 스스로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범죄가 발생할만한 상황을 피하고, 그런 상황에 직면했을때 슬기롭게 피할 수 있는 기본적인 능력정도는 키워야 맞지 않나요?? 이건 남녀노소 국적에 상관없이 통용되는 상식 아닌가요?

      여기까지입니다.

    • 2019.12.26 08:37 신고

      성폭력 사건 범죄 피해자를 똥을 피하지 못한 사람이나 굳이 똥을 찾아서 간 사람들에 비유하시다니 더 논의할 의미를 찾지 못하겠군요. 마지막으로 한 가지만 말씀드리겠습니다.


      저희가 인용한 통계자료의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니 성폭력 상황을 피하지 못한 사람이 문제라거나 본질을 왜곡시킨다는 식의 주장을 하시는 것이라고 봅니다. 이번엔 더 일반적인 통계를 알려드리죠.

      경찰청이 발간한 <2017 범죄통계>에 따르면 2017년 발생한 전체 범죄 건수는 166만 2341건으로 집계됐습니다. 살인·강도·절도·폭력·사기 등 범죄는 감소하는 반면 성범죄(강간·강제추행) 발생 건수는 2014년 2만 155건, 2015년 2만 1286건, 2016년 2만 2200건으로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2017년 발생한 성범죄를 유형별로 보면 강제추행이 1만 7947건(74.4%)으로 가장 많았고, 이어 강간(21.7%), 유사강간(2.6%), 기타(1.3%) 순이었습니다. 이 가운데 유사강간을 포함한 강간 범죄자의 절대다수는 남성(98%), 피해자의 절대다수는 여성(97.8%)이었습니다.

      드러나지 않는 성범죄 사건이 많다는 걸 감안한다면 실제 성범죄는 이보다 훨씬 더 많이 발생했을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범죄 발생 건수 통계치가 이처럼 늘어나는 데에는 사회적 인식 변화가 큰 영향을 미쳤기 때문입니다. 경찰은 성폭력 피해를 겪고 신고를 꺼리던 여성들이 적극적으로 피해 신고에 나서면서 파악되는 성폭력 건수가 늘어났기 때문으로 파악했습니다.

      성폭력 피해가 극단적으로 여성 중심인데, 이런 상황을 두고 범죄를 피하지 못한 사람의 문제로 국한하시겠습니까? 범죄의 표적이 되지 않도록 여성 개개인이 노력하면 해결될 일입니까? 아닙니다. 여성들에게 똥을 피하지 못했다고 탓하는 건 2차 가해일 뿐입니다. 그런 인식에서 벗어나야 제대로 된 예방을 할 수 있습니다. 미투운동이 바로 그런 변화를 촉발한 계기입니다.

      저희도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 2019.12.26 21:20 신고

      문맥 이해력이 다소 낮으신 분이시군요.

      위험한 곳에 굳이 찾아가서 사고 당하는 사람이 문제가 있는거 아닌가요?

      위험하다고 생각되면 알아서 피하는 게 좋다.는 아주 당연한 이야기를 하는데 자꾸 엉뚱한 소리와 통계만 가져오시네요.

      예를 들어 누가 날 죽이려고 달려들면, 일단 피하는 게 합리적인 판단 아닐까요? 맞서 싸우려면 최소한 상대를 제압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상대를 제압할 능력도 안되면서 무모한 선택을 한다는 것은 앞으로 나에게 벌어질 불상사를 오롯이 감수하겠다는 의미죠.

      지금 글쓴이가 주장하는 논리는 " 내 맘이야!! 내 맘대로 할꺼야. 그렇지만 내가 쳐맞으면 인과관계 상관말고, 내가 엄청 쳐맞았으니까. 저 ♫♪♪♫ 죽여줘. 왜냐면 난 피해자잖아. "라는 말과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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