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한당의 필리버스터 이후 공수처법과 선거법의 향방은?

2019년이 저물어가는 가운데 크리스마스 시즌에 국회에서 체력장이 열렸습니다. 학력고사 시절에나 있던 그 체력장이 아니라 자유한국당 구태들이 자행한 필리버스터 때문에 열린 체력장을 얘기하는 겁니다. 2016년 2월 23일 더불어민주당 소속 국회의원 108명이 테러방지법 표결을 막기 위해 했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와 달리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아무 말 대잔치 수준으로 시간 끌기를 하는 행태를 보였습니다. 필리버스터 중에는 국회의장단이 교대로 진행을 해야 하는데, 짐을 나눠 들어도 모자랄 판에 자유한국당 출신 이주영 부의장은 사회권을 거부하기까지 했습니다. 이 때문에 나이 70이 넘은 문희상 국회의장과 주승용 부의장 두 명이 2교대로 사회를 봐야 했습니다.


출처 - JTBC


자유한국당이 이렇게까지 버틴 이유 중 두드러지는 것은 역시 공수처법과 선거법이죠. 공수처 설치법 최종안이 공개되자 이를 놓고 자유한국당은 거세게 반발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1 협의체가 최종 합의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 수정안에 원안에 없던 새로운 조항이 추가됐기 때문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24조에 검찰이나 경찰이 범죄 수사 과정에서 고위공직자의 범죄를 알게 되면 곧바로 공수처장에게 통보해야 하는 조항이 담겼습니다. 처음에는 공수처장이 검찰과 경찰에게 사건을 넘기라고 할 수 있는 권한만 명시했지만 수정안은 아예 수사기관이 공수처에 통보해야 할 의무를 지운 겁니다. 또한 공수처 검사 자격을 관련 경력 10년에서 5년으로 완화했습니다. 이는 좀 더 젊은 인재들이 모여 수사 공백이나 혼란 없이 고위공직자들을 수사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해먹은 게 많아 발이 저린 건지 자유한국당은 결단코 받아들일 수 없다며 맞서고 있습니다. 검찰 또한 제대로 해야 할 수사들을 미뤄놓은 채 위헌 운운하며 볼멘소리만 하고 있습니다.


출처 - JTBC


선거법은 각 당의 명운 그리고 국회의원 각각의 밥그릇이 걸려 있는 만큼 더 첨예하게 대립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라는 이름을 걸고 있긴 합니다만 애초 4+1 협의체가 밝힌 것처럼 민심이 의석으로 반영되는 투표제를 만들지는 못했습니다. 4+1에 속하는 정당들조차 만족하지 않은 채 어쩔 수 없이 합의한 겁니다. 이렇게라도 해서 다당제로 가는 물꼬는 텄다고 인정해줄 수 있을지 앞으로 국민의 판단이 남았습니다. 부족하지만 동물 아니면 식물 국회였던 우리나라 국회가 4+1 협의를 통해 조금이나마 변화의 기미를 보였다는 정도의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듯합니다.


출처 - 머니투데이


자유한국당은 공직선거법개정안에 맞서 비례대표 의석 확보를 위해 위성정당을 만들겠다는 꼼수를 드러냈습니다. 비례한국당이라고 이름까지 정해놨는데 당명을 선점당해 사용할 수 없게 됐다는 기막힌 소식도 전해졌죠.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비례한국당이란 위성정당을 만든다 한들 더불어민주당이 비례민주당으로 받아친다면 별반 차이가 없습니다. 리얼미터에서 현재 지지율로 시뮬레이션을 한 결과 더불어민주당 140석, 자유한국당 115석, 바른미래당 16석, 정의당 5석이란 결과가 나온다고 하죠. 다양한 의제와 인재를 받아들이자고 개정한 선거법이 위성정당이란 꼼수를 도입하는 순간, 사실상 무력화되어 지금과 다르지 않은 양당제가 지속된다는 얘깁니다. 이 때문에 선거법 개정안은 국회 표결도 하기 전에 위성정당 금지법 등의 재개정에 착수하겠다는 소리까지 나오고 있습니다.


출처 - 뉴스1


25일 자정 회기 종료와 함께 필리버스터는 자동 종결되고 국회는 곧바로 새 임시국회에 들어갑니다. 국회법은 필리버스터가 진행된 안건은 바로 다음 회기에 지체없이 표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공수처법과 선거법 모두 이제 표결에 들어갑니다. 형사소송법과 검찰청법 개정안 등 검찰개혁 법안과 유치원 3법 같은 나머지 패스트트랙 법안도 같은 방법으로 하나씩 처리될 예정입니다. 어떻게 보면 정해진 수순이라고 할 수 있지만 4+1 협의체와 자유한국당의 극단적 대치는 2019년을 넘어 2020년 새해까지 이어질 전망입니다. 선거법과 공수처법이 통과되면 시민들의 바람이 좀 더 잘 전달되는 정치가 펼쳐질 수 있을까요? 대한민국의 미래에 큰 영향을 미칠 표결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국회의원들이 더 나은 판단을 할 수 있도록 국민의 관심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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