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서 욕설하는 국회의원은?

국회의원의 막말 논란이 어제오늘 일은 아닙니다만 최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들의 막말은 도를 넘고 있습니다. 특히 책임 있는 자리에 있는 사람까지도 선을 넘어 욕설까지 내뱉는 걸 보면 자유한국당에는 어떻게 그렇게 끼리끼리 모여 있나 싶은 생각까지도 들죠.


출처 - MBC


어제 '여상규 욕설'이 실검이 1위에 올랐습니다. 자유한국당 소속인 여상규 의원은 현재 법사위원장입니다. 아무리 소속이 자유한국당이더라도 법사위원장이라는 직책을 맡았으면 위원장으로서 사명감과 품격을 갖추고 의원들 간에 조율을 해야할 터입니다. 하지만 그동안 노골적으로 자유한국당 편을 들며 수많은 민생 법안과 개혁 법안들은 무산시키는 등 문제가 많았죠. 그런데 7일 국정감사장에서 다른 의원도 아닌 법사위원장이 의원을 향해 노골적인 욕설을 내뱉었습니다.


출처 - MBC


지난 7일 여상규 본인이 고발 대상자로 포함된 패스트트랙 충돌 사건과 관련한 국정감사였는데요. 서울 남부지검과 서울중앙지검 등에 대한 국회 법사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법사위원장이자 고발 대상자인 그가 서울남부지검장을 향해 패스트트랙 사건은 "정치의 문제다, 검찰이 손댈 일이 아니다"라고 직접적인 외압을 행사했습니다. 그러면서 서울남부지검 기관장들을 향해 "수사할 건 수사하고 하지 말 건 하지 않는 게 진정 용기 있는 검찰"이라며 법사위 의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노골적으로 외압을 행사했죠.


출처 – 연합뉴스


이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김종민 의원이 법사위원장이 국감장에서 검찰을 대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건 "사실상 수사를 하지 말라는 취지로 발언했는데, 국감 감사위원 자격으론 해선 안 될 말이다. 명백하게 반칙"이라고 비판했습니다. 여기서 문제의 욕설이 터집니다.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김종민 의원에게 "웃기고 앉아있네 XX 같은 게"라고 한 것이죠.

 

사실 여상규의 인성은 예전부터 문제였습니다. 그는 1980년 판사 시절 간첩방조 혐의로 석달윤 정보과 형사에게 무기징역을 선고했습니다. 석 씨는 중앙정보부의 고문 끝에 허위 자백을 했다고 주장하며 재심 신청을 해 2009년 무죄 선고를 받았습니다. 간첩조작사건의 일원으로 한 사람의 인생을 망친 종범 중에 하나지요. 지난 2018년 SBS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 이 판결에 대해 전화 인터뷰를 했는데 여상규는 석 씨가 "소문을 당했는지는 모르겠다"고 답했고, 이제 제작진이 "1심 판결로 한 분의 삶이 망가졌는데 책임을 느끼지 못하나"라고 재차 묻자 "웃기고 앉아있네, 이 양반이 정말"이라고 화를 내며 전화를 끊어버린 전력이 있죠. 이번에도 웃기고 앉아 있네부터 내뱉는 걸 보면 욕도 인성처럼 변할 줄 모르나 봅니다.


출처 – JTBC


TV에 생방송 되는 줄도 모르고 욕설을 내뱉은 여상규는 이를 알게 되자 면피를 위해선지 김종민 의원에게 사과를 했고 김 의원도 이를 받아들이긴 했습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도 아닌 국감장에서 법사위원장이 욕설을 했다는 건 큰 사건이라 민주당에서는 여상규를 국회 윤리위에 제소했고 정의당도 법사위원장 사퇴와 징계를 촉구했습니다. 또한 욕설도 욕설이지만 법사위원장의 직책을 달고 사실상 패스트트랙을 수사하지 말라고 검찰을 노골적으로 압박한 것이 더 큰 문제라는 의견이 공감을 얻고 있는 상황입니다. 세계 3대 뉴스통신사인 AFP도 여상규 욕설을 기사화하며 한국 정치에서 삿대질을 하거나 호통을 치는 일은 흔하지만 특정 동료 의원을 향해 심한 욕을 하는 건 이례적이라며 여상규가 한 욕설인 'XX'을 'Dickhead'로 번역해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여상규 뿐만이 아닙니다. 바로 다음 날인 8일 국회 중소벤처기업부 대상 국정감사에서는 이종구 중소벤처기업위원장이 국감장에서 욕설을 내뱉어 물의를 빚고 있죠. 혹시나 하면 역시나라고 이종구도 자유한국당 소속 국회의원입니다.


출처 - 뉴스1


산자위 증인신문에 참석한 중소상공인살리기협회장이 이마트의 골목상권 불공정 행위를 성토하는 중에 검찰 수사에 불신을 표하며 수차례 검찰을 개혁해야 한다고 주장하자 이종구는 "검찰 개혁까지 나왔어"라고 헛웃음치며 "지랄, X라이 같은 XX들”이라고 증인을 원색적으로 욕한 것이 마이크에 고스란히 담겼습니다. 이후 특정인이 아니라 혼잣말을 한 것이 흘러나갔다고 변명했는데 마이크가 뻔히 있는데도 그러는 건 머리가 모자란 건지 인성이 덜된 건지 모르겠네요. 어느쪽이든 국민을 대리해야 할 국회의원으로서는 자격이 없는 건 확실해보입니다.


출처 - SBS


같은 8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조원진 의원의 반말이 문제가 됐습니다. 네, 자유한국당은 아니지만 거기서 나온 우리공화당 소속입니다. 민주당 이재정 의원이 박근혜가 탄핵됐을 때 같이 탄핵됐어야 할 의원이 지금 한두 명이 아니라고 하자 제발 저린 조원진은 "야, 너 뭐라고 얘기했어. 어이, 지금 이게 뭐 하는 짓이야!"라고 소릴 질렀죠. 자유한국당이나 우리공화당이나 그 밥에 그 나물이 아닌가 싶네요.

 

인성이 덜된 사람들만 모여서 그 모양인지, 아니면 거기 들어가면 그렇게 인성이 덜되게 되는 건지, 오늘도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은 한결같이 천박한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저런 자들이 더 이상 국회에서 활개치지 못하도록 선거 개혁이 꼭 필요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상황에서 '내각제'니 '분권형 대통령제'니 같은 소릴 국민들이 받아줄 리 만무합니다. 적어도 국회의 일원이라면 자유한국당은 좀 더 생산적인 방식으로 대정부 투쟁을 하기 바랍니다.

댓글(4)

  • 2019.10.09 17:15 신고

    결국엔 선거인데...
    선거로 이런 사람들이 퇴출당하는 것을 보지 못해서...
    어쩌면 그런게 민주주의의 다양성 중 하나라는 생각도 들고요.

    • 2019.10.11 23:58 신고

      동의합니다. 시정잡배보다 못한 국회의원들은 엄정한 투표로 퇴출해야겠죠.

  • 2019.10.09 21:06 신고

    앞서 민주주의의 다양성이라고 하기도 하지만,
    다양성은 한 번은 보여주되, 반드시 그것에 대한 무거운 책임은 져야겠죠
    막말을 이렇게 퍼붓는 이들이 국회의원이란게 코미디이지 않나요?

    • 2019.10.11 23:54 신고

      지난 10일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회의 중 국회의원이 한 막말을 회의록에서 수정하지 못하도록 하는 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했습니다. 지금까지는 회의록에 기록된 국회의원의 발언 내용을 그 취지를 지키는 선에서 수정할 수 있어 무책임한 망언이 판쳤기 때문이겠죠. 국회의원은 국민의 대의자로서 자신이 한 말에 책임을 지는 것이 당연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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