굴뚝 위에서 맞이한 크리스마스, 최장기 고공농성 언제 끝날까?

크리스마스 잘 보내셨나요? 가족, 연인, 친구, 지인들과 행복한 한때를 보내는 휴일의 의미도 있겠으나 낮은 데로 임하는 삶의 표본인 예수가 탄생한 날이라는 의미를 생각해보는 것도 뜻깊을 겁니다. 세상에는 크리스마스가 행복하지만은 않은 사람들이 많기 때문이겠지요.


크리스마스였던 지난 25일 파인텍 노동자들이 단체협약 이행 등을 요구하며 75m 높이의 굴뚝에 오른 지 409일째를 맞이했습니다. 408일이던 기존 고공농성 세계 최장기록을 깼습니다. 기존의 408일 고공농성 기록 역시 이 회사의 노동자들이 수립한 것이었죠.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출처 - 창업일보


파인텍지회 홍기탁 전 지회장과 박준호 사무장 등은 파인텍 모기업인 스타플렉스가 약속한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이행을 촉구하며 지난해 11월 12일 굴뚝에 올랐습니다. 앞서 금속노조 파인텍지회 차광호 지회장은 모기업인 스타플렉스의 공장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2014년 5월 27일부터 408일 동안 굴뚝에서 농성을 벌인 바 있습니다. 이 기록이 이번 크리스마스에 깨진 것이었죠.


출처 - 뉴스1


409일이면 단순 계산으로도 1년이 넘는 기간입니다. 봄철의 심각했던 미세먼지부터 올여름 유난히 극심했던 폭염을 고스란히 견디고 이젠 겨울의 혹한을 하루하루 체감하고 있는 노동자의 삶을 생각해봅니다. 그 때문일까요? 고공 농성자들의 건강이 크게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고공농성 시작 이래 6번째 건강검진을 마치고 내려온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는 어떻게 409일을 버티셨는지 의학적으로 납득이 가지 않을 정도라며 농성자들의 건강 상태가 심각함을 알렸습니다. 청진기를 가슴에 대보니 두 분 모두 뼈밖에 남아 있지 않고 활력징후가 상당히 좋지 않으며 혈압, 혈당도 매우 낮다고 한숨을 쉬었다고 합니다. 굴뚝 위이다보니 잠잘 때 다리를 제대로 펼 수 없고 돌아누울 수도 없어 허리와 다리 통증이 심하고 스트레스도 상당히 높은 것으로 알려졌죠.


출처 - 뉴스1


이들이 목숨을 걸고 굴뚝 위에 오른 이유는 아이러니하게도 평범하게 살기 위해서였습니다. 사람이 일을 하면서 평범한 삶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것입니다. 이들은 파인텍의 모회사인 스타플렉스의 공장 중단과 정리해고에 반발해 사측이 파인텍조합 5명의 고용과 노조를 승계하며 선 단체협약을 체결할 것을 요구사항으로 내걸고 있습니다. 앞선 굴뚝 농성이 408일에서 끝난 이유는 회사 측이 공장 정상화와 단체협약 체결을 약속했기 때문이었는데요, 농성자가 내려오자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노동자들은 다시 굴뚝에 올랐습니다.


출처 - KBS


굴뚝에 오른 사람들과 뜻을 함께하기 위해 차 지회장은 무기한 단식투쟁에 돌입했고, 이후 나승구 신부와 박승렬 목사 등 진보 원로들도 연대 단식투쟁에 돌입했습니다. 그들은 수구세력에 대한 기대는 애초에 하지도 않았지만, 촛불시민의 염원을 바탕으로 탄생한 현 정부의 노동 정책과 그 진행 속도에 실망감이 늘어가고 있다는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보통 사람이 자신의 뜻을 내보이기 위해 동원할 수 있는 방법이 자신의 목숨을 내거는 일밖에 없는 세상입니다. 파인텍 노동자들은 몸도 마음도 이미 지친 상태이지만 여전히 투쟁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는데요, 작년 겨울에 이어 두 번째 겨울을 맞이했지만 지난 겨울만큼 춥지는 않아 버틸 만하다는 그들의 말을 들으며 마음이 먹먹해집니다. 하루 빨리 그들이 굴뚝에서 내려올 수 있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노동자가 살기 좋아지는 2019년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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