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기업, 소셜 비즈니스 바로 알기


사회적기업 하면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나요? 사회공헌이나 봉사 같은 피상적인 의미부터 조금 관심이 있는 분들은 착한 소비나 공정무역, 공정무역 커피 정도를 떠올리실 것 같습니다. 다소 모호하죠? 저도 얼마 전까지 사회적기업을 사회봉사와 동의어로 생각했답니다. ^_^;;

그런데 우리나라에서는 뜻밖에 사회적기업의 의미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사회적기업육성법으로 말이죠.

사회적기업육성법 제2조(정의) 1항

"사회적기업"이란 취약계층에게 사회서비스 또는 일자리를 제공하거나 지역사회에 공헌함으로써 지역주민의 삶의 질을 높이는 등의 사회적 목적을 추구하면서 재화 및 서비스의 생산·판매 등 영업활동을 하는 기업으로서 제7조에 따라 인증받은 자를 말한다.

국가법령정보센터 사회적기업 육성법 및 시행령(http://www.law.go.kr/lsSc.do?menuId=0&p1=&query=%EC%82%AC%ED%9A%8C%EC%A0%81%EA%B8%B0%EC%97%85&x=0&y=0#liBgcolor0)

우리나라에서는 현재 이 사회적기업육성법 제7조에 따라 정부 인증을 받지 않으면 법적으로 사회적기업이라고 할 수 없는 현실입니다(물론 대중은 일반적인 의미에서 사회적기업이란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요). 많은 사회적기업이 이 법에 따라 인증을 받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기업 활동을 하고 있으며 정부는 인증받은 기업에 보조금과 같은 각종 혜택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생기는 좋은 점도 물론 있겠습니다만, 문제는 현실적으로 사회적기업이 기업으로서의 역할을 하기 힘들어지는 경우가 많다는 데 있습니다. 정부 예산에 의존에 자본에 대한 자립도가 떨어지다 보니 정부보조금이 끊기면 그 사회적기업이 도산하고 마는 경우가 잦다는 거죠. 이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정부 예산에 의존하고 있는 모든 사회적기업 활동이 그렇습니다. 이웃 일본의 경우만 봐도 말이죠.

이른바 '후원금 의존, 보조금 의존'적 상태에 발이 묶여 경영상 상당히 위험한 상황이라 할 수 있다. 사실 2009년 민주당으로 정권이 교체(일본) 되면서 '사업 분류'가 있던 시기에 폐지나 축소하기로 결정한 사업 가운데는 NPO와 관계된 일도 상당수 포함되어 있었다. 나라의 보조금에 의존하고 있던 NPO는 눈 깜짝할 사이에 경영난에 빠져버렸다 .이렇게 되면 사회문제를 해결할 여력 따위는 없다고 보는 편이 옳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해나가려면 보조금에 의존하지 않는 자립형 재무기반이 불가결하다. 아무리 좋은 사업, 서비스라 해도 지속가능성이 없으면 사회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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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 나라 일본에는 정부 인증 제도가 없음에도 이런 지경에 처하는 사회적기업이 많았습니다. 그렇다면 정부 의존도가 더 높고 인증을 장려하는 우리나라 사회적기업의 경우는 더 힘든 경우가 많다고 봐야겠죠.

여기서 사회적기업의 정의를 좀 더 첨예하게 드러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첫째로 사회적기업은 사회공헌이나 봉사만을 위한 사회단체가 아닌 어디까지나 '기업'이라는 점입니다.

즉 소셜 비즈니스란 '사회공헌'이 아니라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비즈니스를 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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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순히 홍수로 예를 들자면 수재민에게 구호물품을 주는 것보다 제방을 쌓아 홍수를 예방하거나 재해 복구 사업을 전개하는 일을 하는 곳이 바로 사회적기업이라는 것이죠. 봉사 활동과 사회적기업 활동은 엄밀히 말해서 조금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열정과 신념에 바탕을 두는 건 분명하지만, 그 열정이 지속가능하기 위해선 현실적으로 돈이 있어야 합니다. 사회적기업 활동으로 낸 수익을 그 사업에 재투자할 수 있어야 기업으로서 제 역할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소셜 비즈니스는 사업이지 자원봉사 활동이 아니므로 수익을 높여야 하는 일이고, 직원에게는 그에 상응하는 급여를 지급해도 좋다. 아니, 당연히 지급해야 한다.

하지만 소셜 비즈니스가 이윤의 축적을 목적으로 하지 않는다는 점을 반드시 염두에 두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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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로 사회적기업은 이윤만이 목적은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해야 합니다. 이윤이 목적이 되면 그건 사회적기업이 아니라 그냥 기업일 뿐이니까요. 사회적기업의 이윤은 어디까지나 '사회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자원', 즉 수단에 지나지 않습니다. 사회적기업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사업 아이템으로 삼은 사회문제의 해결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적기업 활동이 지속가능하기 위해 이윤을 내야 하지만 일반 기업처럼 이윤이 주주나 사원에게 보너스나 배당금으로 지급되는 것이 아니라 어디까지나 해당 사회문제 해결에 재투자되어야 하죠. 이 목적을 잃는다면 그 기업은 더는 사회적기업이라 할 수 없습니다.

요약하자면 기업으로서 지속가능하도록 이윤을 창출하면서 동시에 사회문제 해결이란 목적을 달성하는 일이 진정한 의미에서 소셜 비즈니스, 즉 사회적기업 활동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이윤과 사회문제 해결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쫓아야 하는 일이죠. 쉬운 일이 아니고 고된 일임이 틀림없습니다만, 그렇다고 자기희생이라고만 볼 수는 없습니다. 뜻이 있어서 사회적기업을 세운 사람이라면 오히려 자신의 물심양면을 풍요롭게 하는 수단이라고 여길 테니까요. ^_^

어떻게 보면 사회적기업은 작품성과 상업성 사이에서 줄타기를 시도하는 인디음악과도 비슷합니다.


장기하가 소속된 붕가붕가 레코드의 대표도 말했죠. 인디음악도 지속가능한 딴따라질을 모토로 해야 한다고. 하지만 음악 활동으로 번 이윤은 음악 활동에 재투자되어야만 합니다. 그 딴따라질로 들어온 자본에 종속되면 그 순간부터 그 음악은 인디음악이 아니게 되니까요. 본질에 충실하려면 어디까지나 음악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자본을 사용해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우리나라의 사회적기업은 정부의 '인증'을 받도록 장려하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사회적기업 컨설팅도 어떻게 하면 정부 인증을 받을 수 있는지를 조언해주는 것이 대부분이고요. 이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더 자생적이고 민간자율적인 사회적기업 활동을 전개할 수 있을까요? 모두가 함께 생각해볼 문제입니다.

사회적기업 홈페이지(http://www.socialenterprise.go.kr)



댓글(4)

  • 2011.02.01 17:13

    저도 사회적 기업에 관심이 많고 기회가 되면 제가 괸심있는 분야로 이런 기업을 창업해보면 좋지 않을까, 하는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사회적 공헌' 과 '수익창출'이라는 면이 상반되면서 모순되지 않은가 싶지만 '기업가정신'의 입장에서 본다면 사회에 기여할 수 있는 '새로운 가치창출'을 위한 활동이 이러한 점을 모두 충족시키는 궁극적 기업활동이 아닌가 싶습니다.

    • 2011.02.02 07:40 신고

      렌즈캣 님 말씀이 옳습니다.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의 저자인 야마모토 시게루도 사회적기업가 정신을 강조합니다. 돈 벌이가 아닌 '사회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기업 활동을 강조하니까요. 정말로 사회적기업가 정신이 투철한 사람이라면 무턱대고 창업을 하진 않겠지요. 그 일을 꾸준히 할 수 있는 동력이 무엇인지 찾고, 자신의 장단점을 분명히 고민하면서 주위의 협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찾는 과정을 추구해나갈 겁니다.
      창업의 목적이 수익이 아닌 사회문제의 해결이라는 부분에 더 강조점을 두고 있다면 그게 바로 사회적기업 아니겠습니까? 그런데 우리나라의 현실을 보면 일자리 창출의 한 방편으로 사회적기업을 접근하는 사례가 많아 씁쓸한 면이 있습니다. 더구나 정부에서 그런 방향으로 몰아가고 있는 것 같아 안타깝습니다.
      최근에 민간 중심의 사회적기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으니 반가운 일이지요. 이런 시점에서 <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는 시사하는 바가 아주 많다고 봅니다.
      자주 방문해주세요.

  • 2011.02.01 20:39

    많은도움되었습니당~~

    • 2011.02.02 07:42 신고

      반갑습니다. 생각비행 인력으로 각종 사회문제를 다 다룰 수는 없지만, 저희가 출간하는 책을 중심으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풀어내려고 합니다. 앞으로 자주 방문하셔서 좋은 말씀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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