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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카카오 T 카풀 vs 택시 총파업, 을과 을의 전쟁

by 생각비행 2018. 10. 18.

밤샘 후 새벽 퇴근길과 출근 시간에 택시를 잡지 못해 낭패를 본 분들이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카카오 카풀 서비스가 생존권을 위협한다며 18일 새벽 4시부터 하루 동안 전국적으로 7만 대의 택시가 일제히 파업했기 때문입니다. 오늘 오후 2시부터는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3만 명이 규탄대회를 열기로 했다고 합니다.


출처 - KBS


뜨거운 감자인 카카오 카풀은 스마트폰 어플 이름입니다. 이름 그대로 방향이 비슷하거나 목적지가 같은 이용자들이 함께 이동할 수 있도록 운전자와 탑승자를 연결해주는 서비스죠. 카카오 모빌리티는 지난 16일 카풀 서비스 카카오 T 카풀 운전자를 사전 모집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JTBC


택시 업계는 카카오가 이미 카카오 택시로 택시호출서비스 시장에서 독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제는 카풀 서비스로 문어발식 확장을 이어가며 택시 업계를 죽이고 있다고 성토하면서 대기업의 골목상권 침범과 다를 게 없다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카풀 서비스 특성상 택시 이용객을 감소시킬 것으로 예상했기 때문인지 90% 이상의 찬성으로 택시 업계가 들고일어났습니다.


출처 – TBS


하지만 소비자 여론은 택시 업계에 별로 호의적이지 않습니다. 출퇴근길에 무던히 겪은 택시 합승과 승차 거부, 빨갱이 타령하는 기사의 일방적인 정치 토크, 여성 승객에게 성희롱에 가까운 말을 던지는 기사 등 일부 택시 운전자의 잘못이라고는 해도 다들 한 번씩은 겪어봤을 문제가 많기 때문입니다.

 

출처 - 블라인드

 

이 때문에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카풀 많이 쓰라고 택시기사들이 알아서 휴업해준다.' '내 돈 내고 만날 눈치보며 택시 타느니 카풀이 나을 것 같다.' '18일은 난폭운전하는 택시들이 없으니 도로 사정 좋겠네.' 같은 반응이 많습니다. 이런 반응은 택시 업계가 자초한 면이 없지 않지요.


출처 - 동아일보


택시 기사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그들이 카풀 서비스를 반길 수 없는 사정을 알게 됩니다. 누군가 그랬죠. 최저임금은 일도 최저한으로 하라는 뜻이라고. 그런데 택시기사들의 수입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자신을 택시운전사라고 밝힌 한 누리꾼은 먹고살기 힘들다는 하소연을 했습니다. 서울 택시운전사들이 26일을 만근할 경우 하루 평균 13만 8000원을 벌어 회사에 납부해야 기본급 130만 원을 수령할 수 있으며 월 200만 원을 벌려면 하루 평균 16만 원을 벌어야 한다고 합니다. 하루 12시간 근무한다고 하더라도 시간당 1만 3000원을 벌어야 기본급을 수령할 수 있다는 얘깁니다. 매일 저 금액을 채우는 건 불가능에 가까워 어떻게는 금액을 채우려다 보니 회전률을 높이려고 무리해서 차량 속도를 높이고, 손님도 골라 받을 수밖에 없다는 겁니다.


출처 - YTN 유튜브


결국 카카오 T 카풀 서비스와 관련된 문제도 을과 을의 전쟁인 셈입니다. 택시운전사들을 욕하기는 쉽지만, 턱없이 많은 사납금을 요구하는 택시협회의 구조적 부조리와 이를 묵인하고 있는 정부의 문제를 먼저 생각해봐야 합니다. 또한 카카오 카풀은 차를 가진 사람이 카풀이란 플랫폼을 통해 돈을 버는 일종의 공유경제 서비스입니다. 보다 싼 가격에 소비자의 선택의 폭을 넓혀준다는 순기능도 있지만, 에어비앤비나 우버의 문제 사례에서 드러났다시피 공유경제 플랫폼을 제공하는 업체가 이익을 가져가고 위험은 외주화합니다. 승객 입장에서 안전 문제를 보장받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는 겁니다. 

 

출처 - SBS

출처 - 세계일보

출처 - 매일경제

 

을과 을의 전쟁이란 프레임에서 벗어나 '카카오 T 카풀 vs 택시 총파업' 문제의 근본적인 원인을 해결하여 상생하는 길을 모색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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