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의 노조 파괴 행위, 제대로 단죄해야

5월은 시작부터 노동절이 있는 달이죠. 하지만 이날 쉴 수 있는 노동자는 그리 많지 않습니다. 노동자의 힘은 단단한 연대로부터 나오지만 이를 잘 알고 있는 기업들은 법적으로 보장된 노조를 인정하지 않거나 어용노조를 세우는 방식으로 노동자들이 힘을 한데 모으지 못하도록 하는 데 혈안이 되어 있습니다. 이런 일에 가장 앞장 서는 기업은 잘 알려졌다시피 삼성입니다. 무노조 경영을 마치 자랑처럼 떠들어온 기업이니까요.


출처 - JTBC


삼성전자 서비스가 노동조합 와해 시도 등에 관여한 혐의를 검찰이 수사하고 있는데요, 지난 7일 JTBC는 검찰이 '심성관리'라는 내용이 담긴 문건을 확보했다고 보도했습니다. 그 문건에는 삼성전자 서비스 영등포센터 송 모 대표가 직원 2명에게 탈퇴를 권유하고 본사에 보고한 내용 중 "심성관리를 해줬다"는 사실이 담겨 있었습니다. 검찰 조사에서 심성관리는 돈을 주고 노조원을 회유하는 방식인 것으로 파악됐습니다. 검찰은 송 대표가 노조원을 상대로 수백만 원을 뿌린 정황을 포착했으며, 이런 심성관리가 전국 100여 개 하청업체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졌을 것으로 보고 자금 흐름을 추적하고 있습니다.


출처 - JTBC


돈으로 회유하려 한 행위는 그나마 나았습니다. 삼성이 노조원의 죽음조차 노조 파괴 공작의 성과로 취급한 정황이 확인됐기 때문입니다. 2014년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센터의 노조 분회장인 염호석 씨가 노조탄압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삼성전자 서비스 양산센터는 노조원들에게 일부러 일감을 주지 않는 등의 방법으로 노조 탈퇴를 압박했는데요, 이에 염호석 노조 분회장은 조합원들이 힘들어하는 모습을 더는 볼 수 없어 먼저 가니 지회가 승리하는 날 자신을 화장해달라는 유서를 남기고 삶을 마감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그런데 삼성전자 서비스 내부 자료에는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염호석 씨까지 노조 탈퇴 실적 명단에 올려져 있었습니다. 자기들이 죽음으로 내몰고는 그를 노조에서 탈퇴한 사람으로 쳐서 실적으로 둔갑시켰으니 참으로 파렴치한 행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염호석 씨 장례를 노조장으로 치르면 사회적 파장이 커질 것을 우려한 삼성전자 서비스 본사는 유가족에게 6억을 건네 시신을 몰래 탈취하라는 지시를 한 혐의도 받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인면수심이라 아니할 수 없습니다.


출처 - 뉴시스


그런데 이런 말도 안 되는 지시를 한 본사의 윤 모 상무 및 협력업체 전, 현직 대표에 대한 구속영장이 모두 기각됐습니다. 2013년부터 2015년까지 협력사의 노조 와해 공작, 이른바 그린화 작업을 추진한 인물들입니다. 삼성전자 서비스 본사보다 더 윗선, 그러니까 삼성 그룹 본사 차원의 지시 또는 묵인이 있었는지 조사를 이어갈 방침이라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영장 기각으로 차질을 빚게 되었습니다.


출처 - 뉴시스


국정농단으로 인한 총수 구속, 노조 와해 공작 수사와 관련하여 사회적 압박을 느꼈기 때문인지, 삼성전자 서비스는 지난 4월 17일 협력업체 직원 8000명을 직접 고용하고 이들의 합법적인 노조활동을 보장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습니다. 삼성전자 서비스와 전국금속노동조합 삼성전자 서비스 지회가 도출한 합의안으로 삼성의 무노조 경영이 깨질 수 있다는 신호탄이 되었습니다. 하지만 과연 이 분위기가 다른 계열사의 노조활동으로 이어질 수 있을까요? 아니면 그룹 총수의 안위를 고려해 발등의 불을 일단 끄고 보자는 책략에 불과할까요?

 

지난 5월 19일 삼성전자서비스지회 노동자들은 염호석 열사 4주기 추모식을 가졌습니다. 노동자들은 열사가 온몸을 던져가며 그토록 염원했던 지회의 승리를 함께하지 못해 많이 아쉬워 했습니다. 그러면서 열사의 정신을 계승해 더 큰 삼성전자서비스지회를 위해서 정규직 전원을 조직하는 데, 더불어 삼성그룹 전체를 조직하는 데 열정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다짐했습니다.

 

이 땅의 노동자와 국민이 잠자코 있었다면 뻔뻔한 삼성이 궁지에 내몰리는 일은 없었겠죠. 그러니 앞으로 을의 연대는 더욱 단단해져야 하고 불량 기업 내부에서 양심적 고발자들이 더 많이 나와야 합니다. 그리고 그런 노동자를 보는 사회의 시각도 달라져야 합니다. 그런 변화만이 노동자의 권익을 보호할 수 있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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