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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시킨 대한항공

by 생각비행 2018. 4. 25.

물벼락 갑질로 전 국민의 비난을 받은 조현민 때문에 조씨 삼 남매의 갑질이 재조명되더니 그들의 어머니인 이명희와 아버지인 조양호의 갑질 행태도 폭로로 이어졌습니다. 개인의 문제를 넘어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이 사회적으로 회자하면서 이에 대한 폭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지난 주말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관세포탈 혐의를 조사 중인 관세청은 대한항공 본사 전산센터와 김포공항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습니다. 총수 일가가 관세를 포탈했다는 것만으로도 큰 문제입니다만 최근 더 충격적인 폭로가 나왔습니다. 대한항공이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를 시켜왔고, 이 때문에 암에 걸린 직원도 나왔다는 겁니다.


출처 - 노컷뉴스


대한항공 청소 하청업체에서 5년간 일했던 김태일 한국공항공사 비정규직 지부장은 지난 24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를 통해 대한항공이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를 해왔다는 사실을 폭로했습니다. 김 지부장이 언급한 발암물질은 템프(TEMP)와 CH2200인데요, 템프의 주성분이 쿼츠라는 1급 발암물질입니다. 유럽연합에서는 이미 사용을 금지한 약품이라고 하죠. CH2200에 인체가 장시간 반복 노출되면 장기와 생식능력에 손상을 주며 태아에도 문제가 생긴다고 합니다. 승객들은 이런 사실을 모른 채 발암물질이 묻은 테이블 위에서 식사하고 잠을 잤던 겁니다.


출처 - 한국일보


더 큰 문제는 이 약품에 가장 오랜 시간 노출되었을 승무원들과 청소 노동자들입니다. 특히 기내 청소 노동자들은 밀폐된 공간인 비행기 안에서 템프를 천에 묻혀 좌석을 닦고 CH2200을 분무기로 분사하면서 종일 일했다고 합니다. 장갑을 끼고 일하면 미끄러져 등받이 식탁 등을 잘 닦을 수 없다며 관리자들이 장갑을 끼지 못하게 하는 바람에 약품이 묻은 천을 맨손으로 만져가며 청소를 했다고 합니다. 이런 식으로 10년 넘게 청소를 했지만 이 물질이 어떤 위험성을 가졌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었다고 합니다.


출처 - 노컷뉴스


발암물질 사용이 중단된 건 지난해 7월이었습니다. 대한항공 여객기 안을 청소하는 노동자 5명이 기내 투입 5분 만에 구토하며 쓰러져 인근 대학병원에 실려서 갔고 진단 결과 화학물질에 의한 손상 가능성이 제기되었습니다. 청소 노동자 중 한 명인 김 지부장이 사내 게시판 한쪽 구석에 붙은 시정 명령서를 찾아낸 결과 발암물질 사용을 중단할 수 있었습니다. 시정 명령서의 내용이 CH2200의 위험성을 교육하고 이 물질의 용기마다 위험 문구를 붙여야 하는데 안 했기 때문에 과태료를 부과한다는 것이었으니까요. 그런데 문제는 이 명령서를 정직원에게 물어볼 때까지 아무도 그 약품이 뭔지 몰랐다는 사실입니다. 1년 이내에 암으로 퇴사한 청소 노동자가 5명인데, 결국 이 약품들 때문이 아닐까 하는 의심이 가는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노동청에 비행기 유해물질을 조사해달라고 진정을 넣은 상태라고 합니다. 대한항공의 발암물질 기내 청소가 사실로 최종 확인되면 삼성전자 백혈병 문제처럼 큰 산업재해 사건으로 비화할 조짐입니다.


출처 - SBS


새로이 드러난 한진그룹 총수 일가의 갑질 중에는 라면상자 사건도 있습니다. 조양호 일가가 비행기에 오를 때 라면상자를 짐으로 실었는데 협력사 직원이 큰 박스라 그냥 수하물로 부쳤다고 하죠. 그런데 대한항공 상주 직원이 득달같이 달려와서 크게 혼을 냈다고 합니다. 라면이 부서지면 책임질 거냐는 황당한 이유였습니다. 대체 조양호 일가가 그간 얼마나 갑질을 해댔기에 직원이 라면 부서지는 것까지 신경을 써야 했을까요? 

출처 - 경향신문

 

결국 직원은 화물 컨테이너를 마련해 그 안에 스티로폼을 깔고 비닐 포장을 완비하여 라면 상자를 안전하게 모셨다고 합니다. 기가 막힌 건 그 컨테이너에 라면 한 상자 외에는 그 어떤 짐도 싣지 않았다는 사실입니다. 기네스북에 오를 황당한 사건이 아닌가 싶습니다.


출처 - 미디어오늘


사람을 라면상자 정도만큼이라도 배려했다면 시정 명령까지 받은 상황에서 청소 노동자들로 하여금 발암물질로 기내 청소를 계속하게 했을 리는 없겠죠. 대한항공의 갑질과 조씨 일가의 갑질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수준입니다. 연일 터져 나오는 갑질 행태는 삼성전자에 이어 한진그룹까지 대기업 오너들이 사람을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고스란히 보여줍니다. 정부 기관들은 한진그룹의 불법행위를 단죄함과 동시에 전 대기업으로 확대해 갑질 행태를 철저히 단속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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