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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2017년의 말말말! 탄핵 그뤠잇, 갑질 스튜핏

by 생각비행 2017. 12. 29.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다사다난했던 2017년이 저물어갑니다. 과연 올해는 어떤 말들이 국가와 사람들 사이를 가깝게 또 멀게 만들었을까요? 송년회의 건배사처럼 2017년 한 해 있었던 '말말말'을 가볍게 한번 훑어보겠습니다.


출처 – SBS 유튜브

 

“주문: 피청구인 대통령 박근혜를 파면한다.”


아마 2017년 나왔던 수많은 말 중에 단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바로 이것이라는데 이견을 가질 사람은 별로 없을 겁니다. 이 한 문장을 실현하기 위해 우리 시민들은 1년 전 추운 겨울 광장에 섰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마음속 한쪽엔 탄핵 표결이, 나아가 탄핵 인용이 실제로 될까? 시위를 하면서도 반신반의했죠. 그런 만큼 헌법재판소장 권한 대행 이정미 재판관이 낭독한 박근혜 탄핵 심판의 주문이 주는 감격은 어마어마했습니다.


출처 – JTBC

 

“자살 임무를 맡은 로켓맨”

“미국의 늙다리 미치광이를 반드시 불로 다스릴 것”


하지만 2017년 전 세계적으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북한의 김정은 위원장이라는 '강 대 강'이 맞붙어 불꽃 튀는 막말의 향연이 더 유명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복형인 김정남 암살과 미국 대학생 웜비어의 사망 그리고 무엇보다 핵미사일 발사로 미국과 북한의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고, 그사이에 낀 우리나라는 골치 아픈 한 해였습니다. 유엔 연설에서 트럼프가 김정은을 '로켓맨'에 비유하며 조롱하자 북한은 트럼프를 '늙다리 미치광이'라며 폭언을 퍼부었는데요. 이 때문에 북한의 영문 성명에 들어있던 잘 쓰이지 않던 단어인 'dotard(늙다리)'가 메리엄 웹스터 사전 등에서 검색이 폭주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SBS



“너희 아버지 뭐하시냐. 허리 똑바로 펴고 있어라. 나를 주주님으로 불러라.”

“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



2017년의 경제계 화두는 재벌들의 갑질이었습니다. 그중에서도 폭행 전문 그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 한화의 3남 김동선은 자기 회사도 아닌 로펌 김앤장 회식 자리에서 만취해 남자 변소사의 뺨을 때리고, 여성 변호사의 머리채를 쥐고 흔드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조폭 영화인 친구의 대사 같은 느그 아버지 뭐하시노?는 물론이고 내가 돈 주는 너희 변호사들은 나를 주주님을 불러야 한다는 말까지 뿌리며 한화그룹의 수준을 증명했습니다. 반면 갑질에 대해 역대 가장 강한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은 지난 11월 대기업 경영진과 간담회 후 경제장관회의에 참석하면서 조금 늦었는데 재벌 혼내주고 오느라 늦었다고 너스레를 떨었습니다. 이 때문에 품위가 없는 발언이었다는 비판도 있긴 했습니다만 갑질 뉴스에 분노하는 국민 대부분은 통쾌한 마음이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이 밖에도 올해의 유행어라 할 수 있는 김생민의 “스튜핏! 그뤠잇!”처럼 생활밀착적인 말들부터 여전히 망언을 일삼는 정치권의 “제가 갑철수입니까. 제가 MB아바타입니까.”, 국정원으로부터 1억의 특활비를 받았다는 친박 최경환 의원의 “사실이라면 동대구역에서 할복자살하겠다.”까지 2017년 한해도 말의 스펙트럼은 넓었습니다.


하지만 올 연말 나왔던 말 중에서 영화배우 정우성이 한 말도 곱씹어 볼 필요가 있을 것 같습니다. 잘 생긴 것만큼 선행과 평소 정치적 견해를 서슴없이 표현하는 것으로 유명한 배우인데요. 그는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출처 - SBS

 

“어느 순간부터 국민이 권력의 불합리에 대해 이야기하면 정치적 발언이라는 프레임으로 발언 자체를 억제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생겼다. 나라와 관련된, 사회와 관련된 발언을 하면 '정치적 발언이 아니냐' 하고 자제시키는 것 같다. 저는 그런 사회적 분위기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제가 하는 발언이 정치적 발언이면 우리 국민 모두 정치적 발언을 서슴없이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국민의 관심이 바람직한 정치인을 만든다. 국민의 무관심은 이상한 권력을 만들어내는 것을 용인하는 것과 다름없다.”

 

맞습니다. 2018년에 우리는 더 정치적이어야 하고 더 관심을 보이고 더 과감해야겠습니다. 2017년 한 해 잘 마무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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