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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낚싯배 추돌 사고, 해상 구조 체계 개선 과제 남겼다

by 생각비행 2017. 12. 8.

인천 영흥도 인근 해상에서 발생한 낚싯배 추돌 사고의 마지막 실종자 2명의 시신이 모두 발견되었습니다. 지난 5일 오전 사고 지점 인근 해상에서 낚싯배인 선창1호 선장의 시신이 발견되었고, 12시경에 승선객이었던 이모 씨의 시신이 발견되었습니다. 시신을 거둔 유가족은 얼굴과 지문 확인으로 신원을 확인하고는 오열했습니다. 이번 사고 역시 부주의와 안이함이 낳은 비극이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해경은 낚싯배 선창1호에 불법 개조는 없었다고 밝혔습니다. 그렇다면 급유선인 명진15호가 충돌한 것이 사고의 명백한 원인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해경은 충격 부분에 대해 페인트 등 미세 증거물을 채취할 예정이며 수면 아래 부분에 충격 부분이 있는지도 판단할 예정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TV

 

급유선 명진15호의 선장과 선원들은 낚싯배를 발견하고도 감속이나 항로변경을 하지 않은 업무상 과실치사 등의 혐의로 구속되었습니다. 사고가 일어난 당일은 비가 내리고 있었고 파고가 높았습니다. 급유선의 선장은 해경 조사에서 충돌 직전에 낚싯배를 봤다면서도 알아서 피해갈 줄 알았다고 밝혔죠. 사고 시간대에 선장은 당직 근무자로 급유선 조타실에서 조타기를 잡고 있었으나 또 다른 당직 근무자인 갑판원은 선내 식당을 간다며 조타실을 비워 근무 상황에 문제가 있었음이 드러났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기상 악화로 인한 시야 확보 부족이 사고의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는 가운데 당직자의 안이한 판단과 안전불감증이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파악됩니다. 휴일에 출항한 지 5분이 지날 무렵 급유선과 충돌한 선창1호는 겨울 바다에 전복되고 말았습니다. 승객 22명 중 15명이 사망하고 7명만이 생존한 큰 사고였습니다. 2014년 4월 16일 세월호 참사의 충격을 떠올리게 합니다. 

 

급유선과 부딪힐 당시 충격으로 선창1호 선실에 있던 낚시 승객들은 미처 탈출을 못 하고 기절했다가 갑자기 물을 먹는 바람에 사망자가 많았습니다. 절반인 11명이 선내에서 시신 상태로 발견되었기 때문이죠. 이번 사고의 미수습자가 없다는 점이 유가족에게는 그나마 위안이 되는 상황입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번 해상 사고의 구조 과정에서 해경은 여전한 문제를 드러내 유가족을 비롯한 국민들로부터 지탄을 받았습니다. 세월호 때보다는 신속하게 대응했으나 여전히 우왕좌왕하는 허술한 구조 체계가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해경은 사고 시간을 세 차례 변경하더니 구조대 충동명령 시간도 변경했습니다. 배가 없어서 해경 인천구조대는 육지로 출동을 했고 선수 쪽에 있다고 신고가 되었는데도 잠수요원은 선미부터 들어갔습니다. 생존자가 위치 정보를 줬는데도 거기가 어디냐고 묻기 바빴습니다.

 

출처 - KBS

 

해상 구조를 위한 거시적인 해결 과제도 지목되었습니다. 출동 지시를 받은 직원 3명이 보트 계류 장소로 바로 출동했으나 주위에 민간선박 7척이 계류돼 있어 이를 치우는 데 13분이 걸렸습니다. 어선들이 밀물과 썰물 때 쓸려가지 않도록 서로 밧줄로 묶어놓기 때문이었습니다. 결국 구조를 위한 출동이 늦어졌습니다. 화재 진화를 위해 출동한 소방차가 불법주차된 자동차들 때문에 화재 현장에 들어갈 수 없는 것과 비슷한 일이 바다에서 일어난 셈입니다.

 

출처 - KBS

 

해상사고 시 초기 대응의 최일선에 있는 해경 파출소는 전국에 95곳입니다. 그런데 이 가운데 구조보트 전용 계류장이 있는 곳은 전남 여수와 경북 포항 등 23곳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나머지 72곳은 민간이나 지자체의 계류장을 빌려 쓰고 있는 현실입니다. 추가로 13곳에 계류장을 마련할 예산이 확보됐지만 갈 길이 멀어 보입니다. 

출처 - 한겨레


세월호 참사 때와는 달리 청와대의 지시와 사과가 신속했다는 점이 불행 중 다행이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첫 보고 뒤 7시간이나 지나서야 첫 발언을 하고 당시 청와대가 상황보고 일지를 조작했던 것에 반해 문재인 대통령은 첫 보고 뒤 56분 만에 현장 지휘관을 중심으로 구조에 최선을 다해달라는 구체적인 지시를 내렸고 2시간 만에 국가위기관리센터에 도착했습니다. 재난의 컨트롤타워는 청와대이기 때문이죠.

 

출처 - 연합뉴스 


사고 대처 상황을 문재인 정부의 청와대는 페이스북 등 모든 채널을 통해 투명하게 공개했습니다. 반면 세월호 당시 박근혜의 7시간은 지금도 미궁입니다. 문재인 대통령은 사고 하루 만인 지난 4일 오후 낚싯배 사고 희생자들에게 조의를 표했습니다. 이유여하를 막론하고 이 같은 사고를 막지 못한 것과 또 구조하지 못한 것은 결국 국가의 책임이며, 국민의 생명과 안전에 관한 국가의 책임은 무한책임이라고 다시 한번 강조했습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시 유체이탈하여 정부를 질타하더니 한 달도 넘은 시점에 주위에 떠밀려 사과 같지도 않은 사과를 해서 질타를 받았죠.

출처 - 경향신문

 

탄핵 인용 당시 헌법재판소는 보충의견서에 박근혜 대통령의 성실한 직책수행의무위반을 분명히 짚었습니다. "국가최고지도자가 국가위기 상황에서 직무를 불성실하게 수행하여도 무방하다는 그릇된 인식이 우리의 유산으로 남겨져서는 안 된다"라고 말입니다. 우리는 1년 전 겨울의 투쟁을 통해 나쁜 유산의 싹을 잘랐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가 사회 변화로 조금씩 나타나고 있습니다. 안타까운 이번 낚싯배 사고를 교훈 삼아 해상 구조 체계를 점검하고 신속한 대응을 할 수 있도록 구조적인 문제가 잘 해결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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