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
세월호 참사와 메르스 대란 당시 박근혜 정부가 했던 말입니다.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질 책임이 있는 자들이 할 얘기가 아니었죠. 이 때문에 배신감과 분노를 느낀 사람들이 많았습니다. 어쩌면 연이어 터진 사건, 사고에 한결같이 발뺌했던 박근혜 정부에 대한 배신감과 분노가 이즘 이 시점의 탄핵 정국을 불러온 방아쇠와도 같았는지 모를 일입니다. 탄핵으로 식물 대통령이 된 박근혜의 권한을 대행하는 황교안 총리는 국민의 분노를 일으키는 점까지 똑같이 따라 하고 있습니다.
출처 - 뉴시스
지난 2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현재 창궐하고 있는 조류독감(AI) 대책과 관련해 AI의 컨트롤타워는 농식품부고 총리실은 지원만 한다고 밝혔습니다. 최근 창궐한 AI는 불과 1달여 만에 살처분 규모가 2000만 마리에 육박하고 있습니다. 사상 최단, 최대 규모이며, 국내 사육되고 있는 가금류의 10퍼센트에 달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영남라인은 이미 뚫리고 충북과 심지어 서울 동물원에서도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보여 AI가 전국으로 확산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마저 나오고 있는 판국이죠. 반면 비슷한 기간 일본은 아베 총리가 AI 발생 2시간 만에 위기관리센터를 만들고 78만 마리를 살처분 하는 등 즉각적인 대응에 나서서 비교적 적은 피해 규모로 단속해냈습니다. "농식품부가 컨트롤 타워"라는 둥 사후약방문의 원칙론만 들고나온 황교안 총리는 그사이에 대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출처 - 채널A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총리의 역량과 권한에 한계가 있었다는 핑계를 댈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면 적어도 총리답게 굴어야지 대통령처럼 행세하면 곤란하죠. 지난 3월 황교안 총리는 관용차를 몰고 서울역 플랫폼까지 진입하는가 하면, 11월엔 오송 KTX역으로 황교안 권한대행을 태우러 온 의전 차량이 시내버스 정류장에 불법 정차하는 일도 있었습니다. 지난 12월 14일 국무총리실은 15일에 있을 정세균 국회의장 면담을 앞두고 의장실과 의전 문제를 논의하면서 대통령 권한대행으로서의 방문이라는 점을 고려해줄 것을 요청하기도 했습니다. 대통령 권한대행이니 대통령에 준하는 의전을 요구한 것이었죠. 이에 야당 의원들은 대통령 코스프레를 그만두라며 비난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대통령에 대한 의전은 국민의 총의로 뽑힌 대통령이기 때문에 그를 지지하는 국민을 존중하는 의미가 담겨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국무총리는 대통령이 임명한 공무원일 뿐이죠. 탄핵 정국이라 총리가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일하는 것이긴 하나 국민의 지지를 받아 그 자리에 있는 것은 아니라는 말입니다. 고건 권한대행의 전례를 비추어볼 때 자중해도 모자랄 판국에 황제 의전을 요구하고 다녔으니, 과연 박근혜와 상통하는 사람답다는 생각이 듭니다. 대통령 의전을 요구한다면 업무도 정상적인 대통령처럼 처리하고 그에 상응하는 책임을 져야 마땅할 텐데, AI 대란 앞에서는 총리실이 지원만 한다며 발뺌하는 꼴은 또 뭡니까?
출처 - 한겨레
황교안은 박근혜의 차악이지 차선이 아닌 사람임을 잊어선 안 됩니다. 세월호 참사 당시 진상 규명보다 정부 책임 회피에 맞춰 지휘한 장본인이 바로 황교안 총리입니다. 그는 정부 책임과 직결되는 검찰의 해경 123정장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 수사를 틀어막은 의혹을 받고 있습니다. 또한 이에 대한 인사보복으로 이를 제기한 광주지검 지휘부와 대검 간부 전원을 좌천시키기도 했습니다. 공안 검사 출신답게 국민이 죽어 나가도 정부 책임만 회피하면 된다는 후안무치한 관료의 전형이 곧 황교안 총리의 모습입니다. 이전의 행보를 볼 때 AI 사태에 뒷짐 지고 나 몰라라 하는 것은 예정된 행동으로 파악됩니다.
출처 - 연합뉴스
국민을 개, 돼지로 생각하는 박근혜 정부와 박근혜 대통령, 그리고 권한대행 때문에 서민은 하루하루 살얼음판을 걷고 있습니다. 심각해진 AI 사태로 계란 대란이 발생해 서민들은 기본적인 단백질 섭취원마저 쉽게 수급하기 어려운 형편입니다. AI 발생지 계란 반출이 1주일간 금지되며 사상 처음으로 계란 수입이 결정되기도 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하루하루 계란 가격이 폭등하고 있으며, 1인당 계란 판매 개수를 제한하는 마트마저 생기고 있지요. 특히 청주 지역에서는 계란 한 판에 지난달보다 50퍼센트나 오른 8000원을 호가해 최저 시급으로는 계란 한 판도 사 먹을 수 없는 세상이 되고 말았습니다. 풍성해야 할 연말이 헬조선의 불바다 앞에서 또 한 번 무너지는 현실입니다. 계란 수급에 비상이 걸려 외식업계와 제빵업계도 빨간불이 켜졌습니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케이크 판매에 열중할 제빵업계는 케이크 만들기에 바쁘기보다는 계란 구하기에 전력을 동원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습니다. 일부 식당들은 메뉴에서 계란말이 등 계란을 빼기 시작했죠.
출처 - 강원도민일보
탄핵 정국으로 나라가 어지러운 판에 AI 사태로 국민의 먹거리에 문제가 생겨 민심이 흉흉해질 조짐입니다. 조그만 식당, 자영업자 등 서민의 고충은 날로 심각해지고 심각한 경영난을 겪을 것으로 우려됩니다. 하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권한대행인 황교안은 자신의 의전만 챙길 뿐 제대로 된 대처를 하지 않고 있습니다. 안일한 상황인식과 무력한 대응, AI 확산을 막지 못했다면 사태를 진정시키고 해결하려는 노력을 보여야 할 텐데 그조차 자기 책임이 아니라는 식으로 발뺌하는 위정자의 모습에서 국가 시스템 마비를 넘어 절망감마저 느낍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세월호 참사, 메르스 대란 이후로 국가는 변한 것이 없습니다. 모든 피해를 국민만이 고스란히 뒤집어쓰는 현실을 어떻게 극복해야 할까요? 대통령 한 명 갈아치운다고 해결될 일이 아닙니다. 민의를 반영하지 못하는 대의제 민주주의의 근본부터 다시 고민하고 직접 민주주의적 요소를 도입해 정치판을 쇄신할 방법을 고민하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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