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보도

이건희 불법 성매매 동영상과 한국 사회의 추한 민낯

by 생각비행 2016. 7. 28.

최근 뉴스를 볼 수 있었다면 식물인간처럼 지내는 이건희 회장이 벌떡 일어나지 않았을까요? 세계 속에 한국을 대표한다고 자부하던 기업인 삼성의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이 사회적 파문을 일으켰으니까요. 영화 〈내부자들〉이 묘사한 권력자들끼리의 섹스 파티가 떠오릅니다. 지난번엔 "개·돼지" 발언을 예측한 듯해 화제가 되었는데, 이제는 실제 성매매 현장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현실이 영화보다 막 나가는 세상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지난 21일 《뉴스타파》가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을 공개하고 이 일에 삼성그룹이 개입한 것이 아니냐는 기사를 내 큰 파문을 불러일으켰습니다. 《뉴스타파》는 지난 4월 익명을 요구한 제보자로부터 삼성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을 보여주는 동영상 파일과 자료들을 입수했다고 합니다. 동영상에는 이건희 회장이 수년 동안 여러 차례에 걸쳐 젊은 여성들을 안가나 자택으로 불러 성행위를 한 정황이 담겨 있었습니다.

 

《뉴스파타》가 3개월 동안 동영상의 위·변조 여부를 다각도로 검증했으나 어떤 흔적도 찾아볼 수 없었다고 합니다. 동영상이 촬영된 장소가 이건희 회장의 자택과 안가라는 사실이 확인됐고 이 안가를 마련하는 과정에서 삼성이 그룹 차원에서 개입한 것으로 보이는 정황도 드러났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의혹 동영상은 주로 낮에 촬영됐는데 20~30대 사이로 보이는 여성 3~5명이 동시에 등장합니다. 동영상의 대화로 보아 이들에게는 한 번에 500만 원가량의 비용이 지급된 것으로 보인다고 하죠. 동영상에 나오는 장소는 2011년부터 2012년까지는 서울 논현동에 있는 고급 빌라이고, 2013년 이후는 이건희 회장이 새로 마련한 삼성동 저택임을 확인했다고 합니다.


출처 - 뉴스타파


등기부 등본상 논현동 안가는 현재 삼성SDS 고문인 김인 씨가 전세권을 설정해놓은 것으로 되어 있었습니다. 당시 사장이었던 김인은 삼성그룹 내 핵심 수뇌부였죠. 삼성그룹 비서실 출신으로 삼성SDS, 삼성 라이온즈 등 사장을 역임했습니다. 자기 명의로 이 빌라가 설정되어 있는 줄 몰랐다던 김인 씨는 이후 입장을 번복해 자신이 전세 계약한 게 맞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빌라를 왜 이건희 회장의 성매매 장소로 빌려줬는지에 대해서는 일절 답변하지 않았습니다.

 

만약 이건희 회장이 불법 성매매를 하는 과정에 삼성그룹 비서실 등의 조직이 동원됐다면 불법 성매매 당사자인 이건희 회장은 물론이고 삼성그룹 역시 법적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습니다. 성매매 처벌법에 의하면 성매매 장소를 제공하는 행위도 3년 이하 징역이나 3000만 원 이하 벌금을 물리도록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동영상의 내용이 사실이라면 이건희 회장은 북한의 김일성처럼 자신의 권력과 돈 그리고 조직을 동원해 기쁨조와 채홍사를 운영하고 있었다는 얘기가 됩니다.


출처 -르 몽드


그런데 성적 문란함은 비단 삼성만의 문제가 아닙니다. 한화그룹의 40대 상무는 유흥주점 안에서 자신의 일행이 모두 지켜보는 가운데 유흥업소 종사자를 성폭행하는 변태 같은 짓을 벌였습니다. 지난 5월 말 강남구 소재 유흥업소에서 벌어진 이 성폭행 사건은 사건 다음날 피해자가 경찰에 고소하면서 알려졌죠. 조폭을 동원해 아들의 일을 복수하는 회장 밑에는 공개적으로 성폭행을 벌이는 대범한 임원이 있었습니다. 이렇게 어울리는 한패가 또 있을까요?

 

그런데 더 큰 문제는 한화그룹 상무의 성폭행 현장에서 일행은 지켜보기만 했을 뿐 누구 하나 이를 막지 않았다는 겁니다. 그 나물에 그 밥인 셈이죠. 지금 이 순간에도 한화그룹은 인터넷 올라온 성폭행 상무의 기사와 게시글을 삭제하기 바쁩니다.

 

한편 지난 총선 당시 새누리당 캠페인송으로 쓰였던 〈PICK ME〉를 부른 걸그룹은 공개 인터뷰에서 야동 배우 취급을 당했습니다. 그것도 그 오디션을 만든 PD한테요. 〈프로듀스 101〉 〈언프리티 랩스타〉 <쇼미더머니〉 등 요즘 아이들에게 인기를 얻은 프로그램을 성공시킨 엠넷의 한동철 국장은 한 잡지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프로듀스 101〉을 건전한 야동이라고 표현해 비난을 받았습니다.


출처 - 일간스포츠


"출연자들을 보면 내 여동생 같고 조카 같아도 귀엽지 않나. 그런 유의 야동을 만들어주고 싶었다"며 이상한 취향을 피력했습니다. 여동생과 조카가 나오는 야동이라니, 변태가 따로 없습니다. 〈프로듀스 101〉 제작발표회 자리에서 그는 숨은 원석을 발굴하는 취지로 이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했는데, 속내는 그냥 자기가 보고 싶은 야동 만들기였음이 드러났군요.


출처 - 뉴스타파


우리나라는 술과 성매매에 지나치게 관대한 시각을 보입니다. 특히 남성들은 더더욱 그렇습니다. 사회생활을 하면서 술과 성매매가 없으면 안 되는 것처럼 얘기하는 사람도 많은데, 이에 질린 분이 많으실 겁니다. 제대로 된 고삐가 없으니 사회 전체가 변태적인 성욕에 이끌리고, 여성을 일상적으로 모욕하는 지경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박유천 같은 연예인의 성폭행 사건은 발생하기가 무섭게 수사가 급물살을 타고 다른 정황이 밝혀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건희 회장의 경우 증거가 명백한 불법 성매매임에도 《뉴스타파》가 협조하지 않으면 수사가 어려워질 것이라며 오히려 경찰이 꽁무니를 빼고 있습니다. 자본과 권력의 힘 앞에 무릎을 꿇은 언론, 방송이 이런 문제를 제대로 보도하지 않는 일은 비일비재했죠.

 

출처 - 경향신문

 

이미 공개된 성매매 동영상 이외에도 협박이나 공갈의 정황이 보이는데도 수사 착수를 고민해보겠다는 말로 끝입니다. 삼성 이건희 회장의 불법 성매매 사건 외 최근 성추문들은 사회의 치부를 드러내는 단초입니다. 성역 없이 수사해서 깊이 뿌리내린 잘못된 성 착취와 권력의 문제를 파헤쳐야 할 것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