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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박근혜와 아베, 역사 교과서 왜곡으로 짝짜꿍

by 생각비행 2016. 3. 23.

3월 새학기가 시작되면 차트를 역주행하는 노래 <벚꽃엔딩>처럼 이맘때면 꼭 뉴스에 나오는 소식이 있습니다. 바로 일본 역사 교과서의 역사 왜곡에 관한 뉴스죠. 그런데 올해는 그 내용이 좀 심각했습니다. 2017년부터 일본 학교에서 쓰일 교과서 중 검정을 통과한 77.1퍼센트의 사회과 교과서에 "일본 영토인 다케시마(독도)를 한국이 불법점거하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갔으며, 고교 역사 교과서 6종에는 '위안부' 동원에 일본군이 관여했다는 내용이 삭제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와 관련해 다수의 교과서는 위안부가 "끌려간" 것이 아니라 "보내졌다"고 표현을 바꿔 강제성을 희석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이에 대해 와다 하루키 도쿄대 명예교수는 일본 교과서 출판사들이 아베 신조 정권의 역사 수정주의적 견해에 눌려 군 '위안부' 문제 등에 대해 제대로 된 기술을 하길 꺼리고 있다고 지적했습니다. 아베 총리의 '(위안부가) 군과 관헌에 의한 강제연행을 입증하는 자료가 없다'는 주장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라는 건데요. 출판사와 집필자가 확고한 역사 인식으로 기술해야 하는 것이 역사 교과서이지만, 교과서 검정은 아베 정권의 몫이다 보니 총리의 평소 발언에 압력을 느낀 출판사들이 알아서 기고 있는 경향이 나온 것이라는 게 세간의 분석입니다.

 

작년 말 박근혜 정권이 맺은 굴욕적인 한일 위안부 합의는 아베 총리가 강하게 주장하고 출판사들이 알아서 기게 된 상황의 주요한 원인 되었습니다.

 

 

굴욕적 한일 위안부 합의로 일본의 역사 왜곡에 항의도 못 하는 대한민국 정부

 

이번 일본 교과서 편찬의 배경이 된 검정 기준은 지난 2014년 일부 개정된 학습요령지도 해설서입니다. 여기에 독도가 일본 영토라고 서술하도록 규정했다고 합니다. 즉 일본 정부가 교과서를 만들 때 독도가 일본 영토임을 서술해야 한다는 지침을 내린 셈입니다. 이에 따라 독도 자체를 다룬 교과서가 늘어났습니다. 일본사, 지리 등은 물론 굳이 독도를 언급할 필요가 없었던 세계사 교과서 중 3종에도 독도에 관한 기술이 등장했다고 합니다.

 

거기에 더해 이 지침을 보면, 3.1 운동, 관동대지진의 조선인 학살에 대해 일본 문부과학성이 학살자 수를 구체적으로 명기하지 말라고까지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때문에 일본 교과서에는 3.1 운동으로 7500명, 관동대지진으로 6000명 이상의 조선인이 학살됐다는 서술이 빠지고 그냥 많은 사상자를 냈다는 내용으로 수정되었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위안부' 문제와 관련하여 일본 정부와 일본군 등은 보낸 주체에서 빠지거나 강제성이 없는 행위였던 것으로 슬쩍 넘어가고 있습니다. 여기서 충격적인 사실은 일본의 이번 검정이 지난해 한일 '위안부' 합의 내용을 반영하지 않은 상태라는 겁니다. 따라서 내년이 되면 한일 '위안부' 문제는 박근혜 한국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 간에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인' 합의에 따라 문제가 일단락되었다는 식의 내용이 일본 교과서에 등장하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게 된다는 얘깁니다. 참으로 심각한 상황 아닙니까?

 

일본 역사 왜곡 교과서 문제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는 주한 일본대사관 총괄공사를 불러 엄중히 항의하고 즉각 시정을 요구했다고 합니다. 그러고는 독도 교육을 강화하겠다고 설레발을 쳤습니다. 지난 연말 박근혜 정권이 대책 없이 해준 한일 '위안부' 합의 때문에 일본의 역사 왜곡에 대한 항의나 수정 요구가 공식적으로 어려워지기 시작한 상황과 너무나 대조적이지 않습니까? 박근혜 대통령과 정부가 가 제대로 된 역사 인식이 있다면 한일 '위안부' 합의를 하지 말았어야 하는데, 마치 구국의 결단처럼 자기네들끼리 합의하고는 딴소리를 하는 형국입니다.

 

이번에 일본 교과서의 역사 왜곡 문제와 관련하여 박근혜 정부가 항의했지만, 그 강도가 역대 정권의 항의에 비해 상당히 약해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외교부는 성명에서 '규탄'대신 '개탄'이라는 제3자적 단어를 사용했습니다. 또한 독도 문제를 언급했을 뿐 '위안부' 문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더구나 "4년 전 검정에 비해 위안부 문제에 대한 분량이 늘었고 고노담화 내용이 상세하게 쓰여 검정을 통과한 교과서도 있다"며 일본 역사 왜곡 교과서를 두둔하기까지 했습니다. 대한민국의 외교부인지 일본의 외교부인지 그 정체를 모르겠군요.

 

 

박근혜의 초등 국정 역사 교과서 왜곡, 한일 극우의 닮은꼴

 

일본 역사 교과서 왜곡이 남의 나라 얘기가 아닙니다. 박근혜 정부의 친일 행태와 역사 왜곡이 더 심각합니다. '위안부' 용어를 삭제해 친일 논란을 빚은 초등 사회과 국정교과서가 5.16 쿠데타와 10월 유신을 비호하는 내용으로 채워져 박정희 찬양 일색인 것으로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박정희와 친일파를 비호하기 위한 역사 왜곡 때문에 초등 6학년 1학기 사회 국정교과서에만 무려 124군데의 편향 또는 오류 내용이 밝혀졌습니다.

 

출처 - JTBC

 

역사교육연대회의가 공개한 초등 역사교과서 분석 결과에 따르면 우선 박정희에게는 '독재'라는 표현을 쓰지 않습니다. 이승만을 독재라고 규정한 것과 대비되는 지점입니다. 한편 5.16 쿠데타는 "일부 군인들이 국민생활의 안정과 공산주의 반대를 주장하며 군대를 동원해 정권을 잡았다"고 서술했고, 10월 유신은 "박정희 정부는 국가 안보와 지속적인 경제 성장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면서 10월 유신을 선포했다"고 썼습니다. 그리고 "국민의 자유를 제한하는 유신헌법"이라는 종전 기술이 삭제된 반면 헌법과 민주주의를 유린한 유신의 부당함에 대한 설명은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한마디로 5.16 쿠데타의 부정적 측면이 단 하나도 거론되지 않은 셈입니다. 마치 지금 초등학생들의 어머니 아버지가 초등학생 시절 배웠을 법한 군사독재 당시의 교과서를 보는 것 같습니다.

 

출처 - 전남일보

 

게다가 박정희는 교과서에 등장하는 다른 어떤 인물보다도 많이 언급됩니다. 이번 초등 교과서에는 총 78명의 인물이 나오는데 박정희는 12번이나 등장합니다. 반면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은 본문에 단 한 차례도 나오지 않습니다. 이쯤 되면 역사 교과서라고 부르기가 민망한 수준 아닙니까? 그냥 《박정희 찬양집》으로 부르는 게 낫겠습니다.

 

이 밖에 이승만의 경제원조, 박정희의 경제개발 5개년계획, 새마을운동을 찬양하면서도 '친일파'는 딱 한 번 언급됩니다. 반면 3.1 운동과 6.10 만세운동 등 독립운동의 흐름은 축소되었습니다. 이는 5.16과 유신의 불가피성을 주장해온 박근혜 대통령의 인식이 강하게 반영된 결과일 겁니다. 대통령 밑에서 호가호위하는 자들과 권력에 빌붙은 자들이 알아서 긴 결과일 테죠.

출처 - 한국일보

 

일본 정부의 역사 왜곡과 한국 정부의 역사 왜곡은 완벽한 쌍생아입니다.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습니다. 자신들의 권력과 이익을 더욱 크고 길게 유지하는 것이 목적일 뿐이니 부끄러운 과거를 세탁하기 얼마나 바쁠까요? 민생을 챙기고 국민의 복지를 위해 신경을 쓸 시간이 있을 턱이 없지요.

 

출처 - 경향신문

 

작년부터 국민의 큰 반발에 부닥친 국정 역사 교과서는 집필진을 공개하겠다는 약속을 뒤집더니, 편찬 준거를 공개하겠다던 약속마저 뒤집어버렸습니다. 자기네들끼리 알아서 잘 쓸 테니 국민은 입 닥치고 보기나 하라는 얘기죠. 집필 착수도 늦어져 절대적 시간이 부족한 까닭에 졸속으로 제작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가 현실로 드러나고 있는 상황입니다.

 

여러분은 친일파들이 만든,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일본 정부의 시각이 담긴 왜곡된 역사를 서술한 교과서로 우리 아이들이 공부하길 바라십니까? 그렇지 않다면 박근혜 대통령과 대한민국 정부와 새누리당을 비판하셔야 합니다. 민주주의 국가에서 가장 좋은 비판은 투표입니다. 우리나라의 선거제도가 비록 거대 양당에 유리하게 짜여 있긴 하지만, 뜨거운 투표 참여로 국민이 심판한다면 판세를 바꿀 수 있습니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총선의 결과로 우리 아이들의 교과서가 바뀝니다. 이제는 행동할 때입니다.

 

일본의 사죄 없이 속 빈 강정이 되어가는 광복 70주년

 

'위안부' 할머니 생활비 끊으라던 박근혜 정부

 

친일파 박근혜, 제2의 한일협정으로 역사의 죄인이 되다

 

일본 증언활동에 나선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

 

영화 <귀향>을 볼 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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