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표 차이가 가른 역사 (꼭 투표하세요!)

6월 4일 오늘은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의 날입니다.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선거권이 있는 19세 이상의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자신이 사는 지역을 책임질 대리자를 선출하는 소중한 권리를 행사할 수 있습니다. 사전 투표를 하신 분도 계시겠지만 '그깟 투표 하나 안 하나 바뀌는 것도 없잖아?'라는 생각으로 일찌감치 놀러 갈 계획을 세워둔 분이 계실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우리가 행사하는 한 표가 때론 국가와 역사의 방향을 바꿔버리는 크나큰 역할을 한다는 사실을 알려드리고자 합니다.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한 표 차이가 바꾼 역사

1794년 3000여 개의 연방 법률을 영어와 독일어로 반포하려는 미국 하원의 표결이 찬성 41표, 반대 42표로 부결되었습니다. 영어가 미국의 국어로 단독 지정된 것도 바로 이 한 표 차이 때문입니다. 미국 건국 당시에는 독일계가 잉글랜드계보다 훨씬 많았습니다. 그러니 1794년의 투표 결과가 아니었다면 오늘날 미국의 국어는 영어와 독일어이거나 아예 독일어였을지도 모를 일입니다.

또한 미국 대통령 및 주지사 선거에서 단 한 표 차 혹은 동률로 명암이 갈린 일이 여러 번 있었습니다.

토머스 제퍼슨 (출처 - 위키피디아)

미국 독립선언서의 초안을 작성한 토머스 제퍼슨은 그리 잘 알려진 정치인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1776년 7월 4일을 기해 대륙회의에서 독립선언서가 채택되고 공포됨으로써 미국 민주주의를 상징하는 인물 중 한 사람으로 부각되었습니다. 당시 미국의 대통령 선거는 후보자의 득표수에 따라 대통령과 부통령이 정해지는 방식이었습니다. 1800년 미국 제3대 대통령 선거에서 토머스 제퍼슨은 에런 버와 함께 73표 동률로 하원에 넘겨졌는데, 의회의 결선 투표를 7일간 36차례나 거듭한 뒤에야 제퍼슨이 대통령에 당선될 수 있었습니다.

1839년 미국 매사추세츠 주지사 선거도 한 표가 당락을 갈랐습니다. 당시 후보로 나선 에드워드 에버렛 주지사는 마지막까지 사람들에게 투표를 독려하다 투표장에 5분 늦게 도착하는 바람에 정작 자신은 투표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개표 결과 딱 한 표 차이로 패했습니다. 주지사라면 차기 대권을 노릴 수도 있는 자리였는데 말입니다.

앤드루 존슨 (출처 - 위키피디아)

한편 1868년 앤드루 존슨 대통령의 탄핵안 상원 통과가 무산된 것도 한 표 때문이었습니다. 남북전쟁에서 패배한 남부를 어떻게 관리할 것인지를 두고 공화당 과격파와 대통령이 척을 지게 됩니다. 이때 에드먼드 로스라는 공화당 내 젊은 과격파 의원이 당의 명령과 상관없이 자신의 양심에 따라 투표하겠다며 반대표를 던져 탄핵안이 의결정족수에서 한 표 모자라 부결되었습니다. 존슨 대통령은 해방 흑인 노예들의 권익 보호 요구를 무시해서 사회 갈등의 불씨를 키운 장본인이란 소릴 듣기 때문에 에드먼드 로스의 양심에 따른 한 표가 그만한 가치가 있느냐는 질문에는 의견이 분분합니다. 하지만 자신의 양심에 따른 한 표가 정국을 뒤바꿔놓을 수도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역사적 사건이라는 점에서 그 의미만은 변함이 없습니다.

출처 - 위키피디아

1845년에 텍사스가 미국 땅이 되는 데 딱 2표가 운명을 갈랐습니다. 미국이 처음부터 50여 개 주로 이루어진 건 아니었다는 사실은 잘 알고 계시죠? 당시 멕시코에서 독립한 텍사스 공화국은 미국으로의 합병에 대해 투표를 하게 되는데요. 상원에서 27대 25라는 2표 차이로 결정이 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민주주의 국가에서 선거의 한 표는 대통령이나 주지사 선출은 물론 국가의 정체성과 영토를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대한 권리 행사입니다.

출처 - 프레시안

우리나라에서 역사를 가른 한 표를 든다면 역시 사사오입 개헌이 가장 유명하겠죠. 독재를 꿈꾸던 자유당의 이승만 대통령이 제출한 개헌안이 국회 표결 결과 재적 203명 가운데 찬성 135, 반대 60, 기권 7로 개헌 정족수에 한 표가 미달하여 부결되었습니다. 그런데 독재의 미련을 버리지 못한 이승만과 자유당은 사사오입이라는 이상한 논리로 개헌안이 가결되었다고 선포합니다. 이 억지스러움은 국민의 분노를 자아내어 4.19혁명으로 이어졌고 끝내 이승만 대통령은 하야하여 하와이 망명길에 오르게 되었습니다.

출처 - MBC

몇 년 전에 있었던 지방 선거의 사례도 소개하겠습니다. 2008년 강원도 고성군수를 뽑는 재보궐 선거에서 무소속이었던 윤승근 후보는 마찬가지로 무소속이었던 황종국 후보에게 단 한 표차로 낙선했습니다. 지역의 대표자가 정말로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모여 뽑히는 것이란 평범한 진리를 극명하게 보여주는 사례였습니다. 

윤승근 후보는 2010년 선거에 힘을 받고자 한나라당에 입당했지만 오히려 표차는 더 벌어져 200여 표 차이로 낙선하게 되는데요. 이번 6.4 지방선거에 새누리당 후보로 고성 군수에 출마한 상태입니다. 라이벌이었던 황종국 전 고성 군수는 2013년 별세했다고 하니 이번에는 당선될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


6월 4일은 투표하는 날!

출처 -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프랭클린 P. 애덤스는 선거란 누구를 뽑기 위해서가 아니라 누구를 뽑지 않기 위해 투표하는 것이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뽑을 사람이 없어 투표를 하지 않는 것도 나름의 의사 표시 방법이라고 생각하시는 분이 계신다면 이제부터라도 생각을 바꿔주십시오. 인간으로서 기본적인 소양을 갖추지 못하고 우리의 안전을 책임질 수 없는 대표자를 더 늘릴 수는 없지 않겠습니까? 6.4 지방선거에 소신 있고 양심에 근거해 소중한 여러분의 권리인 한 표를 꼭 행사하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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