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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도서비행

사회적기업에서 찾은 청년 실업 해결의 실마리

by 생각비행 2012. 2. 23.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 19일 《한국경제신문》과 현대경제연구원이 '학력별 청년층 실질실업률'을 분석한 결과 고졸 출신 사회 초년생의 40퍼센트, 대졸 출신 사회 초년생의 30퍼센트 가량이 실업자이거나 사실상 실업상태인 것으로 조사되었습니다.

지난 2011년, 이명박 정부가 발표한 실업율 3.4퍼센트, 완전고용이라는 말과는 너무나 동떨어진 결과여서 인구에 회자하는 '이태백(이십대 태반이 백수)'이라는 말이 현실을 더 잘 표현하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서 젊은층의 실업률이 이렇게 급증한 이유는 무엇일까요?

니트(NEET)족이란?

최근 몇 년간 늘어난 니트족이 실업률 증가에 한몫했다는 분석이 있습니다. 니트(NEET)는 '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이라는 말에서 나온 용어로 일이나 구직활동 혹은 구직활동을 위한 훈련 가운데 어느것도 하지 않는 청년층을 지칭합니다. 1999년 영국에서 처음 사용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니트는 은둔형 외톨이(히키코모리)와 더불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었습니다. 

일본에서는 15~34세의 젊은이로서 일하지 않고 가사나 통학을 하지 않는 사람을 니트라고 지칭합니다. 학교에 적을 두고 있지만 실제론 학교를 다니지 않는 사람이나 기혼자이지만 가사를 돌보지 않는 사람도 포함됩니다. 2009년 현재 일본 사회에서 니트는 자그만치 60만 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합니다. 15~34세 인구의 2퍼센트에 해당하는 어마어마한 수치입니다.

한국 사회의 청년 무직자 문제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떨까요? 한국노동연구원에서 한국 청년 니트족에 대한 자료를 발표했는데요, 2003년 75만1000명에서 2010년 99만 6000명으로 약 24만 명이 늘어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전문가들은 2011년에 사상 처음으로 100만 명을 넘은 것으로 추정하는데요, 이는 통계청이 발표한 지난해 청년 실업자 32만 명보다 3배 이상 많은 수치입니다.

출처: 민중의 소리 인포그래픽

한국의 청년 니트족은 캥거루족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캥거루족이란 새끼 캥거루가 엄마 캥거루 가슴주머니 속에서 커가듯 부모에 의지해 취업, 구직 활동을 기피하는 청년들을 지칭합니다. 한국의 캥거루족은 일본의 니트족과는 조금 다른 양상을 보입니다. 일본에서 집단 따돌림이나 어려운 구직활동, 중퇴 같은 문제 때문에 니트가 되는 젊은이가 많은 반면, 한국의 캥거루족은 자식을 감싸고 도는 부모에 큰 원인이 있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습니다. 괜찮은 직장에 가지 못할 바에야 차라리 기다리는 편이 낫다며 자식이 니트의 길로 접어드는 상황을 조장하고 있다는 얘깁니다. 

니트 문제 해결에 나선 일본의 청년 사회적기업가


니트 문제 해결을 위해 사회적기업을 만들었던 야마모토 시게루의 저서들.

생각비행이 출간한 책,  《하고 싶은 일이 없는 사람은 사회적기업가가 되어라》《사회적기업 창업 교과서》의 저자인 야마모토 시게루는 일본에서 큰 문제로 대두된 니트 문제를 해결하고자 노력한 청년 사회적기업가입니다.

그는 대학 졸업 후 처음으로 만든 사회적기업 '말의 아틀리에'에서 니트와 은둔형 외톨이를 대상으로 문장교실 활동을 시작하여 사회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열의를 보였습니다. 등교거부자, 콤플렉스가 있는 청소년, 가정문제 등으로 고통을 겪고 있는 이들에게 글 쓰기를 가르쳐 사회로 복귀하게끔 하는 사회적기업 활동을 전개했습니다. 

이런 활동을 전개하는 도중에 야마모토 시게루는 대인관계에 서투른 학생 중 상당수가 훗날 니트나 은둔형 외톨이가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이에 야마모토 시게루는 니트와 은둔형 외톨이에게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면밀히 파악하고 그들의 니즈를 채워줌으로써 자연스럽게 사회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등교거부자, 은둔형 외톨이 같은 젊은이를 대상으로 운영하는<진보초 소셜 아카데미>, 라디오 방송을 하고 싶어 하는 니트의 니즈와 라디오를 들으려는 니트의 니즈를 연결하여 개국한 인터넷 라디오 방송 <올니트니폰>, 그리고 니트가 되는 젊은이를 줄이기 위해 중고생, 대학교, 전문대학교 학생들의 중퇴 예방에 힘쓰는 <일본중퇴예방연구소> 등의 사업은 그런 문제의식의 결과물입니다. 청년 사회적기업가 야마모토 시게루는 이렇게 말합니다.

통상적인 기업가는 얼마의 이익을 얻어 자신에게 어느 정도 보수가 들어왔는가로 실적을 헤아리는 데 반해, 사회적기업가는 사회에 어느 정도로 의미 있는 효과를 주었는가를 성공의 척도로 삼는다. 그러니까 사회에 준 영향이나 어느 정도의 변혁이 일어났는가가 평가의 핵심이 된다. …… 사회적기업은 일정한 조직과 사업규모를 갖추고 수입원을 확립하여 안정적으로 사업을 운영함으로써 지속적인 서비스 제공을 목표로 한다.

한국의 청년 실업문제, 사회적기업으로 해결하자

올해 정부와 공기업의 신규 채용 규모는 2만 8000여 명이라고 합니다. 정부는 고졸 채용을 확대하는 방안을 내놓았는데요, 기획재정부에 따르면 고졸 적합 업무를 중심으로 공공기관 신규 채용 인원의 약 20퍼센트를 고졸자로 선발하도록 권장할 방침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발표가 나와도 공무원 시험을 준비하는 고시생이나 취업준비생들의 반응은 심드렁합니다. 니트와 취업준비생의 수는 해가 갈수록 점차 늘어났고, 취업을 준비하다 결국 공무원 시험 준비로 방향을 전환한 학생들 또한 해마다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공공기관, 공기업의 일자리를 늘린다는 발표가 오히려 경쟁률만 높인다는 불만 섞인 소리도 나오는 실정입니다.

이러한 상황을 청년이 주축이 된 사회적기업으로 해결하는 방법을 모색해보는 것은 것은 어떨까요? 정부에서 해결해주길 마냥 기다리지 말고 스스로 문제를 발견하고 대안을 찾는 청년 사회적기업이 많이 생겨나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많은 청년이 이렇게 얘기합니다.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고, 무엇을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다고 말입니다. 그렇다면 야마모토 시게루의 말대로 무언가 하고 싶은 일이 있는 사람을 돕는 일을 시작해보는 것은 어떻습니까?

사회적기업이라고 해서 거창하게 생각할 필요는 없습니다. 사람을 도와 일을 창출하는 일이 곧 사회적기업의 역할이니까요. 청년 니트가 사회적문제라고 생각한다면, 젊은이들이 직접 나서서 어려움에 처한 친구들을 돕는 작은 모임을 만들고 친구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니즈를 파악하고 하나씩 해결해준다면 사회적기업의 가능성이 이미 보이는 것입니다. 요즘 팟캐스트가 인기인데요, 여러분도 <올니트니폰> 같은 방송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비싼 장비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열정이 훨씬 더 중요합니다.

일본에서 큰 기대를 받고 있는 사회적기업가인 야마모토 시게루는 대한민국의 청년과 마찬가지로 대학 5학년생 시절 꿈과 희망이 없는 젊은이였습니다. 그런 그가 다른 사람의 니즈를 발견하고 돕는 일을 시작으로 사회적기업을 만들어 엄청난 일을 벌이고 있습니다. 누구나 시작하면 됩니다. 여러분 또한 할 수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젊은 여러분에게 야마모토 시게루가 전하는 메시지로 글을 마무리하겠습니다.

인생에서 전력투구 할 수 있는 시간은 짧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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