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규직과 정리해고 문제, 2012년엔 좀 바꿉시다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2012년 새해가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았는데 벌써 굵직한 문제가 터져 나오고 있습니다. 해가 바뀌어도 우리의 삶은 노력 없이는 별반 달라지지 않는다는 현실을 느낍니다. 연말·연초에 스크랩해둔 신문기사를 살피다가 아래 기사에 눈길이 머물렀습니다. 

쌍용차 ‘희망텐트’ 한 달 “모두에게 잊혀질까 두렵다”

<경향신문> 1월 6일자 기사입니다. 2009년 8월 6일에 시작한 쌍용차 노동자들의 정리해고 철회투쟁은 77일간의 옥쇄파업을 거쳐 극적인 합의를 이끌어내며 끝났습니다. 하지만 2년 6개월이 지난 지금까지 회사는 복직을 이행하지 않았습니다. 이 때문에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정문 앞에서는 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소속 노조원 20여 명이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여전히 농성하고 있습니다. 2011년 12월 7일 새롭게 시작한 희망텐트 농성은 오늘로 35일째를 맞았습니다.

비정규직 노동자와 정리해고 문제는 여전히 심각한 우리의 현실입니다. OECD의 <고용전망 2011(Employment Outlook 2011)> 보고서를 보면 지난해 우리나라 상근직 노동자의 평균임금(구매력 기준)은 3만 3221달러로 실업급여의 소득대체율이 낮고 지급 기간도 짧아 실업자에 대한 사회안전망이 최하위 수준인 것으로 조사되었다고 합니다. 보고서는 실업자를 위한 사회안전망이 매우 허술하니 보완하라는 충고까지 덧붙였습니다. 세계 무역규모 2조 달러 달성을 눈앞에 두고 있는 나라의 현실이 이 모양입니다.

출처 : 민중의 소리

[인포그래픽] OECD지표로 본 한국의 노동자
[인포그래픽] 실업계고교 현장실습 제도적 문제는?

실업급여는 고용보험에 가입한 노동자가 일자리를 잃었을 때 소득을 보전해줌으로써 재취업과 생계유지를 돕는 대표적인 사회안전망의 하나입니다. 4대 보험 가운데 하나이므로 고용자는 의무적으로 가입하여 실업 시 어느 정도의 급여를 보장받습니다. 하지만  한국의 실업급여는 경제위기 상황에서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 OECD의 지적입니다. 보고서 내용으로는 사실상 한국이 사회적으로 실업자를 방치하고 있는 것과 다를 바 없다고 합니다. 그 이유를 몇 가지로 들었습니다.

첫째, 턱없이 부족한 실업급여입니다. <경향신문>에 따르면 2009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실직 1년 차 실업자가 받을 수 있는 실업급여는 평상시의 30.4퍼센트에 불과하다고 합니다. OECD 국가 평균(58.56%)의 절반 수준이라고 합니다. 둘째, 실업급여 보장 기간도 최장 240일로 다른 나라와 비교할 때 짧다고 지적합니다. 덴마크는 최장 4년을 보장하고 미국은 금융위기가 닥치자 26주에서 99주로 보장 기간을 대폭 늘렸습니다. 마지막으로 실업급여 대상자가 전체 노동자의 35퍼센트밖에 되지 않는다는 사실입니다. 이제 막 일자리를 얻은 청년이나 비정규직, 즉 4대 보험 적용을 받기 어려운 노동자들에게 실업급여는 그림의 떡이라는 얘깁니다. 이런 노동자들의 상황으로 보아 한국이 OECD 회원국이라는 사실이 부끄러울 따름입니다.

얼마 전에는 현장실습을 나간 특성화 고등학교 학생이 뇌출혈로 쓰러져 사망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노동자들의 근무 여건이나 급여가 취약한 상황인 만큼 현장실습을 나간 학생의 근무 여건이 좋았을 리는 만무합니다. 사망한 학생은 평일 근무는 물론 주말 특근과 2교대 야간근무 등에 투입되어 주당 최대 58시간 정도 근무하다가 쓰러졌다고 합니다. 10대 학생이 일주일간 하루도 쉬지 않고 강도 높은 노동 현장에 투입된 것입니다.

사건이 발생하자 교육계 일각에서 가혹한 현장실습이 이명박 정부의 무리한 특성화고 취업률 실적주의 정책 때문이었다고 지적했습니다. 현 정부가 특성화고교에 구조조정을 언급하면서 학교 입장에서는 취업률을 높이려는 목적으로 학생들이 고강도의 노동에 노출되어도 쉬쉬하는 분위기가 생겨났다는 얘기입니다. 2006년 노무현 정부는 '실업계 고교 현장실습 운영 정상화 방안'을 마련하여 학생들이 부당하게 노동을 강요받고 취직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방지하려 했습니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 출범 후 2008년 4월에 발표한 '학교 자율화 추진계획'과 '2012년 특성화고 관련 업무계획'으로 말미암아 학생들의 상황은 2006년 노무현 정부의 정상화 노력 이전 상태로 돌아가 버렸습니다. 학교는 실적을 위해 학생들을 노동현장으로 내몰았고, 학생들은 다시금 부당한 대우와 강도 높은 노동에 시달려야 했습니다.

OECD 회원국인 한국. 하지만 우리 노동자의 삶은 OECD 가입국 국민의 삶에 훨씬 못 미치는 현실입니다. 2012년에는 이러한 노동현실을 바꿔야 하지 않을까요? 고강도 노동에 시달리면서, 가벼운 장바구니를 한탄하는 삶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2012년 2월 15일은 쌍용차 파업사태가 벌어진 지 1000일째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농성 첫날부터 희망텐트를 지키고 있는 문기주 씨(52·금속노조 쌍용차지부 정비지회장)가 인터뷰에서 남긴 마지막 말이 귓가에 맴돕니다.

"새해 소망이요? 새해든 새해가 아니든 소망은 한 가지밖에 없습니다. 공장으로 돌아가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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