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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한글을 사랑합시다 1] 한글 반포 565년, 한글의 현실은?

by 생각비행 2011. 10. 13.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지난 10월 9일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반포한 지 565년이 되는 한글날이었습니다. 꼼꼼히 살피면 한글날을 기념하는 행사, 학술대회, 문화 이벤트가 여기저기서 열렸지만, 시민단체나 행사 관련자를 제외하면 일반인의 참여는 저조한 상황입니다. 한글을 사랑하는 마음을 되새기기 위해서라도 한글날을 다시 국가지정 공휴일로 만들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한글 관련 단체와 개인이 많은 이유가 여기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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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출처: 위키피디아)

'훈민정음'이라는 이름으로 1446년(세종 28) 음력 9월에 반포된 한글은 초기부터 많은 벽에 부딪혔습니다. 조선왕조시기 내내 국가의 글자로 제대로 된 대접을 받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쉽게 익힐 수 있고 읽고 쓰기에 매우 편리했던 까닭에 궁궐에서는 궁녀를 중심으로, 민간에서는 아녀자와 아이들을 중심으로 널리 쓰였습니다. 한글소설 같은 문학의 발전은 한글의 저변을 확대하여 결국 현대에 이르러 대한민국의 정식문자가 되었지요.

오늘날 한글의 우수성은 세계가 인정하고 있습니다. 한류 열풍과 더불어 최근 일고 있는 K-POP 열풍 때문에 한글을 배우고자 하는 사람들이 세계 곳곳에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날로 주목받고 있는 한글을 과연 우리는 어떤 마음으로 대하고 있는지 돌아볼 때가 아닌가 합니다.

한글날은 지났지만 우리가 매일 사용하는 문자에 관해 이야기하고 뒤돌아보는 일에 시기가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출판사인 생각비행으로서는 오히려 늦은 감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몇 회에 걸쳐 [한글을 사랑합시다]라는 기획으로 한글의 우수성을 알리고, 한글을 대하는 우리의 현실을 짚어본 뒤, 어떻게 하면 한글을 좀 더 바르게 사용하고 세계에 널리 알릴 수 있을지를 고민해보는 시간을 마련하고자 합니다.

모든 사람이 쉽게 깨우치는 민주문자, 한글

한글의 우수성은 이미 많은 사람이 증명했고 인정하고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한글은 표음문자입니다. 우리가 내뱉는 말을 발음대로 옮겨 적을 수 있죠. 사람들의 대화, 동물의 소리, 자연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그대로 옮길 수 있는 훌륭한 문자체계가 바로 한글입니다. 표의문자인 한자의 경우 지식을 갖추고 있지 않으면 해석하는 데조차 시간이 걸립니다.

이 때문에 언어학은 '지배자의 문자'와 '민주문자'를 구별하기도 합니다. 지배자의 문자는 국가의 소수 지배자만 알고 있는 문자로 중국의 한자, 이집트의 그림문자, 메소포타미아의 설형문자(쐐기문자) 등이 이에 해당합니다. 이런 글자는 과거 왕조시기에 존재했으며, 글자를 쓰거나 해석할 줄 아는 사람은 소수에 불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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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적인 지배자의 문자인 수메르 문자(출처: 위키피디아)


이와는 달리 민주문자는 대부분이 쉽게 습득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영미권의 알파벳과 대한민국의 한글이 대표적입니다. 민주문자는 글자를 읽고 쓰기가 쉬운 까닭에 사람들이 정보를 쉽게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민주문자인 한글의 창제로 말미암아 많은 사람이 쉽게 책으로 지식을 습득할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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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대왕 때 편찬된 삼강행실도. 그림과 글에 대한 설명이 한글로 적혀 있다.(출처: 네이버 백과사전)


세종대왕이 한글을 만들게 된 이유 가운데 하나가 아들이 부모를 죽인 패륜범죄 때문이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세종대왕은 《삼강행실도》라는 책을 제작하여 사람들을 일깨우려고 했는데요, 그 책은 그림과 쉬운 설명으로 삼강오륜(三綱五倫)[각주:1]을 설명합니다. 실제로 이 책이 얼마나 보급되었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만, 560여 년 전에 공공교육이라는 실로 엄청난 변화의 씨앗을 내포한 문자였음을 알 수 있습니다.

세계가 인정한 한글의 우수성

한글의 우수성은 중국에서 먼저 인정했습니다. 중국은 예로부터 한자를 자국의 문자로 사용해왔는데요, 사실 쓰기도 어렵고 글자를 익히려면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중국의 대문호 루쉰이 "한자가 망하지 않으면 중국이 망한다"(漢字不亡, 中國必亡)는 이야기를 할 정도였습니다. 이런 이유로 중화인민공화국이 성립된 후, 중국 정부는 가장 먼저 쉬운 한자 만들기를 단행했습니다. 이에 중국 한자는 간체자와 번체자로 나뉘게 되었습니다. 간체자는 기존의 번체자와 달리 획수가 적고, 쉽게 쓸 수 있는 한자입니다. 그런데 간소화한 한자라 해도 배우기란 쉽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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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정부는 문맹퇴치의 해법을 한글에서 보았다. (출처: MBC 한글날 특선다큐 - 한글의 힘)


중국 정부는 어려운 한자로 말미암은 문맹률을 낮추고자 세계 여러 나라의 문자를 연구했다고 하는데요, 이웃나라인 우리나라가 1~2년 만에 문맹률을 낮추는 것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고 합니다. 한글의 우수성을 깨달은 중국의 총리 저우언라이는 "중국도 조선처럼 문자개혁을 서둘러야 한다"고 했으며, 학자 궈모뤄는 "중국도 표음문자를 도입해야 문맹을 퇴치할 수 있다"고 했습니다. 또한 초기 중국 주석이었던 류사오치는 어문연구자들에게 직접 서한을 보내기까지 했다는데요, 그 서한에 따르면 "조선에 사람을 보내 문자를 배워야 합니다"라고 말해 한글에 대한 지대한 관심을 보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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훈민정음의 정인지 서문. 한글의 우수성을 명쾌하게 나타내는 문장이다.(출처: MBC 한글날 특선다큐 - 한글의 힘)


중국이 인정했듯이 한글은 어느 나라보다 글자보다 쉽고 빠르게 배울 수 있으며, 일고 쓰기도 어렵지 않습니다. 훈민정음에 정인지가 서문에 써놓은 말처럼 "슬기로운 사람은 아침을 마치지 않아도 깨우치고, 어리석은 사람이라도 열흘 정도면 배울 수가 있는 것"이 바로 한글입니다.

이렇게 훌륭한 글자인 한글이 과연 오늘날 어떤 대접을 받고 있을까요? 서두에 밝혔듯이 한글날은 있지만 지금은 그 뜻을 제대로 돌아볼 여력이 없습니다. 국가지정 공휴일에서 빠졌을 뿐 아니라 과거 한자에 밀려 촌스러운 글자라며 천대받았던 한글이 이제는 영어에 밀려 또다시 홀대받고 있습니다.

다음 기사에서 한글이 처한 현실을 돌아보고 이를 해결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해보겠습니다.

  1. 삼강은 군위신강(君爲臣綱) ·부위자강(父爲子綱) ·부위부강(夫爲婦綱)을 말하며, 이것은 글자 그대로 임금과 신하, 어버이와 자식, 남편과 아내 사이에 마땅히 지켜야 할 도리다. 오륜은 《맹자(孟子)》에 나오는 부자유친(父子有親) ·군신유의(君臣有義) ·부부유별(夫婦有別) ·장유유서(長幼有序) ·붕우유신(朋友有信)의 5가지로, 아버지와 아들 사이의 도(道)는 친애(親愛)에 있으며, 임금과 신하의 도리는 의리에 있고, 부부 사이에는 서로 침범치 못할 인륜(人倫)의 구별이 있으며, 어른과 어린이 사이에는 차례와 질서가 있어야 하며, 벗의 도리는 믿음에 있음을 뜻한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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