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해졌어. 올레길인가 뭔가 생긴 뒤로 우리네 마당을 빼앗긴 것 같아. 사람들이 다니니 옷도 맘대로 입고 나오질 못하니, 이거야….”
“자네도 그런가? 나도 여기로 나올 땐 집에서 입던 옷 그대로 입고 나올 수가 없다네.”
“그전이 좋았어.”
“하기여, 우리 바다도 아닌 것을 뭐.”
“근데 왜 이렇게 섭섭한지 모르겠네.”
“그렇지? 나도 그렇다네.”
“함께 나눠야 한다지만 왠지 내 앞마당을 잃은 듯하네.”
“손님을 잘 맞아야 하지만 그들이 주인 된 기분이라네.”
“태어나서부터 주인이었을 우리가 손님 같으니….”
“그래도 외지 사람들이 우리 동네를 찾아주니 반갑긴 하지, 뭐.”
“훌쩍 지나가고 마는 사람들에게 우리 것을 너무 내놓은 것 같아.”
“기억한다지 않는가, 다들 좋다 하지 않는가, 돌아가서도 말일세. 그러면 됐지, 뭘 더 바라겠나?”
연재물/바다소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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