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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히트플레이션, 식량위기와 경제위기 초래하는 기후위기

by 생각비행 2024. 6. 25.

전 세계적인 기후 변화로 농작물 생산이 차질을 빚고 있습니다. 인도는 무려 50도를 오르락내리락하는 기온으로 피해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운전대만 잡아도 화상을 입고 찬물 샤워를 하려고 물을 틀면 땡볕에 달궈진 뜨거운 물이 나와 화상을 입을 정도라고 하죠. 

 

출처 - YTN

 

이처럼 심각한 기후위기로 인류 전체가 큰 위기에 직면했습니다. 기온이 높은 것도 문제지만 가장 큰 문제는 먹거리 위기가 닥칠 수 있다는 점이 아닐까 싶습니다. 세계 곳곳에서 잦은 호우와 이상 기온으로 작물이 제대로 자라지 못할 뿐 아니라 이제는 토착 농작물이 자라기조차 어려운 상황이 벌어지고 있습니다. 수천, 수백 년에 걸쳐 먹어온 작물들을 키울 수 없고 이로 인해 먹거리 물가가 오르는 '기후 인플레이션'이 현실화하고 있는 것이죠.

 

출처 - 독실한 로달

 

열을 뜻하는 '히트(Heat)'와 물가 상승을 뜻하는 '인플레이션(inflation)'을 합친 용어인 '히트플레이션'이 전 세계적인 문제로 등장했습니다. 히트플레이션을 우리나라는 '사과값'으로 체감했습니다. 5월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4월 신선식품 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19.1% 상승해 지난해 10월부터 7개월간 연속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습니다. 신선과실은 38.7%나 뛰었죠. 괜히 '금(金)사과'라고 한 게 아닙니다. 어디 사과뿐인가요? 배는 102.9% 급등해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75년 1월 이후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습니다. 신선채소도 문제입니다. 자급률이 95%나 되는 양파의 경우, 강수량이 늘고 일조량이 줄어드는 이상 기후가 양파 생산의 30~40%를 차지하는 전라남도에 집중되는 바람에 전체 수확량이 전년 대비 26%가량 감소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25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농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전날 기준 시금치(4㎏)의 도매가격은 2만 4736원으로 전월 대비 86.3%, 전년보다 25.8% 치솟았습니다. 청상추(4㎏·2만 8714원)는 전월보다 181.4% 올랐고, 대파(1㎏·2476원)는 50% 상승했습니다. 

 

출처 - 문화일보

 

이상 기후로 인한 먹거리 물가 상승 문제가 한국만의 문제는 아닙니다. 많은 사람들이 매일 마시는 커피를 한번 살펴볼까요? 최근 로부스타 원두 가격이 전년 동월 대비 60%가량 뛰었습니다. 주 산지인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등지가 극심한 가뭄을 겪었기 때문입니다. 베트남 정부는 2023~2024 시즌 커피 생산이 20% 감소할 것이라고 전망했습니다.

 

출처 - 경향신문

 

아이부터 어른까지 좋아하는 초콜릿은 어떨까요? 원료인 코코아 선물 가격이 1년 만에 3배 뛰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코코아 생산량의 60% 이상을 차지하는 가나와 코트디부아르는 만성적인 투자 부족과 나무 노령화로 인한 작황 부진뿐 아니라 엘니뇨 같은 기상 상황으로 작년부터 코코아 생산량이 급감했습니다. 국제코코아기구(ICCO)는 2023~2024 시즌 코코아 생산이 전년보다 11% 감소해 공급이 37만 4000톤 부족할 것으로 추산했습니다.

 

출처 - 서울신문

 

이에 따라 초콜릿 업체들은 초콜릿 제품 용량을 줄이거나 가격을 올리는 식으로 대처하고 있습니다. 롯데웰푸드는 5월 1일부터 빼빼로, 가나 초콜릿 등 17종 제품 가격을 평균 12% 인상한다고 밝혔죠.

 

출처 - JTBC

 

올리브유는 어떨까요? CJ제일제당, 샘표 등은 이번 달 올리브유 가격을 30% 이상 인상했습니다. 기후 변화로 스페인 같은 올리브 주요 산지의 작황이 나빠졌기 때문입니다. 국제통화기금(IMF)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국제 올리브유 가격은 1톤당 1만 88달러로 지난해 1분기 5926달러에 비해 1.7배 이상 올랐습니다. 

 

출처 - 한국경제

 

오렌지 주스도 이제는 마음 편히 마실 수 없습니다. 세계 최대 오렌지 생산국인 브라질과 미국이 기상 악화로 작황이 부진하여 오렌지 수확량이 급감해 오렌지 원액 선물 가격이 1파운드(0.45kg)당 4.92달러로 사상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기 때문입니다. 식품 회사들은 오렌지 주스 가격을 인상하거나 제품 배합 비율을 조절하고 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이달 1일부터 델몬트 주스의 가격을 7.7% 인상했습니다. 롯데칠성음료는 지난해 오렌지 주스의 오렌지 과즙 함량을 100%에서 80%로 줄이기도 했고요. 빙그레는 미국산과 스페인산을 섞어 쓰다가 지난해부터 미국산 오렌지 농축액의 수급 불안정으로 스페인산만 사용하고 있다고 하죠.

 

출처 - YTN

 

이와 같은 식품 원재료 가격 인상은 외식을 포함해 전반적인 생활비 물가 상승을 부릅니다. 지금은 비싼 가격을 감내하기만 하면 어쨌든 시장에서 살 수 있지만, 앞으로도 그러리라는 보장은 못 합니다. 2022년 기준 한국의 식량자급률은 46%입니다. 옥수수 같은 사료용 곡물까지 포함한 곡물자급률은 20% 수준으로 더 낮아집니다. OECD 국가 중 최하위 수준입니다. 종말을 다룬 영화의 한 장면처럼 우리는 가까운 시일 내에 당연히 누리던 생활을 더는 할 수 없는, 그야말로 상상도 못 할 현실에 처할지도 모릅니다.

 

출처 - EBS

 

우리나라는 많은 식량을 외국에서 수입하는 나라이기 때문에 이상 기후로 인한 외국의 작황 부진 영향을 크게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이상 기후를 막아보려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기후위기는 계속 이어질 것입니다. 앞으로는 먹거리 가격이 오르는 정도의 문제가 아니라 식량 수입에 어려움을 겪는 순간이 올 수 있습니다. 실제로 작년에 인도가 쌀 수출을 제한하자 쌀값이 28% 급증하고 아프리카 국가에서 식량 위기가 고조되기도 했습니다. 우리에게도 틀림없이 다가올 이런 상황을 두고 어떻게 대처하는 것이 현명한 일인지 고민할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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