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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기후위기를 고민하는 사람들을 위한 서울국제환경영화제

by 생각비행 2024. 6. 17.

연일 더워지는 날씨와 일기 예보를 듣다 보면 기후위기가 우리 앞에 성큼 다가왔음을 느끼실 겁니다. 하지만 일상생활에 치여 바쁘게 살다 보니 어떤 환경 이슈가 있는지, 이에 대응하기 위해 과연 어떤 일을 해야 하는지 알기란 쉽지 않습니다. 이럴 때 좋은 방법 중 하나는 영상을 통해 간접 경험을 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환경을 주제로 한 서울국제환경영화제가 있다는 사실 정도는 다들 알고 계실 텐데요. 환경재단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조직위원회에서 주최하는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환경을 주제로 한 영화제 중 아시아 최대 규모 영화제입니다. 올해로 21회를 맞이했습니다. 부산국제영화제가 올해로 29회를 맞이하니 서울국제환경영화제의 역사가 결코 짧지 않다는 사실을 실감합니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는 지난 6월 5일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개막식을 치렀고, 9일에는 메가박스 성수에서 시상식을 열었습니다. 국제 부문과 국내 부문을 나눠서 시상이 이뤄졌습니다. 올해는 128개국에서 2800편이 출품될 정도로 성황이었습니다.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흐름에 맞춰 극장 상영과 온라인 상영을 병행하고 있습니다. 극장 상영은 지난 6일부터 9일까지 메가박스에서 이뤄졌고, 현재는 온라인 상영 기간에 해당합니다. 더운 날 시원한 곳에서 스마트폰이나 TV로 편하게 접근하실 수 있습니다. 이달 말인 30일까지 보실 수 있기 때문에 시간도 넉넉한 편이죠. 모든 상영작이 한꺼번에 상영되는 것이 아니고 주차에 따라 상영 프로그램이 계획되어 있으니 홈페이지에서 온라인 상영 시간표를 살펴보시길 바랍니다.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17일부터 일주일간 상영되는 3주 차에는 국제경쟁부문 심사위원 특별상 수상작인 <#충돌없는 하늘>이, 24일부터 상영되는 4주 차에는 국제경쟁부문 관객상 수상작인 <늑대의 나라에서>가 상영됩니다.

서울국제환경영화제 온라인 시간표 : https://sieff.kr/sub/online_timeTable?section=3%EC%B0%A8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3주 차에 온라인 상영되는 <#충돌없는 하늘>은 대만 감독인 쏭청잉과 후츠나야 두 사람이 만든 영화입니다. 인간이 터전을 넓히고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도시에 살게 된 새들이 건물, 특히 유리창을 인식하지 못해 충돌하는 사고가 잦습니다. 두 명의 대학원생이 새들의 유리창 충돌 사례를 기록하며 사체를 수거하는 기록을 담은 영상으로 생명에 대한 존중과 공감을 담은 영화입니다.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4주 차에 상영되는 <늑대의 나라에서>는 랄프 뷔헬러라는 독일 감독이 만든 영화입니다. 우리가 잘 아는 <빨간 두건>이나 여타 동화에서 악당으로 자주 등장하는 동물이 늑대죠. <늑대의 나라에서>는 수백 년간 공포의 상징이 되어 문화적으로 각인된 늑대가 주 캐릭터인 영화입니다. 사실 서유럽에는 꽤 오랫동안 늑대가 살지 않았지만 독일의 경우 현재는 사람들이 떠나고 없는 일부 지역에 드문드문 살고 있다고 합니다. 사람 때문에 사라졌는데 사람들이 떠나니 다시 돌아온 셈이랄까요. 이 때문인지 유럽에서는 늑대의 귀환으로 대표되는 자연과 인간의 공존에 관한 논쟁이 아주 뜨겁다고 합니다. 우리도 백두산 호랑이를 문화의 아이콘으로 그리워하지만, 막상 현실에 호랑이가 나타난다고 하면 큰 논란이 생기겠죠.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3주 차에 상영되는 <해초를 구해줘>는 블레이크 맥윌리엄이라는 캐나다 감독의 장편 영화입니다. 평소 물과 관련된 활동을 좋아하던 변호사 프랜시스가 해초의 놀라운 가능성을 발견하고 괴짜 해초 양식업자로 거듭나는 과정을 그린 다큐멘터리 영화입니다. 환상적인 바닷속 풍경과 기발하고 매력적인 인물들이 등장합니다. 김, 미역, 다시마는 우리가 즐겨 먹는 대표적인 해초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해초 강국인 우리나라 사람들에게 이 영화는 아주 친숙한 테마가 아닐까 싶습니다.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한국경쟁부문 대상 수상작인 <문명의 끝에서>는 현재 진행형 핫 이슈인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문제를 다룹니다. 인천 서구에 있는 쓰레기 매립지를 중심으로 한국의 쓰레기 처리 문제를 직시한 다큐멘터리입니다. 이 영화는 길거리의 쓰레기와 폐지 등 재활용품이 노인층들의 노동으로 션별장으로 옮겨져 외국인 노동자들이 선별, 처리하는 과정을 유기적으로 보여줍니다. 인천 앞바다를 오염시키는 해양 쓰레기, 환경오염뿐 아니라 지방을 차별하는 방식으로 쓰레기를 처리하는 수도권의 문제, 노인층과 외국인 노동자들을 착취하는 방식으로 이뤄지는 재활용 문제 등을 함께 다루고 있습니다. 임기웅 감독은 수상 소감에서 폐기물 처리 과정에서 열악한 상황에 처한 노동자들의 처우가 조금이나마 개선되길 바라는 마음을 드러냈습니다.

 

출처 - 서울국제환경영화제

 

바다 환경에 관심이 많으시다면 <고래와 나>도 좋을 듯합니다. 이큰별 감독의 다큐멘터리 영화인데요, 바닷속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고래의 생태도 장관이지만 이와 대비되는 고래의 삶과 죽음, 이를 통해 드러나는 지구의 위기를 고그란히 드러내고 있습니다. 지구를 땅과 바다로 나누면 땅엔 인간이 있고 바다엔 고래가 있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고래는 너무나도 인간과 닮은 지적 생명체입니다. 전 세계 20개 나라, 30개 지역을 탐험하며 촬영했다고 하니 영화를 보는 맛도 있습니다. 영화제 상영작들을 통해 같은 지구에 사는 생명들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져보는 게 어떨까요? 우리는 자연과 돌립된 존재로 착각하며 살아가기 쉽습니다. 하지만 인간은 자연의 일부분이고 지구라는 거대한 집을 이루는 다양한 생명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입니다. 기후위기를 초래한 책임이 우리 인간들에게 있다면 이를 타개할 궁리를 하는 것 역시 우리의 책무가 아닐까요? 서울국제환경영화제에 출품된 다양한 작품을 감상하며 자연과 어떻게 조화를 이룰 수 있을지 고민하는 시간을 가져보시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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