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년 전 4월 16일, 온 국민을 탄식으로 내몬 세월호 참사가 있었습니다. 9주기를 맞이한 이때 우리 사회는 얼마나 안전해졌고 책임 있는 자들은 그날을 얼마나 기억하고 있을까요? 이와 관련해 안타까운 소식이 들리고 있습니다.
출처 - KBS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이후 처음 맞이한 세월호 참사 기억식에 어떠한 메시지도 없었습니다. 국무총리와 장관들이 추모식에 참석했고 이를 통해 정부의 입장을 충분히 전달했다는 취지였죠. 세월호 참사와 관련해 세종시에서 여린 행사에 국무총리와 사회부총리, 행정안전부 재난안전본부 2차관이 참석했습니다. 인천시 행사에는 행안부 장관 직무 대리가 참석했습니다.
출처 - MBC
세월호 유가족이 대부분 참석한 안산시 행사에는 해양수산부 장관과 교육부 차관이 참석했습니다. 팽목항 쪽 행사에는 누가 가기나 했는지 모르겠네요. 세월호 참사의 희생자 중 많은 수가 학생들이었다는 점에서 박근혜 탄핵정국 이후 교육부 장관은 해마다 기억식에 참석해 유가족을 위로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박근혜 정부 이후 6년 만에 교육부 장관이 참석하기는커녕 추도사도 없었습니다. 그런데 국무총리가 참석한 세종시 행사에 참석했다고 하죠.
출처 - 오마이TV
2019년 코로나19가 한창일 때 유은혜 부총리는 세종시 안전의날 행사에 참석하고 연이어 안산의 세월호 기억식에 참석했습니다. 이와 비교해 현 국무총리를 비롯해 교육부 장관, 안전을 책임질 행안부 인사까지 세종시 행사에 참여한 건 세월호 참사 당시 정부 여당이었던 자기네에게 불편한 행사를 피하려는 마음 때문은 아닐까요? 지난 제주 4.3추념식에 윤석열 대통령을 비롯한 정부 여당의 책임 있는 사람들이 불참하여 구설에 올랐습니다. 그날 윤석열은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요? 대구 야구장에서 시구를 했습니다. 한미정상회담 준비 등의 이유로 시간이 없다는 핑계로 4.3추념식에 불참했는데, 야구장에서 공 던질 시간은 있었나 봅니다.
출처 - KBS
사실 현 대통령이나 국무총리나 세월호 기념식에 가서 제대로 된 얘기를 할 수 있는 인간은 아니죠. 윤석열 대통령은 이태원 참사 현장을 둘러보면서 "여기서 그렇게 많이 죽었단 말이야?", "압사? 아니 그러니까 뇌진탕 이런 게 있었겠지" 하며 참사의 실태를 파악하지 못한 발언을 했습니다. 한덕수 총리의 경우 이태원 참사 트라우마에 시달리다 세상을 등진 고등학교 1학년 학생에 대해 "생각이 좀 더 굳건하고 치료를 받겠다, 좀 이런 생각들이 더 강했으면 좋지 않았을까" 하며 책임을 개인에게 돌리는 망언을 했죠. 이런 얼빠진 사람들이 세월호 유가족이 참석한 기억식에 갔더라면 망언만 내뱉었을 테니 차라리 다행스럽다는 생각마저 들기도 합니다.
출처 - KBS
세월호 참사를 잊지 않고 우리 사회의 안전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고히 하기 위해 제대로 된 추모 공간이 필요합니다. 그런데 세월호를 잊으려 하는 이들이 정권을 잡고 있으니 추모할 공간을 마련하는 일도 요원합니다. 내년 안에 세월호 참사 희생자 추모를 위한 생명 안전 공원을 만들기로 했지만, 아직 첫 삽도 뜨지 못했습니다. 안산시는 해수부가 좀 적극적으로 추진하면 좋겠다고 하고, 해수부는 안산시에 사업비를 줬는데 왜 안 하냐며 책임 돌리기를 하고 있으니까요.
출처 – 오마이뉴스
안타깝게도 이번 9주기 세월호 기억식 현장에서 극우 단체의 세월호 추모공원 반대 집회가 진행됐습니다. 이들은 세월호 희생자 추모 시설인 생명 안전 공원을 "납골당"이라고 폄훼하며 "건립 반대"를 외쳤습니다. "세월호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세력이 추모 시설을 정치적으로 이용할 것"이라는 이유를 대며 "건립 철회"를 주장했습니다. 기억식이 진행되는 와중에도 확성기를 최대로 틀고 행사를 방해했죠. 이처럼 인간에 대한 기본적인 예의마저 없는 자들이 9년이 지난 지금까지 유가족들을 괴롭히고 있습니다.
출처 - YTN
그러는 사이 서울시 의회 앞에 마련된 세월호 기억공간은 철거될 위기에 놓였습니다. 9년은커녕 1년도 채 안 된 이태원 참사 희생자들마저 서울광장 분향소가 언제 철거될지 모르는 두려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참사를 예방하고 기억하려 하기보다 어떻게든 덮고 지워버리려는 현 정부의 작태를 보니 한숨만 나옵니다.
출처 - 강원도민일보
9주기 기억식에서 단원고 이영수 희생자의 형인 이영만 씨는 "시간이 갈수록 잊혀가는 것 같아 무섭다. 너한테 한 약속들이 9년 동안의 다짐이 모두한테서 희미해지는 것 같아 너무 무섭다"고 했습니다. 추모사조차 발표하지 않은 윤석열 대통령은 막 선거를 치른 8주기 당시에는 "세월호 희생자들에 대한 가장 진심 어린 추모는 대한민국을 안전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믿는다"고 했습니다. 윤석열은 과연 그때 한 말을 기억하고 있을까요? 안산이 아니라 굳이 세종시 기념식에 참석해 정부는 국민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두고 있다고 발언한 한덕수 국무총리. 윤석열 정부 사람들에게 대체 이태원 참사가 왜 일어났고, 그에 대한 추모는 왜 9개월도 안 된 이 시점에 왜 위협받고 있는지를 묻고 싶습니다. 윤석열 정부는 인간에 대한 예의를 지키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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