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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난방비 폭탄 이어 공공요금 줄줄이 인상 예정

by 생각비행 2023. 2. 7.

지난 설 연휴를 보내고 나온 한탄 중 하나는 난방비 폭탄에 관한 것이었습니다. 2~3배 오른 난방비가 인터넷 커뮤니티와 SNS 인증글로 쏟아지며 사람들의 공감을 얻고 있죠.

 

출처 – 네이버 카페

 

민심이 들끓기 시작하자 정부는 지난 1월 27일 헐레벌떡 차상위 계층에 대한 난방비 절감 대책을 발표했습니다. 118만여 가구에 대해 올 겨울 한시적으로 에너지바우처 지원 금액을 기존 15만 2000원에서 30만 4000원으로 두 배 인상하는 방안이 골자입니다. 이와 별도로 사회적 배려 대상자인 160만 가구에 대해 가스비 할인 폭을 기존보다 두 배 늘린다고 합니다. 하지만 정부의 브리핑 내용은 이전 정권 탓으로 점철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대통령실 경제수석이 지난 26일 브리핑에서 "모든 국민의 난방비 부담이 확대돼 어려움이 가중되는 것은 어느 정도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고 얘기해 설화를 자초했습니다. 

출처 - 굿모닝충청

 

에너지 비용이 오른 건 지난 2022년 초 발발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영향이 크긴 합니다.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무기로 유럽과 서방을 위협해 가스 가격이 한때 폭등했으니까요. 하지만 2023년 새해 들어 전쟁 탓을 하는 건 1년 동안 손 놓고 놀았다는 소리밖에 안 됩니다. 국제천연가스 가격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발생 이전 가격인 3달러 초반으로 내려간 상태니까요. 전쟁 때문에 일시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치솟았던 거지 지금은 국제적으로 가격이나 수급이 원활한 상태입니다. 설령 예상치 못한 일이 발생했다 해도 외교와 경제 역량을 동원해 수입선을 다변화하고 비축물량을 풀어 가격을 조절하며 국민의 부담을 최소화하는 게 정부의 존재 이유 아닐까요?

 

출처 - YTN

 

그런데 윤석열 정부는 2022년 한해 동안에만 도시가스 요금을 네 번 인상했습니다. 결국 올 겨울은 지난겨울에 비해 가스값이 무려 38.5%나 올랐고, 대규모 아파트 단지에서 쓰는 난방, 온수 등 열 요금도 37.8%나 올라 체감상 난방비가 1년 만에 두 배 오른 꼴입니다. 중장기적인 대책 없이 손 놓고 놀다가 겨울이 되니 속 편하게 국민들한테 가스비를 올리는 걸로 해결하려 하다 반발에 부닥쳐 주춤하는 겁니다.

 

출처 - MBC

 

윤석열 정부는 가스비가 오른 것도 전 정부 탓이랍니다. 문재인 정권에서 탈원전 정책을 펼쳤기 때문이라는 거죠. 국민의힘도 똑같은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제대로 시행하지도 않은 탈원전 정책이 어떻게 가스값을 올릴 수 있을까요? 팩트는 오히려 탈석탄에 의한 가스 수요 상승이라고 보아야 합니다. 전 정부의 잘못이 없다고 할 수 없더라도 1년이 지난 지금 전 정부만 탓하고 있다면, 이건 1년 동안 아무것도 하지 않고 놀고 있었다는 걸 자인하는 꼴 아닌가요? 그런데도 이들은 부끄러움을 모릅니다. 국민 난방비를 보조하는 것을 두고 '에너지 포퓰리즘'이라는 소리를 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2023년도 에너지복지사업 관련 예산을 500억 깎은 예산안을 들이민 국민의힘이 할 법한 소리입니다. 가난한 사람을 세금으로 도와주는 건 다 포퓰리즘이라는 얘기니까요.

 

 

아무튼 윤석열 정부는 올해 가스 요금 추가 인상을 예고한 상태입니다. 근본적인 해결책은 제시하지도 않은 채 국민을 쥐어짜면 된다는 마인드죠. 그런데 정말 웃긴 것은 지난 1월 초 윤석열 정부가 산업용 도시가스 요금은 대폭 내렸다는 겁니다. 산업용 도매요금을 33.2550원/MJ에서 31.2843원/MJ로 인하해 부피 환산 인하폭은 1세제곱미터당 83.8원에 이릅니다. 우리나라 에너지 소모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산업용은 요금을 내려주면서 국민의 난방비는 치솟아도 방치합니다. 이런 행태는 개발지상주의 독재 시대와 다른 게 뭔지 모르겠군요. 국제가격이 올라 가스공사가 적자 보는 게 불가피하다면 물쓰듯 하는 기업들의 에너지 낭비부터 잡아야 하는 것 아닙니까?

 

출처 - YTN

 

하지만 난방비 폭탄은 그야말로 서곡에 불과합니다. 올해 전국 버스, 지하철, 택시 등 대중교통 요금이 줄줄이 인상됐거나 인상을 앞두고 있습니다. 서울은 1200원, 1250원이던 버스와 지하철 기본 요금을 4월부터 1600원, 1650원으로 크게 오를 예정입니다. 교통비 외에 상하수도료, 쓰레기 종량제 봉투 요금 등등 생활에 필수적인 부분의 인상이 예고된 지역도 적지 않아 체감물가 상승 폭은 더 클 것으로 예상됩니다. 생활에 꼭 필요한 부분의 가격이 올라가면 식당을 비롯한 소상공인들의 상품이나 서비스 판매 가격도 따라 오르게 되어 있습니다. 물가 폭등으로 서민들의 신음이 더 커질 텐데, 윤석열 정부는 구체적인 대책을 내놓기보다는 서민들 쥐어짜기에 여념이 없습니다. 올 초부터 혹독한 일의 연속입니다. 한숨이 더 커지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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