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정세가 급변하고 경제 상황이 어려워지는 가운데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와 G20은 굉장히 중요한 자리입니다. 하지만 시작부터 윤석열 정부는 꼴불견을 연출했습니다. 출국을 이틀 앞둔 지난 11월 9일 대통령실이 MBC에 동남아 순방 전용기 탑승을 불허한다고 통보한 것입니다. MBC가 왜곡, 편파 보도를 하기 때문이라는 이유를 대면서 말입니다. 똥 뀐 놈이 성낸다더니 윤석열 정부가 딱 그 꼴입니다. MBC 탑승 불허 방침은 자기네 편을 안 들어주고 MBC가 자꾸 치부를 자꾸 드러내는 것이 보기 싫어서겠죠.
출처 - MBC
대통령실이 특정 언론사를 콕 집어 취재 제한 및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일은 대한민국 헌정사에서 유례를 찾기 힘든 행태입니다. 보도지침이 있던 독재 정권 시대에나 볼 법한 행태라고 할 수 있죠. 이에 대해 야권에서는 나라망신이자 언론 탄압이라며 창피하고 말하기 부끄러우며 유치하고 졸렬하다고 비판했습니다. 언론계는 일제히 반발해 후폭풍이 몰아닥쳤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한국기자협회, 방송기자연합회, 한국영상기자협회, 한국PD연합회, 전국언론노동조합 등 언론계 5대 단체는 긴급공동성명을 내고 대통령실이 권력 비판을 이유로 특정 언론사에 대해 취재를 제한하고 전용기 탑승을 배제하는 것은 언론 탄압이자 폭력이라고 규탄했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에서 규정한 언론의 자유를 일방적으로 훼손하려는 윤석열에게 이 조치를 즉시 취소하고 국민 앞에 사죄해야 한다고 촉구했습니다.
출처 - 뉴스1 / 서울외신기자클럽
외신들도 이 소식을 일제히 세계에 전하며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는 트럼프 대통령 시절 백악관도 대통령 전용기에 기자를 배제한 사례는 없었다고 했습니다. CNN 역시 일련의 사태를 언급하며 "이것은 언론 탄압의 한 형태"라고 꼬집었습니다. 영국 《텔레그래프》는 대통령실이 명확한 설명 없이 '왜곡된' 보도를 탑승 불허 근거로 들었다며 우려를 전했습니다. BBC는 윤석열이 대선 공약 중 글로벌 중추국가를 만들겠다고 했던 이야기를 거론하며 자기가 싫어하는 방송 취재진을 해외순방에서 배제하는 게 정말 그가 그리고 싶어 하던 글로벌 이미지인가 하고 반문했습니다. 서울에 본사를 둔 미국의 북한 전문매체인 NK뉴스는 대통령실의 왜곡, 편파 보도 방지 대책이 그들이 그토록 싫어하는 북한과 똑같다고 비판했습니다. AP는 "기자협회가 이 사건을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재직 시절 CNN 소속 짐 아코스타 기자의 백악관 출입을 제한한 일에 비유했다"고 전했습니다. 이렇게 대한민국 국격이 또다시 추락하는군요.
출처 – 한겨레 / 경향신문
대통령실 출입 기자단은 윤석열의 처사를 언론 자유에 대한 도전으로 받아들이고 공동 대응했습니다. 이날 대통령실 출입기자단은 MBC에 대한 전용기 탑승 거부와 관련해 투표를 한 결과 공동대응 찬성 39, 반대 6으로 압도적인 지지 속에 공동 대응을 결정했습니다. 또한 《한겨레》와 《경향신문》은 공식 논평을 내고 대통령 전용기 탑승을 거부하는 보이콧에 나섰습니다. 두 언론사는 MBC와 마찬가지로 민항기를 타고 순방지로 이동해 취재와 보도를 하겠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은 아무런 응답을 하지 않았습니다.
출처 - MBC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통령 전용기에 누구를 태우고 말고를 대통령이 일방적으로 정한다는 것 자체가 말이 안 됩니다. 윤석열은 권력을 위임받을 뿐인 선출직 공무원이라는 사실을 망각하고 마치 자기가 왕이라도 되는 양 착각하고 있습니다. 더구나 대통령 전용기를 언론사가 공짜로 타는 것도 아닙니다. 전용기 운영은 국민 세금으로 하지만 취재 비용은 각 언론사가 자비로 부담합니다. 윤석열 개인의 돈이 들어가는 건 하나도 없죠. 그런데 심기를 거스르는 언론을 배제하겠다는 건 폭군이나 할 법한 발상 아닐까요? 민주 국가에서 언론의 가장 큰 책무 중 하나는 공인이 공적 책무를 잘 이행하는지 취재하고 국민에게 속속들이 알려 감시하는 일입니다. 그런데 윤석열은 이걸 허가하지 않을 권리가 있다고 착각하고 있습니다.
출처 - MBC
지난 6월 윤석열 대통령이 나토를 순방할 당시 대통령실 참모의 부인인 신 모 씨를 전용기에 탑승시킨 일이 있었습니다. 그 사람은 아무 직책이 없는 일반인이었죠. 이 때문에 윤석열이 대통령 전용기를 사유재산처럼 인식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대통령실이 MBC 탑승을 배제하면서 든 이유는 '중요한 국익이 걸려 있기 때문'이랍니다. 하지만 지금까지 윤석열의 행태를 보면 과연 국익을 운운할 수 있는지 의구심이 드는군요.
출처 - 한겨레
지난 11일 윤석열 대통령과 일행은 MBC 기자들을 배제한 채 대통령 전용기를 타고 캄보디아로 출발해 4박 6일의 동남아 순방 일정을 시작했습니다. 언론단체들은 이번 언론 자유 침해 사태에 대한 책임을 끝까지 묻겠다고 반발하고 있으며 MBC는 헌법소원을 내겠다고 밝혔습니다. 이번 대통령실의 조치로 MBC는 국가원수의 외교 활동에 대한 접근권을 부분적으로 봉쇄당했다며 앞으로 이러한 취재 제한 행위가 재발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따라 헌법소원을 비롯한 법적 구제 절차를 밟기로 했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은 후보 시절에도 그렇고 광복절 행사 때도 그렇고 앵무새처럼 '자유'를 떠들더니 정작 언론의 자유를 철저히 무시하고 불통의 행보를 보이고 있습니다. 그가 이야기하는 '자유'는 대체 뭔지 묻고 싶군요.
출처 - 박순찬
출처 - 전북일보
언론의 자유를 침해한 윤석열 대통령은 아세안정상회의에서 "자유, 평화, 번영의 3대 비전을 바탕으로 포용, 신뢰, 호혜의 3대 협력 원칙하에 인도 태평양 전략을 이행할 것입니다"라는 내용이 담긴 연설을 했습니다. 인도·태평양전략은 애초 아베 신조 내각이 창안해 미국에 제의한 것이었습니다. 중국과 북한 같은 나라를 강제로 개방해 미국식 '자유'민주주의를 심겠다는 폭력적인 발상이 담겼죠. 그런데 윤석열 대통령이 한국판 인도·태평양전략을 천명했으니, 결국 반중국적인 미일 인도·태평양전략에 완전히 발을 담그겠다는 이야기가 되는 셈입니다. 이게 과연 국익에 도움이 될지 모르겠습니다. 자기 '자유'밖에 모르는 사람인데 말이죠. 윤석열 대통령은 동북아에서 전쟁 위기를 고조시키려 하지 말고 국내 문제나 시급히 해결하길 바랍니다.
출처 - MBC / 굿모닝충청
정부는 MBC를 대통령 전용기에 탑승하지 못하도록 배제한 책임자를 문책하고 처벌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기대는 안 합니다. 김건희, 윤석열 외에 달리 그런 생각을 할 사람이 없다고 생각하니까요. 나라 꼴이 참으로 말이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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