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시사/보도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 전면 해제를 보는 우리의 시각

by 생각비행 2022. 9. 26.

지난 25일 방역당국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오늘(26일)부터 완전히 해제하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이제 실외 어디서든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과태료 부과 대상이 되지 않게 됐습니다. 실내 마스크 착용 의무는 계속 유지한다는 입장입니다. 실외에서 마스크를 벗고 자유롭게 활보할 수 있게 된 건 분명 다행스러운 일입니다. 그런데 윤석열 정부의 졸속 '과학방역'으로 과연 상황을 잘 통제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섭니다.

 

출처 - 연합뉴스

 

방역당국이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를 전면 해제한다 해도 실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는 시민이 많이 있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오랜 코로나19 상황으로 마스크 착용이 일상화된 지 오래이고 실내 착용 의무가 여전하기 때문에 당분간 그냥 쓰고 다니는 편이 낫다는 심리도 작용하겠죠. 지난 7월과 8월 방역당국이 설문조사를 한 결과를 봐도 그렇습니다. 규제와 관계없이 마스크를 쓸 것인지를 묻는 설문에 7월에는 실외에서 61%, 실내에서 74%가 규제가 없어도 쓰겠다고 답했습니다. 8월 조사에서는 실외에서 64%, 실내에서 75%가 규제가 없어도 마스크를 쓰겠다고 답했습니다. 아마도 코로나19가 종식될 때까지 대다수는 마스크를 착용할 것으로 보입니다. 마스크 착용을 뉴 노멀로 받아들이는 이도 상당합니다. 이 때문에 코로나 종식 후에도 상당수 시민은 사람이 운집하는 곳에서 마스크를 즐겨 쓸 것으로 예상됩니다.

 

출처 – MBC

 

물론 반대의 상황도 예상됩니다. 이미 여러 곳에서 마스크 착용과 관련한 혼란과 무대책의 균열 조짐이 드러났기 때문입니다. 여기서 정부의 의지와 통제 능력이 관건입니다. 지난 7월 말 코로나19 재확산으로 감염자가 폭증하기 시작했을 때 윤석열은 코로나19 특별대응단장으로 정기석 국가 감염병 위기대응 자문위원장을 임명했습니다. 민간 전문가의 역할을 늘린다는 취지였습니다. 그런데 한 달이 지나도록 다른 의원은 위촉이 안 되어 사실상 단장 한 명뿐인 조직이었죠. 단 한 차례의 회의조차 열리지 않았습니다. 중대본 회의에 참석하고 브리핑도 했던 정기석 위원장인데 자문위원회와 코로나특별대응단이 뭐가 다르냐는 질문에 제대로 대답하지 못했습니다. 코로나 대응을 잘하는 척하기 위해 생색내기용 직함을 덧붙였을 뿐이라는 지적이 나옵니다. 팀원이 없는 팀장 역할을 해보신 직장인이라면 어떤 상황인지 이해하실 겁니다.

 

출처 - SBS

 

한편 코로나19 상황을 총괄 컨트롤해야 할 백경란 질병관리청장은 임명되기 전인 지난 3월 백신 관련 주식에 투자한 사실이 드러나 구설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백경란 청장은 취임 전 국가 자문위원회에 스물일곱 차례 참여한 것이 확인되어 내부 정보를 이용하여 주식투자를 한 것 아니냐는 의혹까지 받았습니다. 실제로 백 청장이 보유한 주식은 지난 8월 현재 공모가의 다섯 배까지 폭등했죠. 이에 대해 백경란 청장은 자문은 민간 전문가로 활동한 것이어서 공직자 윤리법상 이해충돌 방지 의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발뺌했고 주식투자는 논란이 계속되자 처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다섯 배가 오른 상황에서 말이죠.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신음하는 국민을 앞에 두고 실리 챙기기에 여념이 없는 질병청장이 현 상황을 컨트롤하고 있으니 국민이 과연 신뢰할 수 있겠습니까?

 

출처 - JTBC

 

전문가들은 올가을에 독감과 코로나19가 동시 유행할 것을 우려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질병청이 감염관리수당 예산 약 14억 원을 코로나 대응과 직접 연관이 없는 곳에 전용한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전용된 사례 4건 중 3건은 그나마 코로나19 대응 차원에서 자체 전용한 경우라고 하는데요, 이 역시 정부가 진단검사 지원을 축소하고 선별진료소 운영을 줄이는 등 코로나19 대응을 민간 또는 개인 중심을 전환한 데에 예산 문제가 배경이 되고 있다는 방증입니다. 감염관리수당 예산 14억여 원은 코로나19 방역과 직접 관련 없는 GHSA 장관급 회의 개최 때문에 돌려썼습니다. 이 회의는 올해 11월 말 서울에서 개최되는데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할 예정입니다. 코로나 최전방에서 고생한 의료기관 종사자를 위해 위험수당, 생명수당 등을 확대해도 모자랄 판국에 질병청은 윤석열 치적 사업에 예산을 쓰고 있는 셈입니다.

 

출처 - KBS

 

심각한 문제는 예산 전용 결정이, 인권위가 감염수당을 의료기관 소속 노동자에게만 지급하고 간접 고용된 노동자를 제외하는 것은 차별이라며 대책 마련을 권고한 바로 다음날 이뤄졌다는 사실입니다. 감염관리수당은 코로나 환자 치료와 관련된 업무를 하는 의료진과 의료기사, 응급구조사, 요양보호사 등 코로나 환자와 접촉이 불가피한 종사자들에게 하루 2만~5만 원씩 지급되는 최소한의 비용입니다. 코로나19 현장에서조차 노동자를 무시하는 걸 보면 윤석열 정부의 노동 관련 정책은 참으로 한결같네요.

 

출처 - 중앙일보

 

1년 5개월 만에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습니다. 가을 프로야구장, 야외 공연장, 대규모 집회 등지에서 마스크를 쓰지 않아도 됩니다. 산책로, 등산로, 운동장, 야외 결혼식장, 지하철 야외 승차장, 놀이공원 등지에서도 마스크 없이 사람들과 어울리고 활보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방역당국은 이번 완화 조치는 과태료가 부과되는 의무조치만 해제된 것이라고 단서를 달았습니다. 실외에서 마스크 착용이 불필요하다는 걸 의미하지 않으며 개인의 자율적 실천은 여전히 필요하다는 의미입니다.

 

출처 - 중앙방역대책본부 / 카카오

 

중앙방역대책본부에 따르면 지난 25일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 수는 2만 5792명으로 일요일 발표 기준으로는 지난 7월 10일(2만 383명) 이후 11주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습니다. 하지만 위중증과 사망자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위중증 환자는 416명으로 전날(418명)보다 2명으로 다소 줄었지만, 코로나19로 사망한 환자는 73명으로 직전일보다 10명 증가했기 때문입니다. 정부가 방역 정책을 완화하면서 코로나 19 출구전략에 속도를 낼 것이란 전망이 나오는데요, 주의를 기울이고 경계심을 풀지 말아야 합니다. 정부도 코로나19 감염의 책임을 외주 돌리듯 국민에게 떠넘기려 한다는 느낌을 주지 않도록 코로나 상황 통제에 만전을 기할 때입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