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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폭우 피해 각자도생? 윤석열 정부는 무엇 하나?

by 생각비행 2022. 8. 15.

지난 8일부터 물폭탄처럼 내린 집중호우로 피해를 본 지역이 많습니다. 서울에는 하루 동안 연평균 강수량의 30%가 넘는 약 430mm의 비가 쏟아지기도 했죠. 1907년 서울 기상 관측 시작 이래 115년 만에 처음으로 시간당 140mm가 넘는 비가 동작구에 내렸습니다. 지난 8일부터 내린 비로 15일 오후 6시 현재까지 사망 14명, 실종 6명의 인명피해가 발생했고 수도권과 강원, 충남북, 전북 등지에서 1만 건을 웃도는 시설 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집을 떠나 대피한 사람이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7749명, 주택 파손·침수 등의 피해를 본 이재민이 2280명으로 늘었습니다. 사유시설 9136건, 공공시설 1116건 등을 합쳐 1만 279건의 시설 피해가 난 것으로 집계됐습니다. 농작물 침수 피해 규모는 1754ha에 이르고, 가축 폐사는 8만 1857마리, 산사태는 291건으로 조사됐다고 합니다.

 

출처 - EPA

 

사람들의 마음을 아프게 한 최대 비극은 신림동에서 일어난 반지하 일가족 사망 사건이었습니다. 일가족 4명 중 40대 자매와 그중 동생의 자식인 13살 딸까지 3명이 폭우에 미처 빠져나오지 못하고 숨졌는데요. 반지하여서 순식간에 물이 차오르는 바람에 수압 때문에 문을 열 수가 없었습니다. 이웃들이 방범창을 깨서라도 구하려고 했지만 물이 순식간에 차올랐고 장비가 없어 뜯어낼 수도 없었다고 하죠. 자매의 모친은 병원 진료를 위해 사고 당시 집을 비웠기에 변을 피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숨진 자매 중 언니가 다운증후군을 앓는 발달장애인이라 주변을 안타깝게 했는데요. BBC는 "이곳에서 일어난 일은 영화 <기생충> 첫 장면에서 주인공 가족이 폭우가 쏟아지자 집 안의 물을 퍼내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하는 장면을 연상시킨다"면서 "하지만 현실에서의 결말은 더 최악"이라고 보도했습니다. 아울러 BBC는 "강남의 화려한 빌딩과 떨어진 이곳에는 생활하기 어려운 반지하에 수백 명의 한국인이 살고 있다"라고 지적하기도 했습니다. 이 밖에도 지난 8일에는 가장 비가 많이 온 동작구에서 폭우로 쓰러진 가로수 정리 작업을 하던 60대 구청 직원이 감전사했고, 신림동에서 멀지 않은 곳에서도 침수 주택에 고립된 여성이 목숨을 잃었습니다. 경기도 광주에서는 버스 정류장 붕괴로 여성이 1명 숨진 채 발견됐고, 도로 사면 토사 매몰로 남성 1명이 사망했습니다. 서초구에서는 주차장 등에서 차오른 물살에 휩쓸려 4명이 실종됐고, 경기도 광주에서도 하천 범람으로 2명이 급류에 쓸려 실종되는 등 인명 피해가 컸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여의도 한국투자증권 본사 사옥이 폭우에 침수되어 지하의 전력 공급이 마비되어 주식 거래 서비스가 중단되는 사태도 발생했습니다. 이 때문에 한국투자증권의 홈트레이딩 시스템과 모바일 트레이딩 시스템과 홈페이지 등 거의 모든 기능이 마비됐죠. 고객들한테 긴급 상황을 전해야 하는데 공지 문자 시스템조차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다고 하죠. 다급해진 한국투자증권은 자사 유튜브 채널에 겨우 긴급 공지를 올렸는데요, 미국 증시가 열리는 타이밍에 마비가 된 터라 한국투자증권을 이용하던 투자자들은 손실을 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처럼 인명, 재산적 피해가 막심한데 집중호우 피해를 예방하지 못한 원인이 인재에 가깝고 재해 수습 과정이 거의 무정부 상태에 가깝다 보니 국민이 분노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강남은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데 물 흡수를 할 수 없는 아스팔트가 땅의 대부분인 곳이죠. 배수분리터널을 완공했지만 역부족이고 삼성 사옥 허가를 내주는 과정에서 삼성의 편의를 봐준다며 하수로를 제대로 놓지 못하고 삼성 사옥을 따라 우회시키는 바람에 안 그래도 부족한 하수 처리 시설에 치명타가 생겼죠. 그리고 결정적으로 오세훈 시장이 서울시 수방 치수 예산을 지난해보다 900억 원 가까이 삭감했습니다. 게다가 서울시 재해 관련 주요 보직을 공석으로 둔 채 시간만 끌어 수해가 났어도 통제할 책임자가 존재하지 않았다는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습니다. 이 때문일까요? 분노한 사람들이 인터넷에 "무상급수 오세이돈이 돌아왔다"며 조롱하는 글을 올리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11년 오세훈 시장이 재직할 당시 강남역 일대와 우면산 산사태로 16명이 목숨을 잃는 큰 사고가 있었죠. 수해에 제대로 된 대비와 후처리를 하지 못한 오세훈 시장에게 "오세이돈(오세훈+포세이돈)"이란 별명이 붙었습니다. 당시 무상급식을 놓고 큰 비난을 받았던 오세훈 시장은 물폭탄을 공짜로 퍼붓는다며 "무상급수"란 조롱까지 덤으로 받았죠. 이번 수해에도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자 오세훈에 의한 인재라는 비판이 그치질 않습니다. 있는 것도 제대로 관리 못 하면서 한강변에 세계 최대 관람차를 세우겠다는 소리나 하며 눈에 보이는 치적 쌓기에 혈안이 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이번 신림동 반지하 주택 복구 현장을 찾은 오세훈 시장을 향해 시민들은 "사람들 끌고 다니지 말고 일이나 하라"며 항의했습니다. 예방도 못 하고 조치도 못 취하면서 시장 행세나 하고 돌아다닌다는 겁니다.

 

출처 - MBC

 

서울시장이 이 모양이면 대한민국 전역을 살펴야 할 대통령이라도 멀쩡해야 할 텐데, 윤석열은 한술 더 뜹니다. 폭우 피해가 뻔히 예상되는 상황에서 집으로 퇴근하더니 비가 너무 많이 와서 못 나왔답니다. 그러면서 변명하기를 집에서 전화로 폭우 대처 지시를 했답니다. 청와대에 마련되어 있는 전국 통합 위기관리센터를 걷어차고 나와 졸속으로 용산에 대통령 집무실을 만들더니 그곳에도 못 가고 집에서 지휘를 하다니요?

 

출처 - MBC

 

이런 상황에 도달하자 국민들은 우리나라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 아니냐며 분노하기 시작했습니다. 대통령 집 주변이 침수돼 집에서 지휘한다는 보도가 나오자 "전쟁이 나도 집에서 전화로 지휘할 거냐"며 무정부 상태라는 비판도 이 정도 수준이면 진짜가 아닌가 하는 공포로 와닿는다는 비판을 쏟아냈습니다.

 

출처 - 유튜브

출처 - MBC

 

국민들의 분노에 대해 대통령실은 "대통령이 있는 곳이 결국 상황실"이라고 언급해 화를 자초했습니다. 2014년 세월호 당시 박근혜의 비서실장인 김기춘이 내놓은 "대통령이 계시는 곳이 바로 대통령 집무실"이라는 말과 똑같은 대응이었기 때문입니다. 방송에 출연한 대통령실 시민사회수석은 "비에 대한 예고가 있다고 그래서 대통령이 퇴근을 안 하느냐"고 반문해 시청자들을 어이없게 만들었습니다. "대통령이 컨트롤을 하지 않아서 어떤 사고가 났나"라고 오히려 되물었습니다. 박근혜 당시 "청와대는 재난 컨트롤 타워가 아니다"라는 망언과 무엇이 다른지 당최 모르겠습니다.

 

 

대통령실은 신림동 발달장애 가족이 숨진 반지하 주택을 방문한 윤석열 사진을 이용하여 홍보물을 만들었습니다. 결국 대통령 이하 대통령실 사람들은 단체로 소시오패스냐는 비판이 SNS와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쏟아졌습니다. 그런데도 윤석열의 멘토라는 신평 변호사는 한 방송에서 "윤 대통령이 사망 사고가 발생한 '누추한 곳'에 가서 관계자들도 위로하고 아주 잘한 거 아니냐"라는 망언을 해 국민의 분노를 자아냈습니다. '누추한 곳'이라는 워딩에서 그들이 국민을 어떻게 보고 있는지가 명확히 드러나기 때문입니다.

 

출처 - YTN

 

수해 복구 현장에 사진 박으러 나왔던 국민의힘 지도부 등 의원 수십 명은 숱한 망언을 쏟아냈습니다. 자원봉사 시늉은 그렇다 쳐도 자기네 지역구만 수해 없으면 그만이라는 식의 발언을 하는가 하면 여성 의원 외모에 대한 품평 같은 성희롱 발언은 물론 그리고 사진이나 잘 나오게 비나 왔으면 좋겠다는 망언까지, 일일이 꼽으려면 입이 아플 지경입니다. 보다 못한 시민들이 "여기서 길 막고 뭐 하세요! 차가 막혀서 짐 실은 차가 못 들어오잖아요. 지금 뭐 하시는 거냐고요!" 하며 그들을 향해 항의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 오세훈 서울시장, 국민의힘 소속 의원 등등 이들은 수해 복구를 위해 아무것도 안 했죠. 하기 싫으면 그냥 구석에 박혀서 눈치라도 보면 좋을 텐데 분위기 파악조차 못 하는 위인들입니다.

 

출처 - YTN

 

이들이 내놓은 대책은 졸렬하기 짝이 없습니다. 서울시는 반지하를 갑자기 없애겠다고 합니다. 애초 반지하에 살고 싶은 사람은 없습니다. 어쩔 수 없이 형편에 맞춰 그리 된 건데 반지하를 없애버리면 그들은 대체 어디로 가라는 건가요? 세월호 참사 당시 당시 박근혜 대통령이 대책이랍시고 내놓은 해경 해체와 과연 뭐가 다른지 모르겠습니다. 윤석열은 선심 쓰듯 공공임대주택에 넣어주겠다고 합니다. 절차를 정비해 정책으로 지원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선심을 쓰듯이 하면 그간 공공임대주택만 바라보고 산 다른 사람들과의 형평성에서 문제가 생기지 않겠습니까? 자기네 편의대로 이리 꽂아주고 저리 꽂아주다 보니 일의 기본을 망각하고 있나 봅니다.

 

출처 - JTBC

 

현재 서울에만 20만 가구인 반지하 세입자가 있습니다. 지상으로 이사하면 서울시가 지원해주겠다고 밝혔는데 이것도 눈 가리고 아웅입니다. 지원하겠다는 금액이 8만 원에서 10만 원밖에 안 되니까요.  세입자와 공인중개사 모두가 80만 원도 아니고 8만 원으로 무슨 이사를 갈 수 있냐고 반문하고 있느니 서민의 살림에 얼마나 관심이 없는지를 고스란히 드러내는 정책 아닐까요? 8만 원으로 지상층으로 이사 갈 수 있다면 애초 반지하에 누가 살려고 하겠습니까? 결국 말도 안 되는 금액을 예산으로 책정해놓고 어차피 집행이 불가능할 테니 나중에 오세훈 일당이 빼먹으려는 것 아니냐는 의심까지 나오는 실정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광복절 연휴에도 많은 비가 예정되어 있습니다. 하지만 대통령실, 서울시, 여당 어느 한 곳도 국민의 안위에 관심이 없습니다. 이렇게나 빨리 각자도생을 해야 하는 상황이 올 줄 몰랐다는 사람이 많습니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는 가운데 수인성 여름 감염병까지 퍼지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부디 비 피해가 더 생기지 않기를 바랄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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