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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양육비 미지급자 문제, 정부가 해결할 때

by 생각비행 2021. 5. 17.

5월은 어린이날, 어버이날이 있어 흔히 '가정의 달'이라고 합니다. 방송인 사유리 씨 같은 한부모 가족도 있고 동성이 인연을 맺은 가족의 형태도 존재하듯이 '가족' 혹은 '가정' 개념이 변화함에 따라 '가정의 달'이란 의미도 변화를 거치겠죠. 그런데 현시점에 가정의 달을 기쁘게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습니다. 가족이란 이름이 남보다 못한 현재를 돌아보며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지 생각해보겠습니다.

 

출처 - 배드파더스

 

쇼트트랙 국가대표 선수로 금메달을 따기도 했던 김동성 씨가 작년 10월 두 자녀의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은 탓에 배드파더스 사이트에 신상이 다시 등재됐습니다. 배드파더스는 이혼 후 자녀를 키우는 양육자에게 양육비를 주지 않는 나쁜 부모의 얼굴과 신상을 공개하는 온라인 사이트인데요, 김동성은 그보다 반년 전인 작년 4월 처음으로 배드파더스에 등재가 된 적이 있었습니다. 법적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는 양육비 1500만 원은 외면하고 자기 애인에게 명품 코트를 선물했기 때문입니다. 양육비는 자신이 낳은 아이들의 생존과 직결된 부분인데도 말이죠.

 

출처 - YTN

 

이후 김동성은 부인에게 양육비 일부를 주고 향후 자신의 의무와 책임을 다한다고 약속해 신상이 삭제된 바 있습니다. 그런데 이 사이트에 다시 신상이 공개됐다는 건 그 의무와 책임을 반년 만에 나 몰라라 해버렸다는 얘기겠죠. 상습적인 양육비 미지급에 지친 전 부인 이 씨는 양육비 이행명령 소송을 접수했습니다. 그러자 김동성은 이 씨를 명예훼손으로 고소하고 변호사를 선임했죠. 변호사를 선임할 돈이 있으면 그냥 양육비를 주면 될 일일 텐데 말이죠.

 

출처 - 연합뉴스

 

이와 같이 양육비 미지급자가 적반하장으로 배드파더스 같은 사이트나 양육자를 상대로 명예훼손 소송을 제기하여 겁박하는 경우가 왕왕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양육비 미지급 부모의 신상을 공개하여 명예훼손 등의 소송을 당한 '양육비해결모임(이하 양해모)'이란 시민단체의 대표가 무죄 판결을 받아 다행히 숨통이 트였습니다. 양해모 대표는 국가가 해결해야 할 양육비 지급 문제를 자신과 같은 개인이 소송까지 불사해가며 해결해야 하는 현실의 답답함을 호소한 바 있습니다.

 

출처 - 배드파더스

 

법적인 판결이 나서 마땅히 지급해야 할 의무가 있는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가 많습니다. 배드파더스의 통계에 의하면 양육비 미지급자의 80%는 남성, 20%는 여성이라고 합니다.

 

출처 - JTBC

 

전 금메달리스트까지 세간의 입에 오르내리자 정부도 양육비 미지급 문제의 심각성을 인지했는지, 양육비 미지급자에 대해 운전면허 정지나 출국을 금지할 수 있는 양육비 이행법 개정안이 나온 바 있습니다. 하지만 이 또한 소송이 필요합니다. 이런 절차를 밟기 위한 시간과 비용을 댈 수 있는 부모들이 얼마나 될까요? 양육비 지급에 대한 사회적인 인식과 법과 제도 모두가 뒷받침되어야 할 때입니다. 어떻게 바뀌어야 하는지 다른 나라의 예를 살펴보면 실마리를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출처 - JTBC

 

올해 초 프랑스에서는 마크롱 대통령이 양육비와 관련해 새로운 정책을 시행한다고 발표했습니다.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는 부모의 계좌에서 정부가 직접 돈을 꺼내 전달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었습니다. 양육비 문제로 인한 경제적 고충은 우리나라나 프랑스나 싱글맘들의 경우가 극심한 편입니다. 프랑스 당국의 조사에 의하면 전체의 30~40%가 양육비를 지급하지 않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KBS

 

프랑스의 경우 25%가 한부모 가정이고 이들 중 85%가 여성과 아동으로 구성된 모자 가정입니다. 그런데 이런 모자 가정의 3분의 1이 빈곤선 아래 소득으로 어렵게 생활하고 있습니다. 이들이 싱글맘이 된 이유는 대부분 전 남편의 가정폭력과 괴롭힘 때문입니다. 신체적 위협 때문에 이혼을 했으나 양육비 미지급으로 인해 경제적 위협에 직면한 가정이 많은 셈이죠. 이 때문에 아이를 양육하는 한부모 가정의 가장이 신청하기만 하면 상대방의 동의 여부와 상관없이 정부가 양육비 미지급자의 통장에서 돈을 빼 신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게 됐습니다. 자녀가 18세가 되는 해까지 말이죠.

 

출처 - 시사저널

 

벨기에는 양육비 미지급 부모를 처리하기 위해 특별 행정 서비스를 만들어 법적 문제를 돕고 있습니다. 체코 정부는 지난해부터 국가가 먼저 한부모 가정에 자녀 1명당 현금을 지급한 후, 이 금액을 양육비 미지급자에게 구상권의 형태로 청구하는 방식을 쓰고 있습니다. 폴란드는 양육비를 받지 못한 아동에게 양육보조비를 지급하는 방안을 구축했고요.

 

출처 - 네이버

 

김동성과 그의 애인 인민정은 가정의 달인 5월에 혼인 신고를 했다며 셀럽 행세를 하고 다녔습니다. 양육비 미지급 문제를 공론화하고 고발해야 할 언론과 TV는 오히려 김동성의 변명을 그대로 중계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만들었습니다. 이도 모자라 김동성과 인민정의 결혼 소식을 언론이 달라붙어 기사로 내보냈습니다. 기레기들이 과연 그런 보도에 열을 올릴 정도로 양육비 미지급 문제에 대한 기사를 쓴 적이 있는지 의문입니다. 법은 최소한의 도덕입니다. 양육비 미지급자들이 법의 판결대로 제때 입금하여 아이들의 앞길을 막지 말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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