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 서울시장이 취임하자마자 내놓은 '서울형 거리두기' 매뉴얼은 바로 비판에 직면했습니다. 말이 좋아 서울형 거리두기지 사실상 실효성 없는 방법으로 사회적 거리두기 완화 조치를 시행하겠다는 아마추어적인 발상을 표출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뉴스1
오세훈 서울시장은 코로나19 관련 브리핑에서 규제방역을 상생방역으로 바꾸겠다며 자가진단 키트 도입을 중앙정부에 건의하겠다고 밝혔습니다. 자가진단 키트 검사를 통해 음성 판정을 받은 사람의 경우 야간에 영업장을 이용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었죠. 밤 영업을 현실적으로 희망하는 유흥업소 등은 환영의 뜻을 밝혔지만, 방역당국은 물론 일반 영업장들은 여태까지 쌓아온 K-방역을 한순간에 무너뜨리는 현실을 모르는 발상이라며 곳곳에서 비판이 터져 나왔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김탁 순천향대 교수는 검사를 어디서 할 것인지, 양성이 나온 사람을 누가 어디로 안내할 것인지 혼란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허가를 한다 하더라도 응급실이나 선별 진료소 등 검증이 가능한 장소와 인원이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한편 방역당국은 서울시가 독자적 매뉴얼을 마련한다 해도 전국 지자체와 협의해야 한다며 제동을 걸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TV
백경란 삼성서울병원 교수도 신속항원검사 민감도를 50%로 가정해도 국내 유병률이 0.2%인 상황에서 10만 명을 검사하면 환자 200명 중 100명을 위음성으로 놓친다며 조기 진단과 격리가 안 돼 방역에 도움이 안 된다고 밝혔습니다. 코로나19 4차 대유행의 기로에 서 있는데 하루에 100명씩 놓친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정확한 측정을 위해서는 의료진이 체크를 해야 하는데, 그렇다면 사람들이 술 먹고 유흥업소에 갈 수 있도록 의료진에게 밤새도록 근무하라고 하는 것과 무엇이 다릅니까?
출처 - JTBC
게다가 코로나19 신속 검사의 양성예측도는 무증상자는 거의 잡을 수 없고 유증상자도 잘해야 60%, 최근 나온 결과는 40% 정도로 낮은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실제로 이를 정부 차원의 공식적인 방역에 이용한 나라는 거의 없습니다. 현장의 혼란을 초래할 뿐이기 때문입니다. 키트의 정확도도 떨어지고 의료진의 일만 늘리는데 대체 오세훈 서울시장은 왜 자가진단 키트 얘기를 꺼냈는지 의문이 듭니다. 브리핑 당시 오 시장은 "국민들의 더 많은 종교활동 기회를 보장할 수 있다"는 내용을 언급했는데요, 이 때문에 전광훈과 태극기부대 눈치를 보느라 그러는 것 아니냐며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출처 - 국민일보
한편 오세훈 서울시장의 의도와 달리 의외로 영세 영업장에서는 자가진단 키트 활용을 꺼리고 있습니다. 현실적으로 비용 부담 문제가 있기 때문입니다. 최소 개당 1만 원~3만 원 정도 나가는 코로나19 자가진단 키트 비용을 부담해서 손님을 받는다 한들 영업수익을 낼 수 있느냐는 점에서 비판적인 입장인 셈이죠. 1000원 단위 소액으로 한 시간 내외로 이용하는 코인노래방 점주가 과연 이런 방역 비용을 감당할 수 있겠습니까? 서울시가 하루에 10만 명 정도의 테스트만 해도 10억이 듭니다. 그런데 매일 피 같은 세금 10억을 새로 들여서 실효성 없는 방역을 하겠다니, 대체 방역의 기본을 알고나 있는 건지 의아할 뿐입니다.
출처 - YTN
오세훈 시장이 명부 대신 도입하겠다는 안심콜도 한 통당 5원을 업주가 비용 부담해야 합니다. 결국 영업을 할수록 손해가 불어나게 됩니다. 룸살롱 같은 비싼 유흥업소들이나 오 시장이 주장하는 방역을 도입해 영업이익을 낼 수 있을 텐데, 그런 곳들을 위해 서울시민 전체가 비용과 위험을 짊어지라고 주장하고 있으니, 과연 서울 시장으로서 자각이 있는 소린지 모르겠습니다. 지난 14일 유흥업소 1곳에서만 확진자가 400명이나 나왔습니다.
출처 -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런 현실을 직시하지 않은 채 중앙정부에게 비용을 책임지라면서 책임을 회피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인 예산이나 대책 없이 일단 지르고 보자는 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오세훈 시장이 헛발질을 하는 사이 서울은 최다 확진자를 기록해 전국 확진자가 700명을 넘기도 했죠.
출처 - 연합뉴스
김인호 서울특별시의회 의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시한 '서울형 거리두기'와 관련해 19일 오후 2시 서울시의회에서 열린 제300회 임시회 본회의 개회사를 통해 "부작용이 없을지 냉철하게 판단해 사태가 역주행하지 않도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김인호 의장은 오세훈 시장이 취임 후 첫행보로 서울형 거리두기를 제시한 것과 관련해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함께 아파하고 배려하는 마음이야 누가 다르겠는가"라고 반문하면서도 "완전한 종식을 향한 걸음에 어떤 방안이 지름길이 될 수 있을지, 부작용이 없을지는 현명하게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며 "새로운 거리두기 방식이 혹시라도 안일한 인식을 넘어 사태가 역주행하지 않도록 신중해야 한다"라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출처 - 노컷뉴스
코로나19의 장기화로 경제활동이 위축되고 자영업자들을 비롯해 모두의 피로감이 극에 달한 상태입니다. 하지만 여태까지 잘 버텨놓고 이제와서 방역 체제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방식으로 지자체에 잘못된 사인을 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의 처사에 공감하기 어렵습니다. 이런 이유로 19일 이재준 고양시장은 오세훈 서울시장의 코로나19 대응과 관련해 '서울형 상생방역' 구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이재준 고양시장은 코로나 신규 확진자가 700명대 안팎을 오르내리며 4차 대유행이 목전인 가운데 서울시의 독자적 방역 행보는 고양시를 포함한 인접 경기도와 인천시 등 수도권 지역에 반드시 거대한 부정적 외부효과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습니다. 아울러 이재준 고양시장은 "서울시의 독자방역 행보에 시민들이 크게 불안해하고 있다"면서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은 경계가 맞닿은 방역 공동체로 서울의 방역 엇박자는 시민에게는 큰 혼란을, 인접 지자체에는 불필요한 방역 비용과 확진자 증가를, 전국적으로는 대유행의 단초를 제공하게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출처 - 딴지일보
요즘 오세훈 시장의 행보를 보노라면 마치 MB 정부 때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부패하면 어때, 경제만 살리면 됐지' 같은 느낌이랄까요. 지난 10년의 기간을 지나며 시민들은 한층 성숙해졌습니다. 오 시장을 선택한 민심이 K-방역의 근간을 뒤흔들라는 뜻이 아니었다는 사실을 속히 깨닫기 바랍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