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 영끌 투자 광풍, 이대로 괜찮은가

얼마 전 SBS 창사 30주년 특집으로 〈그것이 알고 싶다〉에서는 열풍과 조작이라는 돈의 광풍에 관해 조명했습니다. 시대에 따라 부동산, 로또, 주식, 가상화폐 등등 일확천금의 성공신화를 쫓는 사람들에 대한 얘기였죠.


출처 - SBS


2020년 현재의 키워드는 "영끌"입니다. '영혼까지 끌어모은다'의 줄임말로 월급부터 대출까지 동원할 수 있는 모든 자원을 부동산, 혹은 주식에 쏟아부어 대박을 노리는 현상을 말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하면서 경기 불황과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2030 젊은 세대를 주식 대박의 환상 속으로 밀어 넣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이는 데이터로 증명됩니다. 올해 새로 개설된 주식계좌 420만 개 중 20대의 비율이 27%, 30대의 비율이 30%로, 합하면 57%에 달합니다. 이 중 30대는 13조 원의 신용 대출을 일으켰고 평균 1600만 원 상당의 주식을 251번 사고팔았다고 합니다. 이 정도면 투자인지 투기인지 알 수 없는 상황이죠.  

 

출처 - 중앙일보


20대의 대출도 1년 만에 47%가 늘었습니다. 2018년 20대의 대출 증가율인 7.4%에 비해 여섯 배나 넘게 치솟은 겁니다. 특기할 만한 사실은 20대의 마이너스 대출 잔액이 2조 원을 넘어섰다는 사실입니다. 저축은행 마이너스 통장이 집중적으로 늘었는데요, 그 이유는 신용등급이 낮아도 손쉽게 대출이 가능하기 때문이라고 하죠. 저축은행 총 마이너스 통장 대출 잔액은 지난해보다 16.5%나 감소했는데도 20대에서만 유독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출처 - 시사저널


20대 마이너스 상품 대출의 신규 취급액도 늘고 있어 올해 3조 원을 넘길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점쳐지고 있습니다. 여기에 증권사로부터 돈을 빌리는 신용융자 규모도 20대에서 지난해와 비교해 162.5%나 늘었습니다. 전체에서 차지하는 액수는 아직 낮지만 증가율은 압도적입니다. 문제는 20대의 상환 능력입니다. 사회 초년생이거나 알바 수입이 전부인 20대의 평균 소득으로 이런 대출을 지탱하기가 어렵습니다. 따라서 금리 높은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잘못 굴리다 신용불량자로 내몰릴 위험도 큽니다. 이미 신용회복위원회에 20대의 채무조정 신청도 30.8% 증가했다고 하죠.


출처 - MBC

 

지난 9월 8일 방송된 MBC 〈공부가 머니?〉라는 프로그램에 주식투자를 하면서 전교 1등을 한다는 학생이 소개됐습니다. 청심국제고등학교에 재학 중인 1학년 박민영 학생이 그 주인공입니다. 부모님께 생일 선물로 주식을 받았고 남은 용돈을 금융상품에 투자했다고 합니다. 박민영 학생이 보유한 주식은 37만 원에서 시작해 약 53만 원까지 올라 투자 수익률을 따지면 44.30%라고 합니다. 방송에서는 흥미로운 이야기라 소개했는지 모르겠으나 최근 2030뿐 아니라 고등학생이 주식계좌를 터서 온종일 단타 매매에만 신경을 쓰는 바람에 사회문제가 되고 있습니다. 대학생은 등록금과 생활비마저 주식계좌에 쏟아붓고, 결혼 예정인 예비부부는 신혼 자금을 모두 BTS의 빅히트 엔터테인먼트 상장 주식에 투자했다가 반 토막이 나는 일이 발생하기도 했죠.


출처 - 연합뉴스


최근 일어나고 있는 투자 광풍을 2030의 일확천금을 노린 도박이라고 비난만 할 수는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코로나19 사태가 길어지는데 기업들의 채용은 줄어들고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는 예측은 거의 불가능합니다. 게다가 집값은 가파르게 오르기만 합니다. 직장이 있든 없든 어차피 저축으로는 집 한 칸도 못 산다는 결론밖에 안 나옵니다. 그러니 젊은이들이 이래도 망하고 저래도 망할 거라면 최후의 수단으로 빚을 내서 운이라도 잡아보자는 심정이 작용한 측면도 있기 때문입니다. 갈수록 심화하는 자산 격차와 공고해지는 사회적 불평등이 이런 투자 광풍을 불렀고 탈출구 없는 2030 젊은이들의 일부가 거기에 편승하는 처지로 내몰리고 있습니다.


출처 - 세계일보


2030의 영끌로 남몰래 웃고 있는 무리도 있습니다. 바로 이들에게 대출과 마이너스 통장을 만들어주어 주식을 사고팔게 해주는 은행과 증권사 등 금융 그룹들입니다. 코로나19로 모든 산업이 주춤하지만 국내 금융사들은 이자 이익과 주식거래 수수료로 역대 최대 실적을 내고 있다고 합니다.

 

출처 - 경향신문

 

세상이 어려워질수록 부익부 빈익빈 현상은 더 공고해지고 있습니다. 이런 젊은이들이 넘치는 사회가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요? 자산이 없어도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청년들의 불안감을 해결하는 정책과 사회적 합의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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