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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보도

조선일보, 한국경제 등 기사 거래 의혹, 기레기의 끝은 어디인가?

by 생각비행 2019. 2. 22.

뉴스타파가 《조선일보》, 《한국경제》를 비롯한 보수지 고위급 기자들의 기사 거래를 폭로했습니다. 로비스트 박수환의 문자내역을 입수해 언론계 인사와 로비스트 간의 부적절한 거래를 보도한 겁니다. 박수환은 《조선일보》 송희영 주필에게 기사 청탁의 대가로 수천만 원대 금품을 제공한 혐의로 지난해 이미 실형을 선고받은 사람입니다. 확인 결과 재판으로 드러난 송희영 주필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현직 《조선일보》 간부로 드러났습니다. 이들은 박수환이 자신의 고객사와 관련된 민원을 청탁하면 다양한 지면을 통해 그 청탁을 들어줬다고 합니다. 그 대가로 《조선일보》 간부들은 명품 선물, 금품 수수, 골프 접대를 받은 건 물론 《한국경제》 같은 경우 역으로 자녀 취업 청탁까지 했다고 하죠. 그동안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이뤄졌던 언론인과 기업 홍보인 사이의 검은 거래가 실체를 드러낸 겁니다.


출처 – 뉴스타파


뉴스타파는 문자 3만 건을 전수 조사했다고 합니다. 김영란법 시행 이전이라고는 하지만 단순한 식사 대접부터 소소한 선물을 받은 기자는 일일이 열거할 수 없을 정도로 다양한 언론사에 걸쳐 존재한다고 합니다. 그중에서 범죄에 대항하는 기사 거래로 최대한 추리고 추려도 유독 한 언론사만큼은 빠져나가지 못했다고 하죠. 세간에 일등 신문으로 알려진 《조선일보》입니다. 문자에 등장한 179명의 기자 중 《조선일보》 기자는 35명으로 압도적인 비율을 차지합니다. 실제 보도에 실명과 함께 거론된 《조선일보》 간부도 8명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출처 - 뉴스타파


조선일보의 간부들은 박수환을 통한 기업들의 민원을 처리하기 위해 기사를 빼거나 분량을 줄이고 외부 기고는 자의적으로 편집해버리기도 했습니다. 그러고는 이를 보고하듯이 박수환에게 문자를 보내 알렸습니다. 이렇게 기사 거래를 한 뒤 자기 자식의 대기업 인턴 채용을 청탁하거나 항공권과 숙박권, 명품 스카프 등 현물이나 전별금 명목의 금품을 받았습니다.


《조선일보》의 박은주 문화부장은 "2006년 이xx xxxx 사장님의 전별금 이후 이런 거이 첨입니다. 너무 큰 배려에 쬐매 무섭습니다. 저희 부부가 신세져 죄송한 맘인데...거기 하나 더 얹게 됐네요. 감사합니다. 꾸벅!"이라는 내용의 문자를 보낸 것이 확인됐죠. 이런 돈이 오간 게 처음도 아니고 특히 이때는 상당한 액수를 받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는 내용입니다. 박은주 문화부장은 《조선일보》의 자신의 이름을 단 칼럼에서 김영란법에 관해 "기자들이 김영란 법에 반발하는 건 알량한 '밥 한 그릇' 때문이 아니다. 조선일보를 비롯, 권위 있는 언론사 기자는 밥먹는 건 걱정 없다"고 썼죠. 참 어이가 없습니다. 자기 이름을 걸고 쓰는 칼럼에 《조선일보》 기자는 밥 먹는 걱정이 없다며 알량한 밥 한 그릇 때문에 김영란법을 비난하는 게 아니라더니, 대체 전별금은 왜 받았고 청탁은 왜 받은 걸까요? 말과 글로 자신을 증명하고 세상에 대해 말하는 게 기자의 생명 아닙니까? 겉으로는 애국 보수인 양 치장하는 문구를 늘어놓지만, 뒷구멍으로 돈을 받아먹고 있었던 게 《조선일보》의 민낯인 셈입니다.


출처 - 뉴스타파


김영란법 시행 이후 낯뜨거웠던 직접적인 향응 제공은 점차 줄어들고 있지만 기사 거래라는 방법으로 가진 자들의 이익을 대변해온 것이 자칭 우리나라 일등 신문이라는 곳의 실체였습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취재원으로부터 금전이나 주식/채권 등 유가증권을 받지 않으며, 취재원 또는 업무 유관단체나 보도 대상에게 대가성 청탁이나 민원을 하지 않으며 또한 이들로부터 청탁이나 민원을 받지도 않는다는 건 《조선일보》 스스로 세운 윤리규범 가이드라인입니다. 언론인이라면, 아니 상식인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직업윤리이기도 하죠. 하지만 그들의 '내로남불'은 생각보다 훨씬 심각했습니다. 국민들이 언론 기자나 방송 기자를 비판할 때 괜히 '기레기'라고 부르기 시작한 게 아닙니다.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① 고위언론인의 채용 청탁 : https://youtu.be/t7CM2VuXLgY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② 조선일보 기자들이 받은 비행기 티켓, 에르메스 그리고 전별금 : https://youtu.be/iuM_xItyHAw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③ 동아일보 사주와 박수환 : https://youtu.be/JFS0U3sszPs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④ '1등 신문' 조선일보의 기사거래 : https://youtu.be/d3i8hNRWemk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⑤ 네이버 여론조작과 CJ 회장 구명 : https://youtu.be/yKBmCy0ZVHE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⑥ 우병우와 문자 112건...우병우 첫 육성인터뷰 : https://youtu.be/F4yQ3P3D114

'로비스트' 박수환 문자⑧ 언론과 기업의 '검은 카르텔' : https://youtu.be/p2LNDXB83uo

 

작년에 있었던 박수환-송희영 재판의 재판부는 판결문에 금품을 수수하고 지면을 통해 영업행위에 도움을 준 것은 유죄라고 적시했습니다. 관행이란 이름으로 묵인해온 언론과 기업의 카르텔이 범죄가 될 수 있다는 뜻입니다. 물론 모든 기자가 기레기도 아닐 테고, 밤잠을 아껴가며 치열하게 진실을 밝혀내려고 현장에서 뛰는 기자들도 있을 겁니다. 하지만 기자들의 선의만으로는 이토록 공고한 카르텔을 막아내거나 버텨내기가 힘들었을 것으로 보입니다. 뉴스타파가 기사 거래 의혹을 보도한 지 벌써 3주가 지났지만 이 보도를 제대로 다룬 곳은 손에 꼽을 정도입니다. 

출처 - 경향신문

 

언론인 손석희를 흠집내려고 TV조선의 보도 내용을 그대로 베껴 쓰던 기자들은 다 어디로 갔는지 모르겠습니다. 뉴스타파의 기사 거래 의혹 보도 이후 《조선일보》는 아직 제대로 된 해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장충기 문자에 이어 박수환 문자로 드러난 대한민국 언론의 실태를 보면 망가져도 너무 심하게 망가졌음이 증명됐습니다. 일선 기자들을 시작으로 직업윤리에 대한 각성과 시스템 보강이 시급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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