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인계산대 도입 매장, 사회적 약자를 배려해야!

패스트푸드는 이름 그대로 시간이 없을 때 신속하게 주문하고 먹을 수 있는 대중 음식입니다. 그런데 요즘 패스트푸드점 중에 키오스크형 무인계산대를 도입하는 곳이 빠르게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큼지막한 터치스크린에 원하는 메뉴를 지정하고 카드나 현금을 집어넣으면 자동으로 주문과 결제가 완료됩니다. 왁자지껄한 점심시간에 줄을 서서 점원과 고객이 소리 높여 이야기할 필요가 없게 되어 참 편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점원과 대면하여 주문 때문에 티격태격할 필요 없이 조용히 먹고 가고 싶은 사람들이 대부분 이런 생각입니다. 일전에 생각비행에서는 이 문제를 노동과 일자리라는 관점에서 살펴본 바 있습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인간 노동의 종말, 천국인가 지옥인가?(생각비행) : https://ideas0419.com/738

 

무인계산대 시스템이 점차 자리를 잡아가면서 노동 문제로 심화하는 이유는 노약자들이 소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인분들이 많은 종로구의 패스트푸드점에 가보면 찌푸린 얼굴로 무인계산대와 번호판을 번갈아 쏘아보는 어르신들이 많습니다. 젊은 사람에게는 충분히 큰 화면이지만 노안이 온 어르신들은 이마저도 잘 보이지 않아 불편을 겪는 경우가 왕왕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뉴시스


터치스크린 방식의 주문도 이분들에겐 고역입니다. 요즘은 나이 드신 분들도 대부분 스마트폰을 사용하시긴 하지만 단톡방에 온 톡을 보는 수준일 뿐 톡 한 번 보내려면 하세월이 걸리는 분들도 많습니다. 게다가 스마트폰의 스크린을 터치할 때 메뉴 구분 역할을 하는 숏 터치와 롱 터치 그리고 화면에서 터치해도 되는 포인트들을 잘 구분하지 못하는 분들도 많습니다. 이런 분들이 무인계산대 앞에서 어찌어찌 주문하기를 눌러 메뉴에 들어갔더라도 실제로 주문하고 싶은 음식을 화면을 넘기며 살피면서 감자튀김, 사이다, 우유 등등 생각지 않은 메뉴를 터치하는 바람에 주문이 들어가 최종 결제 금액이 너무 많이 나온 것에 대해 놀라고 당황하시는 분들도 계시지요. 삭제하는 방법이라도 알면 되돌아가 지울 텐데 그마저 모르시거나 알더라도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출처 - 뉴시스


안쪽에 대기하고 있는 점원이 구두 주문을 받아주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요즘은 본사의 지침 때문인지 사람에게 주문해도 되냐고 물어보면 무인계산대에서 주문하라는 답변이 돌아오기 일쑤입니다. 결국 다시 무인계산대 앞으로 돌아가 헤매게 되니 속절없이 점원도 아닌 젊은 고객에게 도움을 요청하기에 십상입니다.


출처 - 중앙일보


인건비 절감과 패스트푸드점이 주 고객층으로 생각하는 젊은 세대의 편리함을 고려할 때 무인계산대의 확장은 거스를 수 없는 대세가 될 듯합니다. 늘어나면 늘어났지 줄어들 일은 없겠지요. 하지만 앞서 소개한 문제는 단순히 노인분들만 겪는 일은 아닙니다. 장애인 이동권에 관심이 있는 분은 잘 아시겠지만, 장애인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들 역시 무인계산대 앞에서 곤란함을 겪긴 마찬가지 신세입니다.

 

출처 - MBC

 

터치스크린형 무인계산대는 비장애인 성인이 서 있을 때의 높이만을 고려했기 때문에 휠체어에 타고 있거나 키가 작은 아이들이 주문하기가 어렵습니다. 또 터치스크린 방식은 손을 움직이기 어려운 파킨슨병이나 다른 병의 후유증이 있는 분들이 사용하기에는 문제가 있습니다. 손이 떨려 정확한 터치가 어렵거나 불가능하기 때문이죠. 스마트폰에는 그나마 음성 인식 기능이라도 있다지만 키오스크형 무인계산대에는 이런 기능도 없습니다. 나아가 현금 없는 매장을 운영하는 프랜차이즈들은 비장애인이더라도 신용카드를 발급받을 수 없거나 페이 시스템을 지원하지 않는 구형 전화기를 쓰는 경제적 약자들의 접근을 원천적으로 차단하고 있습니다.

출처 - 중부매일


비대면, 무인화 서비스가 대세가 되고 있다 하더라도 노인분들을 비롯한 사회적 약자를 배려한 서비스가 등장할 때까지는 사람의 응대가 필요합니다. 약자들의 다양한 특성을 고려한 무인계산대 기술 개발도 함께 이루어져야 하겠지요. 비장애인 젊은이라고 해도 사람들이 줄을 늘어선 은행 ATM기에서 터치 한 번 잘못했다가 뒤통수를 맞은 적이 한두 번은 있을 겁니다. 그런 문제를 사회적 약자들의 경우 밥 한번 먹을 때마다 늘 겪고 있다고 생각해보십시오. 아직 젊고 최신 기술에 능숙하니 딴 나라 얘기로 보이는 사람이라도 언제 어떤 기술에 의해 사회적 약자로 밀려날지 모릅니다. 모든 책상 위에 하나씩 있던 PC가 스마트폰에 밀려나는 모습을 보십시오.

 

사회는 하루가 멀다고 급변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사람을 먼저 생각해야 할 것입니다. 우리도 이웃과 주변 사람들을 좀 더 배려해야 하겠고요. 약자에 대한 배려는 언젠가는 늙고 굼뜨게 될 나 자신을 향한 것이기도 합니다. 아울러 사회적 약자들이 불편 없이 지내는 세상이라면 모두가 행복하게 지낼 수 있는 세상일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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