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습 제동 걸린 명성교회, 예수의 얼굴에 먹칠하지 말라!

작년 말 아버지인 김삼환 목사가 아들인 김하나 목사에게 명성교회를 물려주어 교회 안팎에서 세습이라는 비난이 빗발쳤었죠. 명성교회는 드러난 1년 예산만 해도 400억 원에 달하는 초대형 교회입니다. 출석 교인 5만 명에 지난 2014년 박근혜가 기도회에 참석한 곳이기도 하죠. 이런 대형교회가 세습을 하는 건, 결국 돈과 이권이 걸려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국제신문


엄청난 액수의 예산을 좌지우지하는 권한이 김삼환 목사와 그 최측근들에게만 있었습니다. 그 돈은 성도들의 십일조와 헌금으로 이뤄진 것이죠. 그동안 명성교회는 투명하지 않은 자금 운용으로 자주 구설에 휘말렸는데 급기야 교회를 통째로 아들에게 세습하여 사회적 논란을 일으켰죠. 

 

출처 - 한겨레


국민들의 손으로 선출된 대통령이더라도 세금 운영을 부정하게 하면 국민들에 의해 탄핵을 당합니다. 대기업 총수도 재산세와 상속세 등을 정당히 납부해야 하죠. 그러니 교회 재산 400억을 제대로 세금 처리도 하지 않고 아들에게 물리는 세습이 온당할 리 없습니다. 더구나 명성교회의 세습은 교회법에도 저촉됩니다. 2013년 예장 통합총회는 이른바 세습금지법을 제정했습니다. 예장 통합 교단 헌법에는 은퇴하는 담임목사의 배우자 및 직계 비속과 그 직계비속의 배우자는 담임목사로 청빙할 수 없다는 조항이 있습니다. 명성교회는 이른바 세속법뿐 아니라 자신들이 속한 교회법도 어긴 셈이었습니다.


명성교회는 김삼환 목사가 은퇴하고 2년이 지난 후 아들인 김하나 목사가 취임했기 때문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었습니다. 삼성의 이건희가 아들인 이재용에게 불법, 편법 상속을 했을 때도 그런 식의 변명을 했었죠. 총회재판국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지난달 명성교회 목회세습 등 결의 무효 소송에 대한 재판에서 명성교회 설립자인 김삼환 목사의 아들인 김하나 목사 청빙 결의가 적법하다고 판결한 바 있습니다. 자기들이 세운 교회법을 총회부터 목사까지 지키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던 셈입니다.


출처 - 국민일보


그런데 언론에서 다루고 사회 안팎에서 비난 여론이 거세지면서 상황이 바뀌었습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총회가 명성교회 세습을 인정하는 판결을 했던 재판국원들의 전원 교체를 결정한 것이죠. 지난 12일 총회는 시대의 요청에 부응하지 못한 재판을 한 재판국원들을 바꿔 합당한 판결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고, 찬반 토론 끝에 다수결로 재판국원 전원 재공천을 하기로 결의했습니다. 또한 세습금지법이 기본권을 침해해 개정이 필요하다는 헌법위원회의 보고를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투표에서도 다수가 개정 반대를 지지해 세습금지법을 그대로 유지하는 것이 옳으며, 명성교회 세습은 잘못이라는 의사를 명확히 한 것이죠.


출처 – KBS 유튜브


세습을 부정하는 교단 총회의 결정이 명확해지면서 명성교회 세습에 일단 제동이 걸렸습니다. 그러자 세습 강행 처리로 비판을 받아온 김삼환 원로목사가 지난 13일 명성교회 새벽 예배에서 총대들의 결정에 불만을 토로했습니다. JTBC와 교계 언론에 따르면 김 목사는 새벽 예배 설교에서 "기업을 물려주는 게 아니다. 십자가 물려주는 것, 고난을 물려주는 것이다. 교회를 그렇게 생각했다는 건 자기들이 타락한 거다"라고 반박하면서 "지금 교인들이 정상이 아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돌 던져 죽이려고 하는데 마귀가 여러 가지로 공격하는 것"이라고 비난했습니다. 그러나 건전한 비판자를 마귀로 규정하다니, 과연 제정신인지 모르겠습니다.

 

출처 - 뉴스앤조이

 

지난 14일 교회세습반대운동연대는 논평을 통해 "재판국은 총회의 세습 불가에 대한 결의에 따라 그동안 잘못된 것들을 회복하는 데 최선을 다해야" 한다면서 "임원회는 헌법을 수호하여 명성교회를 치리하고, 명성교회 세습 때문에 서울동남노회에서 벌어진 수많은 비정상적 일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JTBC

 

생각비행이 펴낸 《한국 교회에 말한다》의 저자 오제홍은 원래 양치기여야 할 '목사'라는 직분자를 교회에서 '성직자'로 부르게 된 것은 종교의 체계화를 통해 보다 확대된 세력을 흡수하고자 했던 정치적·세속적 필요 때문이었다고 말합니다. '성직자'라는 개념은 성경을 기반으로 해석된 것이 아니라 세속적인 정치 세력에 의해 확장된 개념에 불과한 것이죠.

 

해방 이후 한국은 산업화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도시화가 이뤄지고 특정 지역에 인구가 밀집되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러한 변화는 교회의 형태도 변하게 했다. 한국식 대형 교회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많은 사람을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서는 권력의 집중화가 필요했다. 당시 독재 정권하에서 권위주의 리더십에 심취해 있던 대중도 잘 짜인 설교와 강력한 지도력을 가진 '카리스마적 리더십'의 목사들에게 매혹되었다. 그리하여 특정 교회에 사람이 몰리고 헌금도 많이 쌓여갔다. 이 과정에서 목사는 '성직자'를 넘어 대기업 총수와도 같은 입지를 다졌다. 양치기가 성직자를 넘어 CEO가 되어버린 것이다.

 

출처 - 베리타스

 

서울동남노회 정상화를 위한 비상대책위원회는 세습 판결을 인정했던 재판국 판결에 대해 재심을 신청해놓고 있죠. 하지만 명성교회 말고도 전국적으로 350개가 넘는 교회들이 대를 이어 세습작업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인 것으로 추산됩니다. 할아버지, 아들, 손자에 이르는 3대 세습이 이뤄진 대형교회도 있습니다. 보수 기독교는 북한의 3대 세습을 줄곧 비판해왔는데요, 어째서 자기네 눈 속에 있는 들보는 보지 못하는지 모를 일입니다. 

 

출처 - 뉴스앤조이

 

교회개혁실천연대의 박득훈 전 공동대표는 교회의 머리가 예수라는 것이 성경에 명확히 나와 있는데, 세습이란 담임목사가 그 머리의 위치를 장악하는 것과 다름없어 반기독교적인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과연 지금 한국 교회는 세상 가장 낮은 사람들을 보살피던 예수의 모습을 얼마나 닮았을까요? 통렬한 회개가 필요한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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