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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물/도서비행

한국의 탐사보도 - K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추적 60분>)

by 생각비행 2011. 1. 10.

지난 글 : 한국의 탐사보도 -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불만제로>)

안녕하세요. 생각비행입니다. 저희 블로그는 한국의 탐사보도라는 제목으로 3대 공중파 방송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리고 있습니다. 지난 포스팅에는 탐사보도의 왕국이라고 할 수 있는 MBC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말씀드렸는데요, 이번에는 한국 최초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시작한 KBS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소개해 드릴까 합니다.

<추적 60분>

<추적 60분>은 한국 최초의 탐사보도 프로그램입니다.  미국 CBS의 <60 Minutes>를 거울삼아 만들었다고 하는데요, 1983년 2월 27일 <한국의 헐리우드, 충무로 영화가>라는 제목으로 첫 방송을 한 이래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추적 60분>은 PD가 방송에 등장한 첫 프로그램이기도 합니다. 처음 시도하는 방식이다 보니 방송상 실수도 있었고 재미있는 해프닝도 있었다고 하네요. ^^

<추적 60분>의 영향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부정부패, 사람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았던 여러 가지 사실을 보도하는 시사프로그램이 전무했던 한국에서 이 프로그램은 큰 몫을 담당했고, 많은 국민이 높은 시청률로 화답했습니다. 올곧은 소리로 국민에게 신뢰를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추적 60분>은 1986년 프로그램 폐지라는 큰 불운에 휘말립니다.


그 당시 군사정권은 <추적 60분>의 파급력에 관심을 보이다 결국에는 프로그램을 이용하기에 이르렀습니다.
 학생들의 민주화 시위를 좌경용공세력의 과격시위로 몰아가려고 했던 군사정권은, <추적 60분>을 이용하여 대학생들을 이른바 '빨갱이'로 만드는 탐사보도 프로그램을 제작하기에 이릅니다. 이렇게 <추적 60분>이 군사정권에 이용되자 대다수 국민이 <추적 60분>에 보냈던 신뢰를 거뒀습니다. 대중의 실망감은 곧 시청율 하락으로 나타났습니다. 결국 <추적 60분>은 폐지되게 되었는데요, 그 당시엔 누구도 이에 반대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추적 60분>이 국민에게 신뢰를 잃는 방송을 했으므로 방송 제작진들은 프로그램 폐지를 당연한 결과로 받아들인 것이죠. 그만큼 당시 방송 내용은 <추적 60분> 제작진들이 보기에도 부끄러웠나 봅니다.

1994년에 이르러서야 <추적 60분>은 다시 부활합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서자 탐사보도에 대한 대중의 열망을 인식한 KBS와 제작진이 다시 뭉쳐서 프로그램을 부활시킨 것이죠. 이후로는 지금까지 계속 방영하고 있습니다. 2007년에는 방송 800회를 맞이하여 <고백>이라는 제목으로 <추적 60분>이 걸어온 길을 방영했습니다. 이 방송 내용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추적 60분>이 걸어온 길에서 부끄러운 부분을 숨기지 않고 방송했기 때문입니다. <추적 60분>의 제작진들은 과거의 아픈 기억을 반복하지 않겠다는 굳은 의지와 프로그램에 대한 자부심이 있어 보였습니다.


<추적 60분>은 다양한 곳에서 다양한 소재를 탐사하여 보도했습니다. 장애인 문제, 재단 비리, 건축공사 비리, 종교관련 비리 등 정말 많고 다양한 곳에서 활동했죠. 미군 매향리 폭격장을 세상에 알리고, 국가와 법정다툼을 해야 했습니다. 또한 식품첨가물과 아토피의 관계에 대해서 방영하면서 제과업체와 국가를 상대로 긴 싸움을 해야 했습니다. 800회 특집 방송에서 전용길 PD가 이야기했던 표어-'방송 프로듀서인 우리가 올곧으면 방송이 올곧고, 방송이 올곧아지면 우리나라가 사회가 올곧아진다'-대로 <추적 60분>의 제작진들은 자부심을 느끼며 프로그램을 만들고 있습니다.

그런 <추적 60분>이 지금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의문의 천안함, 논쟁은 끝났나?> 편으로 말미암아 제작진들이 중징계에 해당되는 경고를 받았기 때문입니다. 게다가 지난 2010년 말에 방송될 예정이었던 4대강과 관련된 제작물은 '내부검열' 탓에 방송되지 못하는 초유의 사태도 일어났습니다. <추적 60분>과 같은 탐사보도 프로그램이 잘못된 사실에 대한 사회적 비판을 할 수 없는 상황이 계속된다면 자연히 도태될 것입니다. 자칫하면 <추적 60분>은 1983년에 겪었던 그 비운을 다시 한 번 맞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이 들어서면서 방송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났습니다. KBS도 예외는 아닙니다. 권력에 굴하는 방송사와 임직원, 이에 반발하는 내부 구성원의 갈등의 골은 점점 더 깊어지고 있습니다. 결국 그런 분위기가 국민으로 하여금 진실을 바로 보지 못하게 하는 최악의 상황으로 치닫고 있는 것 같아 씁쓸합니다.


못다 한 이야기

앞서 말씀드린 대로 <추적 60분>은 한국 탐사보도에 큰 획을 그은 대표적인 프로램임이 분명합니다. 하지만 정작 KBS에선 그다지 대접을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MBC의 <PD수첩>과 달리 KBS 홈페이지에서는 <추적 60분>에 관련된 정보를 찾기가 무척이나 힘들었습니다. 홈페이지가 제대로 관리되지 않는다는 느낌이 너무 드네요.

왠지 부족한 프로그램과 제작진의 소개, 그리고 방송보기에는 회차도 제대로 적혀있지 않습니다.



<추적 60>이 걸어온 길이 궁금한 분들은 800회 특집을 '다시보기'로 보시기 바랍니다. 저화질이어서 아쉬운 점이 있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내용이 많이 담겨 있습니다. (KBS에 로그인은 필수입니다. ^^)

800회 특집 1부 : http://www.kbs.co.kr/2tv/sisa/chu60/vod/1448414_879.html
800회 특집 2부 : http://www.kbs.co.kr/2tv/sisa/chu60/vod/1448413_8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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