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한가위를 앞둔 공권력의 천태만상

공안몰이 중단하라

 

박근혜 정권의 공안몰이가 갈수록 거세집니다. 상식을 뛰어넘는 짓거리를 하고 있는데요. 독재자의 딸이라는 오명을 벗어나기 위해 노력하겠다던 약속은 온데간데없고 아버지를 능가하는 대국민 탄압을 서슴없이 벌이고 있습니다. 최근 세월호 참사의 책임을 지지 않는 박근혜 대통령을 비판하고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글을 올린 현직 교사를 경찰과 검찰이 구속하려고 해 국민의 공분을 샀습니다.


출처 - 오마이뉴스


이 사건을 코미디로 만든 건 검찰과 경찰이 영장을 청구한 사유 때문입니다. 사전구속영장 청구서에는 범죄의 중대성과 도주, 증거 인멸의 위험 등이 적시되었습니다.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는 청와대 누리집에 실명으로 글을 쓴 행위가 중대한 범죄에 해당한다는 해석도 웃기지만, 이 교사가 사용한 개인 이메일이 미국에 서버를 둔 구글 지메일이어서 수사기관이 압수수색하기 번거롭게 만들었다며 증거 인멸의 위험이 있다고 주장한 것은 희대의 코미디라고 하겠습니다. 지나가던 개가 웃을 일입니다. 어떻게 대한민국 검찰이 이 지경이 된 걸까요? 글을 게재한 교사들이 전교조라는 사실과 아울러 박근혜 대통령의 심기를 걱정한 검찰 조직의 과잉 충성 때문으로 보입니다.


 

출처 - 청와대 누리집


개인이 무슨 이메일을 쓰든 그건 개인의 자유에 속합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일이지요. 그런데 더 웃긴 건 지메일이 애플의 아이폰을 제외한 구글 안드로이드를 기반으로 운용되는 대부분의 스마트폰에 기본으로 설정된 이메일이라는 사실입니다. 아이폰에서도 지메일을 쓰는 사람이 대부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삼성 스마트폰이 강세인 지역이어서 특히나 세계 평균보다 안드로이드 사용자가 많은 편에 속합니다. 안드로이드의 세계 시장 점유율은 78퍼센트이고, 한국은 무려 93.4퍼센트에 달합니다. 

 

그러므로 검찰과 경찰의 구속영장 청구 사유는 스마트폰을 쓰는 국민의 93.4퍼센트를 국가기관의 조사를 부당하게 방해하려는 의도를 가진 사람들로 규정한다는 얘기나 다름없습니다.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경찰이나 검찰 중에도 구속될 사람이 수두룩할 겁니다. 검찰의 논리대로라면 국민의 대부분이 지메일을 사용하게 한 삼성을 대역죄로 다스려야 하지 않을까요?


이런 말도 안 되는 논리가 담긴 검찰의 사전구속영장 청구를 법원은 당연히 기각했습니다. 지극히 상식적인 일입니다. 대통령의 비위나 맞추려고 공안정국을 조장하는 검경은 일단 꼬투리만 잡으면 그 어떤 비상식적인 이유를 동원해서라도 구속부터 하려고 안달입니다. 공포는 또 다른 공포를 낳고, 결국엔 국민의 자기 검열이라는 비정상적인 상태가 정상적인 상태인 것처럼 오인하는 지경에 도달합니다. 지금과 같은 비상식적인 일이 빈번히 발생하는 현상은 군사정권 시절처럼 국민이 국가기관의 판단에 따라 고분고분해지기를 바라는 이들이 득세하고 있는 현실을 방증합니다.  

 

 

언제까지 국가보안법 타령을 할 셈인가?

 

생각비행은 [강정마을 해군기지 건설반대 6] 희망버스, 평화비행기로 날다라는 글에서 《민중의소리》 기사를 인용하여  국가보안법 관련 입건 및 처리 현황 자료를 분석한 결과를 보도한 바 있습니다. <국가보안법 입건 2배 증가, 기소율은 절반에도 못미쳐>라는 기사를 보면 2010년 국가보안법 위반 행위로 입건된 94건 중 단 20건만이 유죄로 인정되었으며, 이 중에 13건은 집행유예 판결을 받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이는 사실상 검찰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가 있다고 의심되는 사람을 조사하기 위해 무조건 입건한다는 얘기입니다. 더 놀라운 사실은 이명박 정권하에서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입건된 사건 가운데 '찬양고무' 건의 비율이 급증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민중의소리》 기가에 따르면 "2008년 찬양고무건의 비율이 32.6%에 그치는 반면 2009년에는 40.5%로, 2010년에는 62.7%로 급격히 증가"했습니다.

 

출처 - 진보네트워크센터


이런 기조는 박근혜 정권 들어서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생각비행이 블로그 기사에서 계속 문제를 제기해왔던 국정원 간첩조작사건이 이를 증명합니다. 국민의 안녕과 안위를 책임져야 할 정부와 국가기관이 국민을 범죄자로 만드는 데 골몰하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나고 있는 현실입니다.

 

이처럼 '비상식'이 '상식화'하고 있는 박근혜 정부를 향해 대법원이 제동을 건 일이 최근에 있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이 진행 중이던 박정근에게 법원이 최종적으로 무죄를 선고한 겁니다. 박정근은 2012년 1월 눈에 띈 북한 계정 '우리민족끼리'의 트위터를 리트윗했다는 이유로 구속되었습니다.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말입니다. 북한 계정인 우리민족끼리의 트윗을 리트윗하여 이적표현물을 팔로워들로 하여금 보게 만들었다는 점이 죄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애초 박정근의 리트윗은 북한을 풍자하고 조롱하려는 목적이었습니다. 이는 당시 박정근의 트윗을 제대로 보기만 하면 누구나 알 수 있는 사실이었죠.


3호 2010. 11. 10. 장군님 빼빼로 주세요 

42호 2010. 12. 15. 사실 주체사상도 사실 통큰치킨에 쉽게 무너지는 사상누각입니다. 

45호 2010. 12. 15. 나의 사랑 너의 사랑 김정일! 

49호 2010. 12. 15. 모든 것은 장군님께서 해주십니다. 홀아비에겐 아이도 갖게 해주시죠. 

58호 2010. 12. 21. 그래? 그럼 너 앞으로 김정일 장군님 여자친구해라. 

66호 2010. 12. 22. 장군님이 자웅동체라는거 아십니까? 어머니라 부르고 아버지라 부릅니다. 

75호 2010. 12. 24. 최고사령관 김성일장군 최저야 최저야 아 최저야. 

92호 2010. 12. 29. 코끼리를 냉장고에 넣는 방법은 김정일장군님께 부탁드리면 됩니다. 알아서 신묘하게 들어가집니다. 

106호 2011. 01. 03. 제가 어렸을 때는 말이죠 병원에 자주 가서 주사도 잘 맞고 주체사상도 병원에 전파했던 사람입니다. 

115호 2011. 01. 03. 올해의 장군:김정일 내년의 장군:김정일 내후년의 장군:김정일..

121호 2011. 01. 04. 삐리리 붉어봐 김정일 

126호 2011. 01. 05. 저는 사실 김일성입니다. 

132호 2011. 01. 06. 제가 수령님 생각만 하면 주체주체하고 웁니다만.. 

135호 2011. 01. 08. 북에 계신 장군님도 술을 줄이고 계신다 합니다. 

141호 2011. 01. 12. 청년대창 김정은 

142호 2011. 01. 12. 내가 주체사상하고 연애할 줄 알았느냐! 

146호 2011. 01. 17. 김정일장군님빨리오세요김치찌게해놨다늦으면전화해라 

157호 2011. 01. 18. 아기 주사파는 옹위옹위하고 웁니다. 

162호 2011. 01. 18. 월화수목김정일 

163호 2011. 01. 18. 선군정치에 모에하는 북조선인민군에 주목을! 

168호 2011. 01. 20. 주체사상은 단백질이 풍부하다. 

184호 2011. 01. 28. 삼대잉여세습 

197호 2011. 02. 01. 그장군 그수령의 사정 

199호 2011. 02. 02. 따르릉 여보세요 김정은이예요.. 

200호 2011. 02. 02. 주체100년 연기대상! 

206호 2011. 02. 06. 김정일 귀엽게 생겼다 모에모에 

211호 2011. 02. 08. 내가 바로 그 김일성이오.. 

233호 2011. 02. 22. 내가 김정일하고 노는 법을 알려주지. 

243호 2011. 02. 26. 김일성 개새끼 해봐 

262호 2011. 03. 13. 아이유 수령이시여 오빠들에게 명령만 내리시라 

269호 2011. 03. 17. 조선로동당 인민무력부에서 인턴십 구합니당. 

275호 2011. 03. 22. 받아라 친환경 주체사상이다! 

276호 2011. 03. 23. 꿈에 김정일을 안고올걸 

306호 2011. 04. 07. 이놈들아 주체100년이 되어도 굶어죽는 인민들을 생각해보아라. 

335호 2011. 04. 22. 김정일 개새끼 해주세요! @Kangjaechon 

343호 2011. 05. 10. 푸틴:우리애들은 말을 잘들음.보여줄까 정일:응 푸틴:야 보디가드야 너이리와바 보디:네?푸틴:너 저기 창문으로 뛰어내려 보디:각하 저에겐 처자식이 있습니다.8층높이에서 떨어지면 도저히 살아날수가 없습니다.제발살려주세요 

344호 2011. 05. 10. 정일:야 내 보디가드야 이리와 보디:네 정일:야 뛰어내려 보디:네 보다못한 푸틴이 보디가드를 잡고서 말린다. 푸틴:야 여기서 떨어지면 죽어 보디:놓으십쇼 제겐 처자식이 있습니다! 

390호 2011. 06. 04. 내가 김정일이다 이새끼야 

392호 2011. 06. 05. 한류스타 김정일 

411호 2011. 06. 28. 3대세습 feat. 김정은 a,k.a 샛별대장 

412호 2011. 06. 28. 2011.년:북조선의 무기프로그램을 강화하여 미사일 1000여기 이상으로 늘어나고 핵실험이 다시 시행되자 UN으로부터 제재를 받음. 2012년:김정일 급사. 그의 아들 김정은이 북한의 지도자로 집권함 

416호 2011. 07. 04. 나는 김정일이 불쌍하다. 

427호 2011. 07. 25. 김일성 개새끼 해보라우 

429호 2011. 07. 27. “노무현 개새끼~~엉엉엉 자 술이나 한 잔 하게” 

449호 2011. 08. 22. 김정은 원래 이름이 김정운이였지비..북조선의 미래에 구름이 낄까봐 은으로 바뀐거지비.. 

463호 2011. 09. 15. 남조선 청소년=예비범죄자.인권 필요없음 북한인민=일단 김정일이 개새끼라 북한인권은 중요합 근데 인권이 무슨 뜻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알바 아님. 

452호 2011. 10. 20. 북한 전어 굽는 냄새에 박제된 김일성이 돌아옴 

463호 2011. 10. 29. 김정일 개새끼하면 날아라 슈퍼보드 제작진 김정일씨가 슬피 움. 

473호 2011. 11. 15. 김정일 개새끼! 

484호 2011. 12. 07. 주체탑은 오늘도 모에하시며 일용할 감자를 배급하시매 여튼 경애하는 김정일 장군님 만세 

490호 2011. 12. 15. 가화만사성이라고 주체100(2011.)년11월에 새로나온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노래가 나왔는데 장군님이 가르쳐준 가화만사성이라고 하는데 장군님 집안이 개판인걸 어쩌냐.응? 

495호 2011. 12. 17. 김정일 장군님 배 쓰다듬고 볼에 뽀뽀하고 귀 핥고싶다 

496호 2011. 12. 18. 배가 김정일 배처럼 되어버렸어! 

497호 2011. 12. 19. 김정일 죽었는데 정말 제발 저랑 사귀어주세요 

499호 2011. 12. 19. 김정일 개새끼 해봐! 

500호 2011. 12. 19. 김정일 부검? QT @gb_Luxun_bot:분명 나는 종종 남을 해부한다. 하지만 더 많은 경우 더 사정없이 나 자신을 해부한다. 

505호 2011. 12. 19. 김정일 국방위원장 사망에 조의를 표하며 조문 대신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우라늄과 플루토늄을 조의의 뜻으로 보내겠습니다. 좋은데 쓰세요. 

511호 2011. 12. 19. 김정일 개새끼해봐! 

515호 2011. 12. 20. 김정일 주검이랑 님들 주검이랑 차이점은 님들은 죽을 때도 저렇게 관리를 못받고 죽는다는거죠. 

516호 2011. 12. 20. 김정일 주검이 뭐 대수라고.=_=; 

521호 2011. 12. 26. 시신을 방부처리하는거야말로 제일 바보같은 짓 같다. 주검은 주검일 뿐이다. 우상화와 희화화는 비례관계인데. 

523호 2011. 12. 28. 시신방부처리하는데 유지비가 너무 많이 들어가..북한엔 벌써 관리할 주검이 둘이야. 

525호 2012. 01. 02. 어젯밤 꿈에 북한에 갔다왔다. 근데 김일성 죽기 전 북한이었는데 뜻밖에도 권력이양 직전 김정일이 먼저 죽어버린거다. 다들 난리가 나서 특히 김일성은 아들이 죽은 비통함에 나도 죽겠다며 높은곳에서 뛰어내리려는걸 내가 말렸다. 웃긴 가족이었음. 

526호 2012. 01. 05. 김정일을 퇴치하자!


출처 - 박정근 트위터


"김정일가슴만지고싶다, 김정일을 퇴치하자, 김정일 카섹스" 같은 트윗을 올리는 사람이 우리민족끼리를 리트윗했다면 그게 북한을 찬양하기 위한 목적일까요? 머리가 있는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진 않을 겁니다. 이건 애당초 화를 내도 대한민국 검찰이 아니라 북한 당국이 화를 내야 할 사안이었습니다. 하지만 '비상식의 상식화'를 실천하는 선두주자인 대한민국 검경은 박정근을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구속합니다. 참고로 말씀드리지만 트위터 내용을 리트윗했다고 구속된 사례는 박정근 사건이 세계 최초입니다. 당시 해외 언론에도 대서특필되었고 CNN 보도까지 나왔습니다. '한국에선 농담하면 감옥에 끌려갈지도 모릅니다'라는 제목으로 말이죠. 상황이 이러니 이명박 정권부터 박근혜 정권에 이르기까지 인권 순위와 언론 자유도 순위가 나날이 추락하는 건 당연한 결과였겠지요.


South Korean 'joke' may lead to prison(CNN)


1심에서는 조롱의 의도였다고 해도 북한 트윗을 리트윗한 행위 자체가 이적표현물을 공중에 살포한 것이라는 어이없는 재판부의 판단 때문인지 검찰은 징역 2년 구형했습니다. 이후 재판부는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으나 검찰과 박정근 양측 모두 항소했습니다. 2심에서는 조롱과 풍자의 의도가 뚜렷하고 북한에 동조하거나 동조하게 하려는 목적성이 없어 검찰이 제기한 혐의는 모두 무죄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심리 2년 반만인 2014년 8월 28일에 이르러 이 어이없는 사건은 대법원의 무죄 선고로 최종 마무리되었습니다. 지극히 당연하고 상식적인 판결이지만 박정근은 정신 치료를 받아야 할 정도로 정신세계가 피폐해졌고, 수입이 끊겨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비상식의 극치라고 할 잘못된 조사로 한 사람의 2년 반 인생을 망쳐버린 검찰은 대체 어떻게 이를 보상할 건지 묻고 싶습니다.


 

출처 - 트위터


당치도 않은 이유로 억울하게 구속되어 세계 언론이 대서특필할 때는 잠잠하던 국내 언론들은 박정근이 최종 무죄 판결을 받자 마치 간첩이 분명한 사람에게 부당하게 무죄 판결이 난 것처럼 희한한 기사 제목들을 쏟아냈습니다. '비상식의 상식화'란 이렇게 확산되는 걸까요? 오프라인과 온라인에서 공권력을 휘둘러 공포감을 조성하는 것, 그로 말미암아 국민 스스로 자기검열의 족쇄에 빠지게 하는 것, 이것이 바로 이명박근혜 정권에서 공권력이 작동하는 방식입니다.

 

 

소외된 이들을 생각하는 한가위가 되길 

 



출처 – 민중의 소리, 연합뉴스


온 가족이 모여앉아야 할 민족 고유의 명절인 추석을 앞에 두고, 세월호 참사로 인한 아이들의 억울한 죽음에 대해 진실을 밝혀주길 요구하는 유가족들의 시위를 불법으로 간주하여 몰래 미행하고 무차별 채증하는 행위는 인간의 도리를 저버린 행위에 가깝습니다. 더 많은 민주주의와 권력이 더 낮은 곳으로 향하도록 요구하는 국민의 요구가 옮겨붙을까 봐 안간힘을 다해 찍어누르는 박근혜 정권의 무리수가 도를 넘었습니다.   

 

 

 

 

출처 - 한겨레, 경향신문

 

비상식의 폭력을 행사하는 공권력 앞에서 시민들이 취해야 할 행동은 연대입니다. 지금 이 시점에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해 온 국민이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진정한 대응 방안이 연대 외에 따로 있을 리 만무합니다. 추석에도 팽목항을 떠나지 못하는 세월호 유가족을 기억합시다. 그리고 우리 사회 곳곳에 연대가 필요한 이들을 보듬으면서 작은 것이라도 실천하는 한가위가 되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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