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방 안의 영화제, EIDF 2014 다시보기

8월의 마지막 날입니다. 여름휴가는 잘 다녀오셨는지요. 사정상 올해 휴가 계획을 세우지 못하셨던 분들이나 외출이 어려운 분들, 마지막 주말을 집에서 보내는 분들을 위해 유익한 정보를 알려드릴까 합니다. 우리나라는 여름부터 늦가을까지는 영화제의 계절이지요. 깊어가는 가을에 추수하듯 명작들을 거둬내는 아시아 최고의 영화제인 부산국제영화제부터 한여름 장마 속에서도 마니아층의 발길을 끄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 이르기까지 좋은 영화제가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EBS에서 주최하는 EIDF는 조금 특이한 영화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다큐멘터리를 주제로 한 영화제라 그렇기도 하지만 영화제 기간 내내 따끈따끈한 상영작을 영화관이 아닌 집에서도 편하게 시청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출처 - EBS국제다큐영화제 누리집


EBS국제다큐영화제(EIDF, EBS International Documentary Festival)는 2004년 '변혁의 아시아'라는 주제로 시작되어 올해 11회를 맞이한 중견 영화제입니다. 그간 세상과 진실 그리고 희망에 대한 세계 각국의 다큐멘터리를 소개해왔습니다. 올해는 이스라엘 특별전을 마련했다가 이스라엘이 가자지구를 폭격하는 사건 등으로 다수의 다큐멘터리 감독들이 보이콧을 선언해 개막 직전 이스라엘 특별전이 취소되기도 했습니다. 그럼에도 이번 EIDF에는 흥미로운 작품이 많습니다. 올해는 '다큐, 희망을 말하다'라는 기치를 내걸고 'Hope Lies Within US', 즉 희망과 공존이라는 다큐멘터리의 근본정신을 통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되새기자는 의미의 주제 아래 EIDF 2014가 진행 중입니다.





EIDF가 여느 영화제와 다른 점은 영화제임에도 EBS를 통해 상영 작품을 TV와 인터넷으로 볼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영화제 기간 내내 EBS 채널로 하루 평균 9시간 방송되고 방송이 끝난 후 일주일 동안 인터넷으로 다시보기를 지원합니다. 그러니 표를 사려고 전쟁을 벌이지 않아도, 시간 맞춰 TV 앞에 앉아 있지 않아도 집에서 편안히 영화제를 즐길 수 있다는 얘깁니다.



 

출처 - EBS국제다큐영화제 누리집


올해는 총 82개국에서 781편이 출품되었고, 그중 23개국 50편을 상영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총 38편을 TV로 방영 후 인터넷 다시보기를 지원한다고 하는군요. 회원 가입이나 프로그램 설치를 할 필요도 없이 TV 방영이 끝났다면 다시보기 페이지에서 본편 버튼을 클릭하기만 하면 바로 고화질로 볼 수 있습니다(TV 방영 시간이 아직 지나지 않았으면 본편 다시보기를 해도 예고편만 나옵니다).



EIDF 홈페이지 : http://www.eidf.org


EIDF 극장 예매 시간표 : http://www.eidf.org/kr/schedule/screeningSc01


EIDF TV방송 편성표 : http://www.eidf.org/kr/schedule/tvSchedule


EIDF 2014 상영작 다시보기 : http://www.eidf.org/kr/archive/movieList



지난 25일부터 시작된 EIDF는 오늘까지(8월 31일) 열립니다. 영화관 관람을 원하신다면 위 극장 예매 시간표를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EBS스페이스, 상명대학교, 서울역사박물관, 인디스페이스, KU시네마테크, 롯데시네마 누리꿈(상암)에서 의미 있는 다큐영화를 보실 수 있습니다. 생각비행이 다큐멘터리 몇 편을 추천해드립니다.


 



CERN: 세상을 바꾼 60년(다시보기)


과학에 관심이 없는 사람도 뉴스를 통해 그 이름은 들어봤을 겁니다. 신의 입자로 널리 알려진 '힉스 입자'를 발견한 유럽입자물리연구소(CERN)에 관한 다큐멘터리입니다. 힉스 입자를 예견했던 피터 힉스는 기다렸다는 듯이 노벨 물리학상을 받았죠. 신의 입자를 발견해 현대 우주론의 마지막 조각을 맞춘 곳이 바로 CERN입니다. 이 연구에 사용된 도구는 거대 강입자 가속기(LHC)였습니다. 다큐멘터리는 CERN에서 일하는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인터뷰하고 이 일의 의미와 보람에 대해 생생한 의견을 들려줍니다. 신의 입자를 밝혀낸 LHC의 전모를 볼 수 있다는 점도 놓칠 수 없는 관람 포인트입니다.





스타로부터 스무 발자국(다시보기)


제86회 아카데미상 장편 다큐멘터리상을 받아 이미 유명세에 오른 음악 다큐멘터리입니다. 평소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지만 노래 실력만큼은 진짜 스타 가수들 못지않은 백업 가수들을 조망한 다큐멘터리로 그들의 삶과 인생역정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다큐멘터리에서는 비록 조연으로 밀려났지만 롤링 스톤즈, 마이클 잭슨, 스티비 원더, 앨튼 존 등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세계 최고의 가수들이 즐비하게 등장하기 때문에 팝의 역사에 관심이 있는 분들이라면 더 재밌게 볼 수 있을 겁니다.




누가 애런 슈워츠를 죽였는가?(다시보기)


블로그나 SNS를 자주 쓰는 분들이라면 '크리에이티브 커먼즈 라이센스(CCL)' 'RSS' '레딧' 등의 용어가 익숙하실 텐데요, 이 모두를 만드는데 공통적으로 이름을 올린 한 사람이 있다는 사실, 알고 계셨습니까? 하지만 아쉽게도 이 모든 것을 만들어낸 26살의 천재 해커 애런 슈워츠는 이 세상 사람이 아닙니다. 2013년 1월 자택에서 주검으로 발견되었기 때문이지요. 미국 정부의 정보통신 제도에 반기를 들고 인터넷 사용자의 권리 옹호에 힘썼던 그의 일대기를 그린 이 다큐멘터리는 현대 정보통신 이면에 숨겨진 통제와 권위의 구조를 파헤칩니다. 그리고 기존 체제에 저항하다 자살이라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린 애런 슈워츠가 제기한 문제의식을 꼼꼼히 되새기는 데 힘을 쏟고 있습니다. 국정원 대선 개입, 간첩 조작, 민간인 사찰 등에서 드러났듯이, 국가기관에 의한 국민의 감시와 통제가 일상적인 현시점에 함께 보시면 좋을 다큐멘터리로 생각해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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